yunta (59)in #krsuccess • 8 days ago상관없지 않은20일 넘게 책을 읽을 수 없었다. 당연히 글도 쓸 수 없었다. 십 년 동안 매일 짧게라도 글을 썼다. 내 글이 너무나 하찮아서 세상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느껴지더라도 그저 습관처럼 꾸준히 글을 썼다.…yunta (59)in #krsuccess • last month긴 문장많은 수의 사람들이 두세 명으로 무리 지어 재잘거리고 즐거워하고 혹은 기대감에 찬 조용한 미소를 짓거나 일부는 짐짓 꾸며낸 듯한 관심 없다는 표정, 비록 어쩔 수 없어서 이 영화를 보러 오기는 했으나 자신은…yunta (59)in #krsuccess • last month기억 한구석중. 박완서. 헉 하고 숨을 들이쉬면서 천개사 포교원이라는 간판과 함께 빨랫줄에서 나부끼는 어머니의 스웨터를 보았다. 영주는 멎을 것 같은 숨을 헐떡이며 그 집 앞으로 빨려 들어갔다. 마루 천장의 연등과 금빛…yunta (59)in #krsuccess • last month추운 겨울의 하얀 입김처럼.“너 방금 방귀 뀌었지?” “어떻게 알았어? 소리도 냄새도 안 났는데?” 아주 추운 아침이었다. 그의 체온을, 생명을 품은 따뜻한 방귀는 하얀 입김처럼 엉덩이 부근에서 희끗하고 분명한 형상으로 솟아 나왔던…yunta (59)in #krsuccess • last month밋밋함과 자존감처절한 복수와 음모를 다룬 드라마와 영화들, 그리고 자극적인 뉴스에 지쳐 ‘피너츠(찰리 브라운)’ 애니메이션을 하나씩 천천히 보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밋밋한’ 콘텐츠가 끌립니다. (물론 찰리 브라운이 그렇게…yunta (59)in #krsuccess • 2 months ago읽기. 쓰기. 상대성이론.책을 읽을 때보다 글을 쓸 때가 시간이 세 배 빠르게 흐른다. 실은 (아마도) 책을 읽을 때는 시간이 평소보다 느리게 흐르고 (지루해서) 글을 쓸 때는 평소보다 빠르게 흘러서 (재밌어서) 그 차이가 더 크게…yunta (59)in #krsuccess • 2 months ago오늘의 다짐지하철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는 쩍벌 사피엔스가 박멸되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남고 말겠다. _ 덧. 그래도 30여 년(한 세대) 전과 비교하면 쩍벌 수컷 사피엔스들이 멸종 수준으로 많이 줄었습니다. 그날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ㅎyunta (59)in #krsuccess • 2 months ago책책파리졸음병책을 읽다 보면 갑자기 깊은 구렁에 뚝 떨어지는 것처럼 급격히 잠에 빠질 때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증상이 심해진다. 원인은 몸이 피곤해서도 책이 지루해서도 아니다. 책책파리에 의해 매개되는 트리파노소마…yunta (59)in #krsuccess • 2 months ago분리수거와 오보모프(Ovomorph)지름이 한 뼘 정도 되는 큰 깡통 쓰레기가 생겼다. 그 안에 콜라나 맥주캔 같은 작은 알루미늄 캔과 스팸 캔을 모아 넣고 작은 비닐봉지에 담은 다음 흐트러지지 않도록 굵은 투명 테이프로 단단히 봉해 문옆 분리수거…yunta (59)in #krsuccess • 2 months ago글을 쓰는, 글을 잘 쓰는오래전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 찾아와 자신이 쓴 책을 내게 주었다. 상도 받은 책이라 그가 더 멋지게 보였다. 시각 작업을 전공한 그는 혼자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정식으로 등단한 작가가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yunta (59)in #krsuccess • 3 months ago연결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피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가상의 작가 피에르 메나르는 를 다시 쓴다. 마침표 하나 다르지 않은 똑같은 문장으로. 피에르 메나르는 다른 시대(20세기)에 썼기 때문에 문장은…yunta (59)in #krsuccess • 3 months ago스테이크2018. 감독. 대니 스트롱.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소설가 J. D. 샐린저의 이야기. 샐린저가 전쟁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샐린저는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한다. 샐린저를…yunta (59)in #krsuccess • 3 months ago재채기토요일 오전의 주택가 골목길은 조용하고 아늑했다. 10여 미터 앞에 잠깐 집 앞에 나온 듯 편한 옷차림의 젊은 남녀가 걸어가고 있었다. 걸음걸이도 말투도 나긋하고 단정했다. 갑자기 한 중년 남성의 거대한…yunta (59)in #krsuccess • 3 months ago압도적인 고통소년이 온다(2014). 한강. 1980년 광주의 5월을 다뤘다. 작가 한강은 인터뷰에서 ‘압도적인 고통’으로 썼다고 말한다. 인터뷰에서처럼, 그동안 내가 봤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yunta (59)in #krsuccess • 4 months ago명절 전야명절이 가까워지면 외출을 삼간다. 평소보다 교통정체는 더 심해지고 난폭운전자가 늘어난다. 길거리도 뭔가 더 시끄럽다. 사람들의 목소리와 자동차의 경적 소리, 뭔가 부딪히는 소리들이 더 잦아지고 커진다. 어제는…yunta (59)in #krsuccess • 4 months ago평범한지하철에서. 적어도 칠십은 훌쩍 넘어 보이는 노부부가 탔다. 실은 실제로 그들이 부부인지는 알 수 없다. 서로 데면데면한 모양새가 전형적인 오랜 부부처럼 보였을 뿐이다. 마침 그들이 들어왔을 때 내 양…yunta (59)in #krsuccess • 4 months ago나도 이제 늙었구나.라고 느낄 때 7.“되련님!~~” 동네 골목길을 지나다 한 젊은 남자가 누군가를 부르는 ‘친절하고 상냥한’ 목소리를 들었다. 아니. 이것은 옛날 드라마에서 갓 시집살이를 시작한 새댁이 고운 한복에 앞치마를 걸치고 애정과…yunta (59)in #krsuccess • 4 months ago길거리 이야기 23.공원 산책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걷기 전용길이라 자동차, 오토바이, 전동 킥보드는 다닐 수 없는 길이다. 자전거도 타면 안 된다. 내려서 끌고 가야 한다. 길바닥에는 곳곳에 ‘우측통행’이라는 글자가 페인트로…yunta (59)in #krsuccess • 5 months ago극과 극지하철에서 박완서 소설집 을 ‘종이책’으로 읽는 20대 초반의 남성을 만났다. 얼굴 표정이 피아니스트 조성진 같다. 부드럽고 차분하다. 바로 건너편에는 이어폰 없이 유튜브 정치 방송을 ‘자랑스럽게(과시하듯)’…yunta (59)in #krsuccess • 5 months ago심한 말 2.흰색 대형 벤츠 세단이 깜빡이도 켜지 않고 갑자기 훅 끼어들었다.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심한 말을 하고 말았다. “평생 벤츠나 타고 다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