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 대한 지나친 호감, 나쁜남자 효과인가?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일부 사이트에서 김정은에 대한 지나친 호감을 표시하는 의견들이 올라와 말이 많았었다. 사이트뿐만 아니라 일부 언론에서도 김정은이 귀요미라며 호감을 주는 내용의 기사를 올려 부채질하기도 하였다. 원래 이런 현상을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하는거 같지만 그거보다는 착한남자의 착한 행동은 의미가 적지만 나쁜남자가 가끔 보여주는 착한 행동에는 끌린다는 그런 느낌인것같아서 나쁜남자효과라고 표현했다. 이에대해 그동안 언론이 만든 부정적인 이미지때문이라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작년에 행동한 김정은의 행보는 무엇인가?
이때문에 북한은 평화와 대화를 원했는데 이명박근혜 정권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장 작년의 상황과 맞물리지않는건 문재인정권 초기라 넘어간다고 해도 이명박근혜 때문에 평화가 안오고 북한이 핵개발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논리가 성립하려면 적어도 핵실험은 이명박정권부터 시작했어야한다. 그러나 1차 핵실험은 언제 시작했는가? 노무현 정권때부터 아닌가? 지금 정권과 같은 민주당 정권에서 이미 핵실험이 일어났음에도 단지 이명박근혜 정권때문이라고 주장하는건 무조건 이명박근혜가 싫다고 주장하는것밖에 안된다. 핵실험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졌을리는 없으니 최소한 김대중 정권때부터 앞으로는 남북정상회담을하며 뒤로는 핵개발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최초의 북핵위기가 왔던 김영삼 시절부터 꾸준히 진행하였다고 보고있다.
애초에 햇볕정책 기간이 북한이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근혜가 문제라는 사람들의 말처럼 평화의 시기도 아니였다. 여론에 부각되지 않아서 그렇지 핵실험말고도 오히려 나중에 강조되는 연평해전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역시 나중에 말이 많았던 NLL에 대해서도 전투기, 함선 등의 침입이 계속되었으며 안쏜다던 장거리미사일까지 발사하였다. 이명박 정권의 일이지만 2차 핵실험을 노무현 사망 바로 뒤에 시행한건 북한이 남한의 사정과 상관없이 핵개발을 추진한다는걸 잘 보여준다.
게다가 이명박근혜 정권이 북한과의 대화를 처음부터 닫은것도 아니다. 박근헤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명박은 뛰어난 사업가였던만큼 남북대화로 얻을 정치적 이미지를 생각했는지 햇볕정책으로 열어둔 사업을 멈추지는 않았다. 물론 비핵 개방 3000이라는 노선을 택하기는 했지만 이명박이 이런 노선을 택할 수 밖에 없던건 노무현 정권 때 일어난 핵실험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박왕자 피살사건을 시작으로 핵실험이 발생하고 연평도 포격 사태가 일으키면서 남북관계를 악화시켰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권은 남북대화를 시도했던 모양이지만 그 시도를 애걸복걸하면서 매달렸다고 북한이 폭로하면서 완전히 끝장나게된다.
결국 지난 세월 남북관계가 경색되었던건 이명박근혜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에게 원인이 있다. 북한은 남한에 어떤 정권이 있어도 핵개발을 일관적으로 밀고나갔으며 이는 지난번 포스팅에서 말한것처럼 북한이 목표하는 협상 대상이 미국이지 남한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핵개발을 시도했으며 따라서 미국이 아닌 남한 정부가 계속 민주당정권이었더라도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았을것이다.
그렇다면 왜 갑작스럽게 대화와 평화로 나왔을까? 사실 이 주제는 이미 다른분들이 많이 다뤘기에 짧게만하면 우선 협상에 쓸 핵이 완성되었고 그다음엔 트럼프의 압박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후자가 더 큰 이유라고 생각되는데 다른분들이 포스팅한것처럼 북핵이 아직 완벽하게 완성되었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위력적으로는 그래도 핵무기라 부를정도로 진행되었지만 미사일의 완성도에 대부분 의혹을 보낸다. 그럼에도 대충 정리하고 협상에 나선것은 트럼프의 폭격 위협과 그보다도 실질적으로 압박을 보내고있는 전방위 경제제재 때문이다. 당장 전쟁할것처럼 행동하던 트럼프도 막상 바로 폭격을하지는 않았지만 위협은 여전히 남아있으며 신경써서 중국을 계속 압박하여 행하고있는 경제제재는 북한의 자금줄을 말라가게 하고있다. 김정은으로서도 진짜 전쟁할게 아닌 이상에야 협상장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주제와 좀 떨어진 얘기가 길어졌는데 다시 남북정상회담으로 오자면 사실 김정은의 내놓은 카드중에 손해보는 카드는 별로 없었다. 회담 전에 나온 핵실험장 폐쇄는 이미 말이 나왔고 표준시를 돌린다고 화제가 되었지만 애초에 북한이 수십년간 잘만 쓰던 GMT+9의 시간을 2015년에 김정은이 뜬금없이 바꿨던걸 원래대로 돌린것에 불과하다. 냉면을 대접한것도 그저 정상회담에 항상 있는 만찬내용일뿐이다. 그럼에도 남한의 엄청난 호감을 끌어낸걸보면 역시 나쁜남자 효과인건가 싶은 생각과 동시에 김정은이 유능한 정치인이라는 생각이 드게 한다.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한건 결국 친근함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밖에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지지를 끌어낸것이다. 이 효과는 북미정상회담이 잘 끝난다는 가정하에 남한의 북한 지원을 순조롭게 만들어줄것이며 그로인해 이득을 보는건 김정은이기때문이다. 손해보지않는 퍼포먼스만으로도 이득을 보는데 그게 스톡홀름 증후군이던 나쁜남자 효과던 정치인으로서는 유능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만큼 김정은의 과거 행보도 잊지는 말아야할것이다.
독재자들을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작품만 그리는 작가가 있는데, 독재를 피해 도망쳐온 피난민들이 그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화를 내기는 커녕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구요. 그 나라에서는 그런 걸 못하니까. 경계해야 할것은 분명하지만 결국 후세에겐 조롱거리 밖에 안된다는 것을 독재자들도 알아야겠죠.
독재자가 후세는 신경 쓸까 싶긴하네요. 자기도 자기가 무슨짓을 하는지 대부분 알텐데 ㅎㅎㅎㅎ
글 잘읽었습니다. 정말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지금 북한정권이 평화롭게 나간다고 해서 안심할 게 아니라 과거 북한이 저지른 행적들도 잊어서는 안될것입니다.
낭만적인 평화가 아니라 현실적인 거래라고 생각해겠죠.
명확한 분석이십니다 ㅎ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짤의 인민드립...
일부만 가져왔는데 참 재미있는 사고방식을 가진분들이 많더군요.
상징은 상징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정상회담으로 모든게 끝이 나고 평화가 오리라 믿는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죠. 김정은의 행동도 철저한 계산 끝에 나온 것일테니까요.
네 그래서 유능하다고 생각됩니다. 계산에 걸맞은 충분한 효과를 냈으니....
고모부를 죽이고 형을 독침으로 쏴 죽이고 부하를 고사포로 쏴 죽이고 화폐개혁 한답시고 민생을 도탄에 빠뜨린 3대 세습 독재자가 김정은인데 저기에 호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제정신은 아니군요.
북한내부는 자기들 권력다툼이라고쳐도 남한에도 여러번 피해를 주었는데 말이죠...
작용과 반작용을 잘 이용하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북한의 실상에 대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것도 한 몫 하구요.
그런 문제도 있긴하죠. 북한관련 확실한 정보가 적다보니 오보가 있던것도 김정은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그동안 언론이 만들어낸거다....라는 주장에 한몫한걸로 보입니다.
짱짱맨=날씨인사...
요런느낌이군요...^^ 오늘은 날이 아주좋아요^^
호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