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 무례한 고담씨

in #aaa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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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헬도시가 탄생시킨 惡
 아서는 어떻게 살아야 했을까?
 무례함의 나비효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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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빠지지 않고 보는 '세상은 이런일이'에서 온몸이 새하얀 제비가 태어났다며 방송을 탄 적이 있었습니다. 모두 길조라고 신기해하며 전국에서 이 흰제비를 보려고 몰려들었는데 난생 처음 용기를 내어 비행을 시도한 그 바로 다음날, 둥지로 돌아오지 못한 새끼 흰제비는 그만 까치들에게 물려 차가운 논바닥위에 싸늘한 주검이 되어 발견되었죠. 엄청난 희소 확률로 태어나는 이런 알비노 개체들은 일종의 핸디캡으로 천적의 표적이 되어 이렇게 짧은 생을 마감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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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하얗게 분장을 한 조커를 보면서 저는 이 흰제비가 떠올랐습니다. 같은 날 태어난 형제들과 같은 생활을 했지만 위험은 자신에게만 닥쳐오고 적의 시선은 나만을 향해 있었죠.

사람을 죽이는 총성없는 무기는 바로 영화가 이야기하는 무례함, 무관심, 무시와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희망이 보이지 않고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고 믿음이 꺽이고 도움의 손길마저 끊기게 되면 재정신으로 살아갈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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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플렉'이 사는 고담은 정부가 제역할을 못하는, 청소부들의 파업으로 곳곳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슈퍼쥐가 탄생하고, 복지 재정은 삭감되고 빈부의 차는 극에 달했으며 사람들의 온기는 식었고 서로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분노로 가득한, 언제 터져도 놀랍지 않을 그런 지옥과도 같은 도시였습니다. 그리고 그 폭력의 중심에 깡마르고 연약한 알비노 '아서 플렉'이 살기 위한 작은 날개짓을 펄럭이고 있었죠. (이후 스포가 약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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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서 플렉'에게는 장애가 있었어요. 어릴때 생긴 뇌손상으로 감정에 변화가 올때마다 부적절하게 참지못할 기괴한 웃음이 터져나오는 그런 질환. 웃음이 사라져가는 고담에서 주위를 갑분싸하게 만드는 그의 이런 질환은 폭력과 웃음거리의 조롱을 남기게 됩니다.

가난하고 원하는 바는 있지만 능력은 한참 부족하고 직장에서는 해고 되고, 심리 상담과 약도 끊기고 자신의 우상이었던 존재는 자신을 비웃으며 자신이 돌보는 유일한 어머니는 어릴적 자신을 학대 혹은 방치해 뇌손상을 갖게 한 주범이었음을 알게된 그에게 남은 건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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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세상과 운명은 아서플렉을 사방이 막힌 코너로 가열차게 몰아갑니다. 그리고 영화밖의 우리는 그를 동정하고 그의 처지를 이해하게 되지요.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 그에게서 같은 아픔과 고통, 숨막힘을 경험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아서플랙은 어떻게 살아야 했을까요? ‘I just hope my death makes more cents(sense) than my life.’ 이란 작은 소망을 갖고 영화 '나,다니엘브레이크' 처럼 조용히 사라져야만 했을까요?... 쉽고 명확하게 답하지 못할 답답하고 어려운 난제들이 영화관람 후 정신적 파장과 여운으로 숙제처럼 길게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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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서플렉이 아동학대를 당했을때 철저하게 분리해 그를 지키지 않았던 고담, 그의 정신적 장애를 진단했음에도 충분한 치료를 제공하지 못한 고담, 부당한 해고를 방관하고 생계를 해결해 주지 못한 고담, 범죄가 들끓는 대중교통과 공공장소를 통제하지 못한 고담, 장애를 TV쇼의 농락거리로 만든 고담, 도시는 광란으로 불타고 있는데 태연하게 뮤지컬을 즐기는 고담, 빈부의 심화되는 격차를 방관하는 고담... 이런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고담에게 조커의 탄생은 인과응보라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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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폭력의 장려 혹은 악의 영웅심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의 자기반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사회가 고담처럼 막장은 아니지만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자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관심을 촉구하는 메시지와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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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기존의 슈퍼맨, 배트맨 DC무비나 MARVEL의 히어로 무비들과 같은 선상에서 기대를 하고 본다면 100% 실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프닝 로고(리더 필름)에도 DC 가 등장하지 않아요. 주제의식이 강한 상당히 철학적인 영화임을 각오하고 보셔야 합니다.

마블과 디즈니가 내년 오스카에서 아이언맨 로다주 노미네이트를 위해 애쓰는 중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뜻하지 않은 호아킨 피닉스 조커의 복병으로 DC에게 자리를 내어줄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로다주는 히스레저 조커에게 자리를 뺐긴 전적이 있죠.ㅎㅎ (조커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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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에서 조커를 연기한다고 하면 영혼을 팔아서 연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팔아프고 입아프게 그의 연기를 극찬을 했으니 저는 생략! (안타깝게 요절한 꽃미남 '리버 피닉스'의 친동생인건 다들 아시죠?)

저는 대신 '토드 필립스' 감독을 극찬하고 싶습니다. '행오버' 시리즈로 제 최애 감독이었는데 이런 놀라움을 선사하다니요. 이제 그의 작품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봐드려 충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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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세상은 이런일이'로 돌아와서... 흰제비의 탄생소식에 전국에서 몰려와 사진을 찍던 조류학자나 새 전문가들 중 한명이라도 알비노 흰제비는 보호받아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자연계에서 금방 죽음을 맞을 거라는 의견을 냈다면 그 어린 생명은 지금까지 사람들의 보호속에 대접과 인기를 얻으며 잘 살아가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을 해 봤습니다. 왜 첫비행과 함께 죽음을 맞은 작은 흰제비가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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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아서의 삶에 빙의되는 수준의, 소름돋는 몰입감을 선사하며 감정을 뒤흔드는 명작 '조커'. 극장이든 VOD든 무조건 빨리 보시라고 서둘러 추천드립니다. 단 화려한 액션은 없으니 참고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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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튼키위즈 (Rotten Kiwies) 평점 100%
★★★★★

*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475557-joker
* Critic: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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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사진을 많이봐서 이제는 익숙해지네요. ^^

영화보면서 저장면 상당히 반가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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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갈비뼈 댄스와 계단 댄스가 엄청 유명하더라구요.
아마도 트리플 에이를 안 했으면 어쩌면 안 봤을 영화지만, 지금은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 1위랍니다.^^

VOD 풀렸으니 꼭 보세요.

저도 이 영화 봤는데 저와 비슷한 의견을 하시는 군요.
저는 이거 보고 만약에 사회 양극화가 해결되었다면 조커의 주인공인 아서가 범죄자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맞아요. 개인탓으로만 돌리기에는 환경적 영향이 상당히 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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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보셨군요^^

네. 두번봤습니다.ㅋㅋ

조커가 정말 핫하네요...
암울하지만 한번 보고싶어요..

연출도 대단하고 배우도 대단하고 그저 감탄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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