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M Girls와 함께한 북한산(비봉능선)-1 깨진사랑바위

IRM Girls와 함께한 북한산(비봉능선)-1 깨진사랑바위

안 죽고 영생하는 방법은 현재 없다. 그러나 물리적인 시간을 초월하여 오래 사는 방법은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다.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똑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것은 아무리 오랜 세월 존재한다고 해도 가치가 없다. 다양한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은 경험을 쌓아가는 첫걸음이다.

IRM 란Identity Relationship Management(정체성관계관리)의 약자로 자신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해 낼 수 있는 몸과 뇌를 강화하는 프로그램이라는 데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 안된다.

아무튼 “길 위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저자이자 철인삼종 선수인 P가 이끄는 IRM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북한산 산행의 가이드를 맞게 되었다. 작년 북한산 백운대, 한라산에 이어 3번째이다. 내가 굳이 나이 차이도 많이 나는 이들의 가이드를 자처하게 되었는지는 그들의 순수하고 긍정적인 마인드 때문이다.

작은 일에도 감동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건 젊음의 특징이다. 옛날에 내가 어땠고 어디 아프고 누가 죽었다는 얘기는 제발 그만 듣고 싶다. 우리는 지구라는 아름다운 별에 소풍 온 사람들이다. 건강하고 즐겁게 놀다 가면 그만이다.

2024.07.12

북한산 코스는 실로 다양하다. 어떤 코스로 설계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멤버들 능력도 모르겠고 너무 쉬운 코스는 감동을 주지 못할 것이다. 고민하다 비봉능선에서 문수봉을 올라 의상능선으로 가는 코스를 선택했지만 멤버들 상태를 보면서 문수봉에서 구기계곡으로 바로 내려가는 걸 염두에 두었다.

출발지는 불광역 8번 출구이다. 여러 지역에서 새벽차를 타고 오다 보니 9시가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전번 산행에서 본 친구도 2명이나 있어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다. 나이 많은 남자가 어린 9명의 여자와 동행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자칫 서로가 어색하거나 나도 모르는 권위적인 행동이 그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깨진사랑바위

족두리봉 가는 길에 있는 바위이다. 하트모양이 둘로 갈라진 모습을 하고 있어 깨진사랑바위라고 이름을 붙였다. 인생에 있어서 남녀사이의 사랑보다 더 드라마틱한 소재는 없다. 프로이드는 이 사랑을 얻기 위해 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유명해지려고 노력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