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끄적끄적 밀린 일기
생각 날때마다 써 놓은 밀린 일기입니다가 아니고, 오늘 몰아쓴 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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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질 않는다. 중요한 일이 있으면 늘 그렇듯 전날밤엔 잠이란 녀석은 멀리 도망쳐버리고 대신 까만밤을 하얗게 밝혀줄 생각들이 줄지어 서있다. 뭐 어떠리, 그냥 그렇게 또 하얀밤을 맞이하고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생각의 끈을 놓치 않는다. 이틀 연속이라서 무척이나 힘들다. 밤새 뇌활성에 필요한 에너지를 썼더니 체중도 쬐끔 줄어있었다. 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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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싸도 싸도 너무 많다. 내 인생의 짐처럼 줄일수 있는게 딱히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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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나가는 길은 만감이 교차한다. 공항에선 늘 눈물바다, 그래서 그곳이 주는 의미는 나에겐 그닥 좋진 않다. 헤어짐과 아쉬움의 경험이 더 많았던 곳이라 그렇다. 이제 내일이면 나는 내가 자라던 그곳에 서 있을터. 그리고 또 많은 만남과 헤어짐도 함께 견뎌내야 한다.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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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조국강산은 언제봐도 뿌듯하다. 참 빨리도 주변 환경은 변해간다. 버스 뒤로 지나가는 숱한 풍경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넨다. 기다리고 있었니? 지난했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달리는 버스에 가속을 붙인다. 그래, 나도 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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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하루 지났을 뿐인데, 일주일은 된것 같다. 역시 한국에서의 시간은 정말 바쁘다. 오늘 행정적으로 처리해야 할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바쁘게 움직였고, 매 시간마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발생했고,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버젓이 버티고 있었고,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다 해결했다. 그렇게 나는 내 인생 최초로 독립세대주가 되었다. 이제야 비로소 어른이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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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에 불이 붙은 것처럼 오늘 하루도 돌고 또 돌고 걷고 또 걷고... 내 3주간의 방문 일정중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하루라는 자유의 시간! 나는 바이킹을 타고 또 타고, 반복되는 운동에 몸을 맡겨두고 열심히 괴성을 질러보고, 무더위도 고사하고 걷고 또 걷고, 동대문에서 청계천으로 종로로 걷고 또 걷고,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엔 발바닥은 너무 얇고 뜨겁고, 온몸으로 매시간을 불태웠지만 너무 아쉬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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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서 그렇겠지. 나에게 중국말로 말거는 상인들때문에 어리둥절하다. 중국말로 하다 안되면 영어로 다시 말을 건다. 그럼 나도 영어로 그냥 이야기를 한다. 나 코리안이야라고. 아이들한테도 한국말로 말거는 사람은 없다. 나중에 물어보니 가족들 분위기가 한국사람은 아니란다. 역시 피해갈수 없는 지구촌스러움을 확인한 순간이다. 촌스러운 패션에 어색한 백팩에 두손 가득 팜플렛을 들고 두리번거리는 모습만 봐도 딱 알아보는거겠지. 아참! 아직 미용실을 못 갔구나. 이 푸석한 머리칼을 언제나 정리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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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울음을 터트렸다. 시어머니가 아이 얼굴을 보며 눈물이 그렁그렁 반가워하시자 나도 모르게 함께 눈시울이 붉어졌다. 참 예쁘셨던 우리 어머니, 자꾸 늙어가는 우리 어머니 눈에 비친 작은 물방울들이 나에게 마중물이 되었다. 그렇게 서로 고개를 돌린채 눈물을 훔쳐내고 안아주고 고단했던 일정을 토닥이며 다시 한번 가족의 의미를 새기게 되었다. 나에겐 엄마 같은 우리 어머니, 더 안 늙으셨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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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씻어야겠다. 한국에 오니 씻기가 싫다. 원래도 씻는 걸 안 좋아하지만, 내집이 아닌 남의 집살이에서 씻는건 더 부담된다. 몇번이고 아이가 안 씻냐고 재촉을 하길래 스팀잇창을 열어놓고 밀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일기쓰기가 끝나면 이제 씻으러 가야 한다. 역시도 고단했던 하루, 분단위로 움직여야 하는 일정이 남아 있는 내일과 그리고 다음 한주도 잘 보내기를 기원해본다. 내일을 위해 오늘의 때를 벗고 박박 리셋해야 한다.
잘 지내셨죠? 그동안 처리해야 할일들이 많아서 자주 못 들어왔어요. 왠지 같은 하늘 아래에 있어 더 반가운 느낌이네요. 하하하! 다음주부터는 여유가 좀 있으니 자주 뵙도록 해요. 아! 저는 지금 대프리카에 와 있어요.서울하고 대프리카는 정말 다르군요. 모두들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정말 확 와닿는 지구촌스러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여름엔 한국 절대 안가요..... 너무너무 덥고 습기차고 ㅜㅠ 그래도 에빵님처럼 막상 가면 참 좋아요 ㅋㅋㅋ 에빵님 한국에서 가족분들과 좋은 시간 보내세용!
ㅋㅋㅋ 지구촌스러움을 공감하신다는걸 보니 ㅋㅋㅋ 무척 반갑네요! ㅎㅎㅎㅎ
한국 갈때마다 넘나 스트레스에요.
여기선 화장도 안하고 대충 입고 다니는데 한국가서 어디 나갈려면 엄마가 맨날 "너 그러고 나가게?" 😭😭😭😭
헐..
한국에 오심?..^^*
엄척 방가워요 ㅎㅎㅎ
고향이 대프리카였군요 ㅎㅎ
미인이실듯 ^^*
정말 더운 여름이지만 반갑고 즐거운 일들만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고향은 서울입니다. 시댁이 대구고요~ 미인이 아니라서 죄송혀요 ㅋㅋㅋ
대프리카? 대구 인가요? ㅎㅎ
바쁜 일정에 몸이 축났나봐요. 어여 몸보신하세요~
네. 대구 오니 정말 덥구나 싶어요 ㅋㅋ 몸이 금새 축나네요. 근데 살은 마구 찌는 현상 ㅋㅋㅋ
에빵님 ㅠㅠ 글을 읽어 내리는데 내 일기를 누가 써놨나 했어요. 한국 들어가셨군요. 저도 딱 3주 있다가 돼지되서 왔어요 ㅎㅎ 좋은 시간 보내고 돌아가세요. 정말 한국에서의 3주가 꿈만 같아요. 시댁에서의 일주일이 죽음이었지만 ㅠㅠ 저는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거든요 ..
급찐급빠인걸요~ 저도 얼마나 찔지 기대가 되는군요. 5킬로는 기본이죠 ㅍㅎㅎㅎㅎ
에빵님 대프리카가 절정일 때 오셨군요..
내일은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 드시고 에너지 빵빵빵 채우는 즐거운 하루 보내시면 좋겠어요^-^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어서요. 좀 빵빵하게 휴식으오 채워야는데 쉴 틈이 없네요 ㅋㅋㅋㅋ 여기 진짜 더워요 ㅋㅋㅋ
봄이나 가을 같이 좀 나긋나긋할 때 오시면 좋았겠지만아무렴 어떻습니까. 사랑하는 조국 만끽하는데 계절이 문제는 아니잖아요...
시간상,,, 대충 씻으시고 스팀잇에 다시 접속할 시간이네요..ㅎㅎ
나긋나긋한 날씨라는 표현이 참 좋네요. 파주대신 롯데월드 가서 불사르고 왔어요. 아쉽지만 미리 서류도 대사관에서 준비해야하고 비싸서 JSA는 생략했거든요. 아침에 씻으려니 또 귀찮군요 ㅋㅋ
고생하셨어용
대프리카에서 에어컨빵빵히 쉬세요
밤새 에어컨 틀고 잤더니 새벽엔 써늘하대요 ㅋㅋ
ㅎㅎㅎ 대구를 대프리카라고 하는군요?
고부간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상상이 되어
뭉클합니다.
고향의 기 많이 담아가세요.
우리 어머니가 먼저 애들보고 우셔서 같이 울었어요. 자주 못 만나는 손주들이 많이 그리우셨나봐요. 죄송할 따름이죠.
대프리카에 계시군요.
계속 덥다고하니 보양식도 드시면서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
오자마자 첫끼로 삼계탕 먹고 시작했어요 ㅋㅋㅋ 그리고 치킨에 백숙 ㅎㅎㅎㅎ 치킨을 네번째 먹고 있네요 ㅋㅋㅋ
에빵님 드디어 대프리카 입성
환영합니다.
어차피 더운 날씨
한 사람이라도 더 꼭꼭 붙어 살아요.
따뜻하게 ㅎㅎ
ㅋㅋㅋ 시아버지랑 딱 붙어 있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