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들지 않는 가족 관계를 위해 해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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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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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작은 사회다. 일반적인 사회와 마찬가지로, 태평할 때보다 위기가 찾아왔을 때 잘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별도로 설치된 갈등 해결 기관이 없기 때문에 개인이 자신을 대표하고 변호하며 설득해야 한다. 이 역할이 성립이 되지 않을 때 가족의 이상적인 구조는 부서지고, 구성원은 흩어진다.
미모와 지성은 결국 성품을 이기지 못한다. 개인의 성품은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나타난다.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으면 훌륭한 성품도 별 수 없게 된다. 소통이 되지 않으면 갈등 해결의 시초인 대화가 불가능하다. '당연한 것'에 대한 각자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성향이 달라도, 가치관이 달라도, 다름을 인정하는 바탕에서는 언제나 가능성이 열려있다. 가족 단위의 행복이 채워지면 개인은 가족 바깥에서 자기 역량을 더욱 쉽게 발휘할 수 있다. 자신의 쓰임이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아도, 적어도 심리적으로 무너지지는 않는다. 믿을 만한 마음 밭을 서로 공유하고 있는 가족은 언제나 더 나아갈 가능성이 열려있다.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인간 대 인간으로, 자신의 영혼으로, 민낯으로 대면해야하기에 이상적인 가족 관계는 획득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소극적인 사람들은 서로 독립하여 대면하는 횟수를 줄이거나, 그게 아니면 아예 만나지 않는 방식으로 갈등이 생길 확률을 낮춘다. 좀 더 적극적인 사람들이라면 마음을 공부하고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우며 점진적으로 집 안과 집 바깥의 조화를 꿈꾼다. 그러나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자기 고집을 버리지 않고 벽을 쌓아올리게 되면 순탄한 항해가 어려워진다.
우리가 한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자기 성질을 제대로 파악하여 그에 맞는 삶을 설계하고, 자신의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 애쓰는 것. 그리고 옆에 있는 가족 구성원의 성질을 인정해주고 그의 건강한 삶을 지지해주는 것이다. 자식으로서 나는 부모와 이룬 가족 관계에서는 한계가 있었으나, 내가 스스로 구성할 가족 관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충분한 대화를 결혼 전부터 미리 나눠보고 있다. 고집스러운 사람만은 되지 않고 싶다. 부디 유연한 사고로 내가 나를 뛰어넘고 자립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경계하여 삶을 쌓고자 한다. 가족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려는 의지에 있다.
갈등상태일때 진면모가 드러나죠.
맞습니다 ㅎㅎㅎ 좋은 민낯을 탑재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
가풍이란 게 있다고 어릴 적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어쩌면 그 가풍을 변화시킬 사람이 하나 둘 태어나서 새로운 균형을 만들곤 하는 것 같아요.
채린님은 유연하고 정신적 토대가 되어주는 열려있는 가족을 만드실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그로인해 행복해지시면 채린님의 모든 가족들도 한층 더 행복해질거에요. 결혼하고나서 저도 그러했거든요. 😆 그 다음 얘기도 계속 해주실거죠?
역시, 빛나는 스텔라님 ㅎㅎㅎ 미리 경험 중이신 스텔라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단단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ㅎㅎㅎ 감사해요! 비관을 뚫는 긍정적이고 밝은 힘. 역시나 포기하지 말아야지. :)
엄청 중요한 미션을 엄청 신중하게 수행하고 있는 채린님의 의지에 박수를 보내요! <티베트 사자의 서>에서는 이 삶이 나의 선택을 통해 얻어진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영혼이 부모도 선택했다고요. 저는 그 책을 읽고 이 생의 가족을 통해 배우고 깨달아야 할 것들이 평생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어요.
존재하는 삶도, 가족도 모두 영혼이 이미 택한 것이었군요. :) 오늘 하루의 중요한 일들 끝내고 동글님 댓글을 읽으니 참 좋네요. :) 이 가족에게 나의 쓸모를 최대한 다 해보고 싶어요. 이 이야기 부모님께도 해드려야겠다ㅎㅎㅎ <티베트 사자의 서>도 제대로 읽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