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의지식密儀知識] 광대버섯의 유혹seduction
광대버섯 아가씨란 이테리멘족 사이에 전해지는 우화가 있어. 어느 남편이 광대버섯아가씨의 유혹에 이끌려 숲으로 들어가지. 그러고 거기에서 살아.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 아내는 아들을 보내서 세번의 설득을 하지만 남편은 돌아오지 않아. 결국 아내는 숲의 물을 말리게 되고 먹을 게 없어진 남편은 돌아오게 된다는 이야기야.
광대버섯은 일종의 환각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고대인도에서는 소마soma라고 해서 특별히 취급되었어. 그런데 이 소마에는 독에 있어. 해서 그 독을 해독해야 했는데 방법이 독특해. 즉 제사장이 그 광대버섯을 먹고 소변을 봐. 그러면 그 소변을 마시는 거야. ㅎㅎ 이 소마는 고대 인도 뿐 아니라 산타할아버지가 사는 스칸디나반도에서도 많이 활용한 것 같아. 순록이 먹고 하늘을 나는 거. 그게 보라 광대버섯을 먹고 환각에 빠지는 거지.
환각에 왜 유혹되냐교? 그것은 코라chora를 경험하기 위해서야. 코라는 플라톤이 티마이오스에서 도입된 일종의 매트릭스야. 이데아와 현상계를 이어주는 존재이지. 그 존재가 흔들리면서 어떤 형상을 낳고 그게 물질 속에 있는 이데아가 되는 거야. 밀의지식에서는 물질과 정신의 중간 단계, 물질에서 정신의 에이도스가 생겨나는 그 순간을 체득하는 게 중요하거든. 그게 신비지식이지. 단순 신비가 아니라 지식. 논리가 있는 지식.
그래서 유혹은 유동하는 기표만로 존재해. 무슨 말이냐면 그동안 습득되었던, 세뇌되었던 의미의 편향들을 없어진 상태를 만들어야해. 유혹이 여성적인 이유는 그거야. 광대버섯 아가씨인 것도 그 이유고. 여성의 에너지는 고정된 의미 속에서 기호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시적인 의미에서 기표를 사용하잖아. 즉 의미와 달라붙어 있는 기표를 사용하는 게 아니야. 광대버섯 이라고 할 때 '광대버섯'이라는 기표는 실제의 광대버섯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말 뿐이라는 거지. 그게 기표와 기의의 분리야. 그 분리된 기표의 흐름, 그게 유혹seduction 이라는 거야.
쉽게 말해서, 우리가 어떤 것에 유혹되었다고 할때, 기존에 자신이 가졌던 도덕관념, 생각들, 이런 것들이 흔들리잖아. 기표가 기의로부터 벗어나는 거지. 섹스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유혹 그 자체.
그러나 코라로부터 얻은 밀의지식은 현실에 돌아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어. 그게 광대버섯 아가씨가 경고하는 거야. 동굴 속에 들어가서 환각 속에서 도형(에이도스)를 접한다고 해도, 그게 현실에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거야. 그냥 환각에 빠져 있는 것이지.
월요일에네. 주말의 동굴에서 나가서 현실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는 한주가 되길 바래.
나 이 버섯 피규어로 가지고 있어서 오늘 포스팅하려고 했는데
신기하네..ㅎㅎ 이따가 놀러와 형!
ㅎㅎ 응 알았어~ 신기한 동시성이네.
아..이런글 너무 좋습니다...얼마 전 다른 분 글에서 코라chora를 읽었는데 여기서도 마주치네요. 기표가 기의로부터 벗어나면 유혹이 되는 거군요. 제가 제대로 이해를 한 건지요? 나를 흔드는 게 무엇이든 그게 공포든 뭐든 간에 흔들리면 마음이 동하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게 매혹적이기도 하죠..후후..
네 맞습니다. 기표가 기의에서 미끌어지는 게 유혹입니다. 보드리야르가 말한 것처럼요.
코라는 그 기표가 벗어나 흐르게 하는 매트릭스. ^^
보드리야르 책을 읽으려다 실패했는데..ㅠㅠ읽어야겠어요..
^~ 추천드립니다. ^~
광대버섯 아가씨에게서 빠져나와야겠군..ㅎ
ㅎㅎㅎㅎㅎ~~ 아직 안 나오셔도 될 듯 합니다만~^*
그런데 소마 같은 환각유도제는 깨어났을 신체적 고통을 동반하나요?
구토를 수반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