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234.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라는 방송프로그램
MBC에서 수요일 밤 9시에 방영되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는 , 결혼 이후에 며느리에게 보다 많은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이 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을 과감하게 꼬집어내고 있는 관찰프로그램이다.
총 3부작으로 기획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는 지난 12일부터 방영이 되었는데, 여성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재미와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기존의 가부장적 제도에 얽매여있던 전통적 며느리로서의 역할이라는 것이 어떠한 관점에서 새롭게 인식되어져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어서 매우 솔직하면서도 충격적이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반응도 반응이지만, 이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의도한 제작진의 기자시사회에서의 발언내용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한다.
이 방송프로그램의 연출자인 박지아 본부장은 " 방송을 보고서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우려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실제로 이 방송을 보고서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것이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또한 이영백 담당부장은 "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결혼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면 결혼을 안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결혼 자체가 꼭 해야되는 문제도 아니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되는 문제도 아니다" 라는 말을 하면서 제작진의 의도자체가 전통적인 결혼을 아예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들의 제작의도를 내비춰주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사회적 관념으로는 이 방송프로그램의 제작의도가 아주 충격적이기도 하고, 제목부터도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라는 식으로 꽤나 반항적이고 발칙한 의도를 담고 있는 탈 가부장적인 내용의 방송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국가에서 출산율 저하로 인하여 정부가 돈을 지원해주면서까지 결혼을 하고 싶도록 조장하는 방송을 자주 방영해줄 것을 종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는 반대되는 식으로 " 결혼하기 싷으면 하지마" 라는 소리를 아예 버젓이 방송에서 대놓고 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하니, 신선하다 못해서 너무 싸가지 없는 짓을 골라서 하는 재미있음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의 시대는 분명 "시집을 가는 시대"가 끝났고, 이제는 "결혼을 하는 시대"이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라는 방송에서도 주장하는 것이지만, 며느리가 시집살이하면서 시부모와 시댁식구들을 뒷바라지는 하는 것은 지금의 시대적 가치관으로서는 아주 부조리한 짓거리임에 틀림이 없다. 심지어는 지금의 여성들은 이렇게 부조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까발려서 사회를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적극 공감하는 것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시대이기도 하다.
과거시대에는 하루세끼 밥을 같이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고, 어느 집에서 어느누구랑 같이 밥을 먹느냐가 가장 중요한 식구(食口)로서의 경계선을 구분짓는 기준이였다. 오늘날의 나이든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에서는 아직도 이러한 먹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관계 구분법이 모든 기준의 척도가 되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같이 밥을 먹는 것이 중요하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오손도손 대화를 나눌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고, 사회생활 역시도 누구랑 같이 술자리를 같이 할 수 있으냐, 혹은 회식문화 역시도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의 끈끈한 정나눔을 더 돈독하게 만들기 위한 통과의례로서 필수조건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먹거리 중심의 사회에서는, 가족제도에서도 일방적으로 밥을 해서 먹여주고 뒷바라지 해주는 희생자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밥상을 누구와 함께 하느냐 누가 먼저 밥상을 받느냐의 시간별 서열이 나타나면서 아랫사람 취급당하는 수모의 희생자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일방적 멸시와 수모의 희생양은 거의 며느리들의 몫이요, 여자들의 몫이었다는 것이 오늘날의 남녀평등적 가치관에서 생각해보면 정말 불합리한 것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시대에는 먹고 살아야 한다는 먹거리 중심의 사회구조상 당연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는 현상이였으니, 그 시대의 가족제도의 특성을 오늘날의 특성으로 빗대어서 옳고 그르고를 따질 수는 없는 것이겠다.
지금은 시대는 더 이상 먹거리 중심의 밥먹고 살기 위한 시대가 아니라, 지식인 중심의 사회이자 지성적 능력을 우선시하는 사회로 탈바꿈하였다. 이러한 시대에는 밥을 누구랑 함께 먹느냐 밥을 언제 먹느냐 혹은 가족관계의 형성을 먹는 것을 기준으로 하는 식구(食口)의 기준으로 판단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시대의 가족제도에서는, 당연히 전통적인 먹거리와 밥먹는 문화 중심의 가족제도적인 특성으로 며느리들에게 혹은 여자들에게 가정사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강요한다는 것이 전혀 먹혀들리가 없다.
그래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라는 방송프로그램이, 이 시대에 버젓이 결혼하지 말 것을 종용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까지 TV에서 방영이 되고 있다는 것에는, 분명 전통적인 식구(食口)라는 기준으로서 가족에 대한 의미를 정의내리는 것이 이제는 시대적으로 끝이났음을 알려주는 상징이기도 한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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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변은 딱히 티비에 나오는 시집살이하는 시어머니 며느리
가 거의 안보여서 음 제가 남자라서 그런걸지도 모르지만요ㅎ ㅎ
일단 이상한나라의 며느리 시청해 봐야 겠어요
때로는 방송의 역기능이 큰 거 같아요.
남여가 가사분담을 같이하고
가족의 뜻도 혈연을 넘어
다양하게 발전하잖아요^^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선생님.
이 프로그램을 알지 못했는데 갑자기 보고 싶은 욕구가 불타오르게 만들어주셨습니다. ^^
그냥 결혼을 하면 독립해서 각각의 가정대 가정으로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과도한 간섭과 구속은 정말...
방송은 본 적이 없지만
글을 읽으면서 상상을 하게됩니다.
이제는 밥을 매개체로 가족에대한 구획정리를 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고 봅니다.
각자 알아서 그리고 함께 식사를 하는 것 자체가
행사가 된 시대에,
그러나 지금도 무의미한 희생과
불평등을 요구하는 가정은 있다고봅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심한 인권유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이 진짜 공감가네요. 동등한 두 사람이 결혼을 하는 거지, 한 사람이 시집을 가거나 장가를 오는 그런 건 아닌 거 같아요. 함께 성장하며 사는 것이지, 누군가가 자신을 희생해서 다른 사람을 키워주는 건 오히려 건강하지 않은 관계인 것 같습니다.
정작 젊은 세대들은 출산율 저하의 심각함을 모르거나 외면하려는 것 같아서 아쉬울 때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