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투자자의 라이프스타일

in #tooza6 years ago (edited)

전업투자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전부를 말씀드리지는 못해도 간만 조금 보는 수준으로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저는 가치투자 베이스의 전업투자자입니다. 물론 제 주변도 전부 가치투자 베이스입니다. 적게는 몇억에서 많게는 수백억대 부자들까지 가치투자 베이스의 전업투자자들끼리는 나름대로 네트워크도 있고 서로서로 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서로 모르더라도 한다리 건너면 아는 사이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느 분야나 세상좁죠.

단타 매매를 위주로 하는 전업투자자들과 다르게 가치투자 베이스의 전업투자자들은 자산규모가 큰편입니다. 5% 공시를 하는 분들도 주로 저희쪽 사람들입니다. 같은 전업투자자라도 차트보고 단타매매하는 사람들하고 가치투자 베이스로 하는 사람들하고는 완전히 다른 세상 사람들입니다. 삶도 너무 다르고, 서로 교류도 없습니다.

그리고 가치투자 베이스의 전업투자자들은 투자한다고 화면 앞에 붙어있는 시간도 거의 없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새벽에 일어나서 미국 시장 확인하고, 점심도 거르면서 화면 보고 매매하는.. 그런건 일절없습니다. 남아도는게 시간이고 삶이 너무 널널하고 무료할 정도입니다.

그래서인지 가치투자 베이스의 전업투자자들은 삶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투자도 느긋하게 하구요. 처음부터 자산이 큰 사람은 거의 없고, 소액부터 불려 온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만 보더라도 마음 급하게 단타를 치는 것 보다는 기업하나를 잘 발굴해서 느긋하게 텐베거를 노리는게 훨씬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임을 역설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차트는 안 보지는 않지만 맹신하지는 않습니다. 크게 성공한 분들은 대부분 차트를 미신 정도로 치부합니다. 실제로도 투자에 갓 입문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게 차트에 줄 긋는것과 보조지표 보는 건데 나중에 그 사람들도 알게 되겠지만 별로 의미도 없고, 거기서 뭔가 찾기도 힘듭니다.

많은 가치투자 베이스의 전업투자자들은 기업분석에 목숨을 겁니다. 하루에 몇시간 정도는 기업 분석에 시간을 씁니다. DART는 항상 열려있는 사이트입니다.

그리고 기업탐방을 다니기도 하는데, 자주가는 사람들은 하루에 한두번씩 부지런히 다니는 사람도 있고, 저처럼 꼭 필요할때만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작년까지 연 20~30회 정도 탐방했던 것 같습니다. 올해는 한번도 탐방을 가지 않았습니다.

무한대의 시간적 자유가 주어지는 좋은 직업이지만 자칫 나태해지면 하루하루를 매우 의미없이 보내게 될 확률도 큽니다. 유흥이나 술에 빠지는 사람도 흔하고, 늦잠자고 집에만 붙어서 몇주를 휙 날리는 경우도 순식간에 생깁니다.

나름대로 자기관리가 중요한 직업이고 시간 관리를 잘 해야합니다. 자유를 방종으로 소비할 순 없으니까요.

그리고 가치투자베이스의 전업투자자들은 매매를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해외 여행을 정말 자주 나갑니다. 어차피 요즘은 해외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매매가 가능하니 아주 급한 상황에는 대응이 안되는 것도 아니구요. 남아 도는게 시간이다 보니 이런 저런 취미 생활을 즐기기도 하지만, 유흥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 해외 여행을 자주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둘다 하거나

돈이나 시간과 같은 자원 걱정이 별로 없기 때문에 한번 나가면 몇주~몇달을 나가 노는 경우가 많고, 그게 아니면 짧게 나가더라도 자주 들락날락 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풀빌라를 통으로 빌려서 몇주씩 노는 재미도 참말로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수백억대 형님들은 그 이상 즐기시지만 ㅎㅎ

가치투자 베이스이면서 나름대로 실적 모멘텀 따먹기 투자를 하는 분에 한해서 실적 시즌은 매우 바쁩니다. 가치투자베이스의 전업투자자라도 실적 시즌에는 쏟아지는 기업들의 실적을 팔로업 하느라 정신없이 보냅니다.

그리고 투자자 모임도 많습니다. 이런 모임은 일정 정도 이상의 실력이 되어야 멤버로 끼워줍니다. 아니면 아직은 실력이 되지 않더라도, 이해력이나 흡수력이 좋아서 금방 잘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도 멤버로 자주 끼워주는 것 같습니다. 전국에는 수 많은 투자자 모임이 있고, 스터디 모임이 있지만 가급적 사기꾼 말고 진짜 슈퍼개미가 운영하는 곳에 참여하는게 좋습니다. 그곳에는 수 많은 성공투자자들이 함께하며, 젊은 나이에 수십억 번 사람은 발에 채일 정도로 많아서 부자들과 어울리기 좋습니다. '몇살에 얼마 모았냐?' 그런 이야기는 이런 모임에선 찌질할 뿐이죠.. 20~30대 초반 나이에 돈 5억 들고도 거지취급 당하는 곳이니... ㅠㅠ

국내에 있을때 전업투자자들은 직장인들이 출근을 끝낸 대낮에 바깥 활동을 시작하거나, 아니면 아주 늦은 시간부터 새벽에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인들이 대낮에 출근을 한 사이에 세상을 돌아다녀보면 직장 다닐때는 안 보였던 신기한 것들과 희한한 사람들도 정말 많이 보고 경험하게 됩니다. 세상의 추악한 면도 물론 많이 접하게 되지요. 큰 돈의 흐름도 접하게 되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 재미있는 썰을 많이 풀어보겠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월급쟁이가 서 있는 튼튼한 땅. 전업투자자의 외나무.
저 여자의 운명은...... 자유고 뭐고 손실나면 손목 날아가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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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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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teemit.com/kr/@virus707/0-42-2-1
현재 1주차보상글이 8개로 완료되었네요^^
2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님의 글을 쭉 읽고 나니

삼성전자 2000억 베팅한 슈퍼개미는 지금 후회할까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070217000583318

해당 기사가 떠오르게 되었네요..
미중무역이라든지 금리인상라든지 등등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와중에
전전긍긍해 하는 모습들이 담겨져있는 댓글들의 반응을
보노라면 님께서는 이 기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마지막 짤을 보니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서 짊어지는 책임(리스크)가 눈에 바로미터로
그려지네요..

갠적으로 그림 잘 그렸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2000억 개미는 덤덤할거에요. 시세등락에 일희일비하면서 전전긍긍하는 성격은 투자에는 부적합한 성향이라 생각돼요~ 오늘도 좋은 댓글 감사해요^^

부럽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재밌는 내용 잘보고갑니다! 더불어 제 자신을 한번 되돌아 보게 되는 글이네요!~🤠👍🏻

고맙습니다 :)

참 궁금했던 내용인데 자세한 일상 설명 감사드립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되네요~ ^^
좋은 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전업투자자라.. 투자시장에는 리스크가 언제나 존재해서 일정한 수익율을 내기는 힘들더라구요.

네, '월급처럼 매달 얼마 벌어야지'라고 투자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건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고요. 다만 연간 단위로는 리스크 컨트롤을 잘 해나갈 수 있다면 손실없이 꾸준히 수익을 쌓아나갈 순 없다고 생각됩니다~

가치투자 전업투자라.. 자산이 꽤 크신가보네요. 화이팅입니다.^^

아닙니다. 아직 열심히 커 나가야 하는 보통의 개인투자자입니다^^

시간적, 공간적 제약은 직장인에 비해 없을 수는 있지만 직장인들 만큼이나 부지런하지 않다면 전업투자는 쉽지 않다는 말씀이시군요.

재미있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그렇습니다. 무한의 자유가 주어지지만 나태해지면 망하는 것도 순식간인 듯 합니다~

저도 전업투자자로 2년 정도 생활했었는데요. 앙드레 코스톨라니 선배님의 분류에 의하면 전 “순종투자자”이더군요.. 저 역시 시간이 많이 남았고 때론 무료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주변 지인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삶에 외로움도 느껴봤는데 결국 남는 시간에 회사나 다시 다니는걸로 ^^
뭐 투자는 엉덩이 무겁게 지켜만 주면 알아서 돌아가는거니 ㅋㅋㅋㅋ
또 언제 맘변해서 그만둘지 모르긴해도... 그래도 이젠 매일 오전 만원 지하철 헬게이트 열릴 때가 어찌나 반가운지 ^^
화이팅임다~~~!

네~ 응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

가까이 하고픈 당신입니다.
자본이 개미라 그 속에 낄 수가 없겠네요. ㅠ.ㅠ

몇번 좋은 기회를 잘 활용하면 사람 인생 바뀌는거 금방이더라고요~ (한탕주의를 노리자는 말은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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