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시티, 용기를 내] 라과장이 라총수는 되는 날 그리고 새로운 과거
다 같이 돌자, 지구 한 바퀴!
"스팀시티는 가라앉았습니다."
"네? 뭐라구요??"
41일 만에 나타난 마법사가 한 말이다. 그 말은 누구도 알지 못했다.
"가라앉은 스팀시티를 찾으러 떠나셔야 해요. 지구 한 바퀴를 돌고 오셔야 합니다.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 네! 그러죠."
라라님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듯 답했다. 지구를 한 바퀴 돌고 오라니.. 미친 거 아니야. 이런 직관은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말을 뱉질 못하게 되니, 그저 머리를 비우고 앵무새처럼 단어를 내뱉어야 한다.
"가시겠다구요?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45일 내에 떠나셔야 하는데두요?"
"뭐.. 가면 되죠. 어차피 나갈 때가 되었기도 했고.."
총수 추대 미팅으로 라라님을 처음 만났을 때, 마법사는 금방 나가버릴 거면 곤란하다고 물었다. 라라님은 필요하다면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또 나가게 되었다. [스팀시티]를 찾으러..
[스팀시티]는 왜 가라앉았을까? 마법사도 그것은 알지 못한다. 그것은 가라앉은 것인지, 가라앉힌 것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다만 [스팀시티]를 찾으러 누군가는 떠나야 한다는 사실만을 알고 있을 뿐이다.
마법사는 사라졌다. 폭탄 같은 포스팅을 던져놓고.. 스팀잇에서도, 총수님들에게서도 사라져 버렸다. 전화에도, 메일에도, 문자에도, 응답하지 않은 채..
얼마간은 일본에 머물러 있었다고 했다. 직관이 내쫓았다고 했다. 40도를 육박하는 교토의 여름에 화상을 입으며 무턱대고 걸어 다녔다고 했다. 그리고 왜 직관은 그런 포스팅을 하게 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의도와 원인은 알지 못한 채, 그저 저마다의 해석만이 존재하게 되었다고 했다. 마법사도 이에 관한 해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도 [스팀시티]가 가라앉은 이 현상을 설명해 줄 수는 없다고 한다. 그저 누군가는 떠나야 할 뿐이다.
뜨겁다 못해 불타는 것 같았던 [스팀시티]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사라진 [스팀시티]를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되어야 하는 때에.. 만일 라라님이 그것을 거절했다면 우리는 다시 [스팀시티]를 만나게 될 수 있을까? 그것은 이제 현재진행형이다. [스팀시티]는 자신을 찾아오기 위한 여정에 몇 가지 조건을 걸었다.
1_ 동쪽으로 진행할 것.
2_ 한번 지난 간 도시로 되돌아 가지 말 것.
3_ 한 도시에 최대 한 달 이상 머물지 말 것.
4_ 커뮤니티 센터 1호점이 찾아질 때까지 돌아오지 말 것.
모두 황당하고 어려운 조건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렇게 지구 한 바퀴를 돌고 나면 정말 [스팀시티]는 떠오르게 되는 것일까? 아무도 알 수 없는 곳으로, 시간으로, 라라님은 여정을 시작한다.
용기를 내
현상은 입장을 요구한다. [스팀시티]가 가라앉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그것은 블록체인에 박제되어 버렸다. 모두들 각자의 방식으로 그 입장에 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그것은 사라졌던 마법사도, 그리고 버티며 기다렸던 총수님들과 위즈덤 러너와 트래블러에게도, 새로운 운명을 받아들이고 [스팀시티]를 찾으러 떠나는 라라님과 미래의 원정대들에게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또한 불안한 시선으로 [스팀시티]를 바라보던 모두들에게도 역시..
그러나 생각은 바뀌는 것이고 입장은 번복되는 것이다. 그리고 용기는 본질을 향한 좌충우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스팀시티]는 자신의 시민들에게 용기를 요구하고 있다. 지혜는 [위즈덤 레이스]를 통해 획득하면 될 일이지만 용기는 이미 모두가 가지고 있다. 그것은 내야 하는 일이지 배우거나 획득해야 할 것이 아니다. 용기를 내는 자에게 [스팀시티]는 멋지게 떠올라 손을 잡아 줄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의 시작에 라라님이 서 있다.
지난 생은 여기까지
마법사는 지난 포스팅에서 " 'everything'이 아니라 'nothing'이라면 이번 생은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생은 끝이 났다. [스팀시티]는 사라졌고 마법사는 동쪽으로 쫓겨났으며 총수님들은 해답을 찾아 고군분투해야 했다. 그러나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끝에 우리는 과거를 변화시켰고 새로운 과거를 만나게 되었다.
1_ 라라님은 [미니스트릿]의 모든 비용을 완불했다.
2_ [스팀시티]의 온라인 플랫폼 [모이또]는 드디어 출시가 되었다. 이제 ICO를 앞두고 있다.
3_ 규모는 축소되었으나 스팀문학전집 역시 시작되었고 다시 본격적으로 포스팅이 이루어질 것이다.
4_ 예정대로 [위즈덤 레이스]는 9월에 시작되었고 예상과 달리 월드와이드버전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5_ 공석이었던 [스팀방송국]에 풍류판관님(@admljy19)이 총수로 추대되었다.
6_ [미니스트릿]의 투자자였던 @zenzen25님에게는 @zenzen25님의 새로운 프로젝트에 라라님이 동일 금액으로 투자하기로 약정함으로 새로운 계약이 이루어졌다.
7_ 마법사는 라라님의 노트북을 샀다. 라라님에게는 동일 기종의 새로운 노트북이 주어졌다.
8_ 마법사는 직관을 따라 가라앉은 [스팀시티]를 찾아 나서는 라라님의 순례 여행에 1,000만 원을 투자하기로 하였다. (마법사의 생계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는 가혹한 직관..) 조건은 순례 여행을 마치고 어떠한 형태로든 그 기록을 퍼블리싱 하는 것이다. 이 투자금은 [스팀시티 프리퀄]의 한스의 밴드에게 주어졌던 그 투자금이다. (한스의 밴드는 최근 이 투자금을 반환하였다.) 또한 [마법의 열차는 불시 도착, 정시 발차]의 그 주인을 만나지 못했던 여행경비이기도 하며 여러 사람을 거치며 삶을 흔들어 놓았던 돈이기도 하다.
가라앉은 [스팀시티]를 찾아 나서는 이번 순례 여행의 목표는 [스팀시티]의 현실적 토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것은 투자를 이끌어 내는 일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수많은 곳들을 다니며 [스팀시티]의 비전과 가능성 그리고 시대적 당위를 설명하고 초청하고 운명적 제안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주인을 만나지 못한 채 갈 곳 몰라 헤매고 있는 애타는 자본들을 유입시켜야 한다. [스팀시티]의 비전에.. 우리의 꿈에.. 그러므로 마법사의 투자금은 마중물일 뿐이다.
마법사의 직관은 라라님에게 또 하나의 제안을 남겼다. 여행이 종료되는 시점에 마법사의 투자금 1,000만 원을 모두 남겨 온다면 마법사는 1,000만 원을 추가로 투자하게 될 것이다. (마음 변하지 않도록 블록체인에 박제해 둔다.) 모두가 꿈꾸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 스티밋, 그리고 [스팀시티]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라라님이 보여줄 수 있다면 [스팀시티 커뮤니티센터] 100호점은 우리들의 새로운 집이 되어줄 테니까. 마법사는 예비입주자로서 미리 보증금을 박아두는 바이다.
이로써 지난 생은 끝이 났다. 우리는 변화된 새로운 과거를 얻게 되었고 지금의 우리는 그때의 우리가 아니다. 그러니 새로운 우리를 만나겠거든, 모두 자신의 과거를 변화시켜 우리의 새로운 우주로 건너와야 할 것이다. 용기를 내자!
여정에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단하고 피곤한 순간, 회의와 지루함의 순간, 포기와 돌아가고픈 순간들이 마구 교차하며 생각과 정서를 지배하게 된다. 그러나 목표는 그 모든 것들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아주게 된다. 열망은 거친 파도를 돌파하게 해 주는 동력이 되어 준다. [스팀시티]를 찾아 나서는 여행! 그것의 목표는 단 하나다. [스팀시티]가 떠오르게 하는 것! 열정은 [위즈덤 레이스]를 완주하게 해 줄 것이고 목표는 어떤 어려움에도 [스팀시티]를 향해 가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게 해 줄 것이다. 어디서 만나게 될지 모를 [스팀시티]를 향한 여정.. 우리는 이제 지켜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오늘, 라라님은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검정치마
라라님은 [위즈덤 레이스]의 첫날, 검정치마를 입었다. 꽃무늬가 묻어나는 검정원피스, [미니스트릿]에서 입지 못했던 그 검정치마가 꽃처럼 피어올라 원피스가 되었다. 원피스.. 그렇다 언젠가 @garden.park 님의 글 [꿈꾸는 자들의 도시 그리고 스팀잇]에서 마법사가 답했던 것처럼, 이제 [스팀시티]는 원피스의 실사판이 되었다.
'각각의 사람들이 현실을 살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 또는 온 몸 전체에 걸쳐서 품고 있는, 이루어짐만이 의미를 갖기보다 지닌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고 입꼬리가 올라가는 그 어떤 꿈' (@garden.park)
을 가진 이들이 항해를 시작하는 거다.
"있는 대로 모두의 꿈을 모아 목표를 향해 찾으러 가는 거야 / 너는 내 친구가 되고 싶니? / 우리는 항해 중!"
모여라! 가즈아!! 우리랑 놀자!!!
나랑 놀자
어디 가지 말고
그리울 틈 없도록
나랑 살자 아주 오랫동안
우리 같이 살자
나랑 아니면 누구랑 사랑 할 수 있겠니
나랑 아니면 어디에 자랑 할 수 있겠니
나랑 아니면..
마법사님!!! 조만간 떠나시는 군요 ㅜㅠ !! 조심히 다녀오세요~~~!!
이바라키현 이바라키
가시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