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시- 박경리/ 토지 1.

in #steemzzang12 hou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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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한다.

팔월 한가위는 투명하고 삽삽한 한산 세모시 같은 비애는 아닐는지,
태고적부터 이미 죽음의 그림자요,

쓸쓸하고 안쓰럽고 엄숙한 잔해 위를 검시하는 맴돌던 찬바람은
어느 서슬엔가 사람들 마음에 부딪쳐와서 서러운 추억의 현(絃)을
건드려주기도 한다.

  • 토지 1부 1권 서(序) 중에서-

제43회이달의작가상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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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저도 세번 읽었는데 감동은 했지만 세상사는 도저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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