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in #steemzzang19 days ago

집8.jpg

<향수>

---정 지 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안해가
따가운 해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1월9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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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게 시였나요? 그냥 노래로만 들어서....

흥얼거리게 되는... 아름다운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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