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RYPTO] 내가 크립토 생태계에서 떠나는 3가지 이유
안녕하세요, 디온입니다. 한 때는 미디엄에 올라오는 글들이 너무 많아서 매일마다 피드에 올라오는 추천 콘텐츠를 다 읽기가 벅차던 때가 있었는데, 한동안은 스티밋과 비슷하게 미디엄에서도 블록체인이나 크립토 관련 콘텐츠들이 자취를 감췄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비트코인의 Pre-Halving을 앞두고 시장에 다시 활기가 불기 시작하면서 제법 포스팅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시장의 회복과 반등을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오늘은 Coinmonk, Hackernoon, Altcoin magazine 등에서 프리랜서 마케터로 활동했던 한 분의 포스팅을 소개드릴까 합니다.
이미 제목에서 보셨겠지만, 해당 포스팅은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었던 업계 종사자가 크립토 생태계에서 지난 2년 동안 무엇을 느꼈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 원문 링크 : 3 Reasons Why I Am Leaving Crypto Now - by Jia Yung Lee
혹시 크립토 생태계에서 전일제로 일을 하고 계신가요? 혹시라도 그렇다면 전 지난 2년 동안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에 종사했던 사람으로서 이제 이 업계에서의 일을 그만두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때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여전히 크립토가 여러 산업의 시장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고 믿습니다. 특히 금융산업쪽에서는 더욱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소수를 제외하고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생각에 동의하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언제, 어느 수준에서 암호화폐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입니다.
향후 2년 내에 규제가 어느 정도 명확해지고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를 합법적인 자산으로 취급하기 시작한다면, 글로벌 경기 침체는 많은 개인투자자들로 하여금 위험 회피(헷지)를 위한 투자수단으로서 비트코인에 투자하게 만들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달러 기준으로) 6자리를 달성하는 상황을 목격하며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대중화되는 것을 목격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이러한 생각이 너무도 순진하고 망상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암호화폐의 대중화(매스어답션)을 보고 싶기도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단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지금이 암호화폐 업계를 떠나야 하는 때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적어도 암호화폐가 달성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하는지에 대한 3가지 이유에 대해서 소개드립니다.
#1. 수익성이 없는 암호화폐 기업들
ICO를 통해 특정 프로젝트가 며칠 또는 몇 시간 만에 수백만 달러를 모금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그렇다면 암호화폐 업계의 기업들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뭘까요? 바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ICO 또는 벤처캐피탈로부터의 자금 조달을 통해 상대적으로 긴 로드맵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는 프로젝트들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기업의 생존은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이념을 가지고 있는지, 다른 경쟁 프로젝트에 비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컨센시스나 비트메인과 같은 암호화폐 업계에서의 대기업들도 암호화폐 시장에 불황이 닥치며 임원을 포함해 많은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셨을 겁니다. 2019년에는 크립토 헤지 펀드들도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죠.
암호화폐 관련 제품들은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심지어 성공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성공을 달성하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2. 암호화폐는 끼리끼리 모여 있는 작은 무인도입니다.
혹시라도 암호화폐 관련 컨퍼런스에 3번 이상 참석해본 적이 있으시다면, 아마도 두세 번 정도 낯익은 사람들을 만나보셨을겁니다. 이는 암호화폐 생태계가 얼마나 작은지, 그리고 새로운 투자자나 인재들의 유입이 얼마나 없는지를 의미합니다. 적어도 매스어댭선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깨달으실 수 있을겁니다. 그래서 암호화폐 업계는 에코챔버(Echo Chamber)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에코챔버(Echo chamber) : 다른 성향을 가진 반대편의 이야기에는 귀를 닫고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들 끼리만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점점 고립되고 특정성향이 강화되는 것을 일컫는 말
암호화폐 관련 트위터들이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비트코인 지지자들(Bitcoin Maximalists)은 비트코인이 어떻게 현재의 은행 시스템을 붕괴시킬 것인지에 대한 트윗을 계속해서 날리고, 커뮤니티는 이 쓰레드를 지속적으로 지지하고 공유합니다. 일반인들에게 이런 트윗은 그냥 현행 화폐가 미래가 없다는 정도로의 이야기로 밖에 전달되지 않고, 결국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현실세계와 접점을 가지지 못하게 합니다.
더 큰 문제는 특정 블록체인 프로토콜 프로젝트를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이 경쟁 프로젝트를 깎아내리고 공격하는 모습을 보며 해당 블록체인 프로토콜 프로젝트가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믿게 되는 현상입니다. 사실 시스템을 개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함이 무엇인지를 알고 이것을 찾아 해결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다른 관점과 의견을 가지고 있는 외부인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사용자들의 참여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자정작용을 스스로 하기 전까지는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계속해서 고립되어 갈 확률이 높습니다.
신규 투자자들이 이 공간에 들어오지 못하는 주요 원인은 뭘까요?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일까요? 아니면 암호화폐의 엄청난 가격변동성 때문일까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새롭게 합류한 사람들이 빠르게 커뮤니티의 문화를 익히고 적응하도록 돕는 과정들이 쉬워지면 결국 매스어답션이 이뤄질 것입니다.
#3. 일부 개발도상국 위주의 기술채택
더 좋은 시스템이든 더 나쁜 시스템이든 이미 작동 중인 익숙한 시스템을 고수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시스템이 매우 비효율적이거나 뭔가 엄청난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사용자들은 딱히 대안을 찾으려고 하지 않게 됩니다.
암호화폐는 다양한 산업의 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을 제공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영역은 바로 금융산업니다.
현재 사람들이 뭔가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하는 정도까지 금융 시스템에 결함이 있는 곳은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베네수엘라의 국민들은 초인플레이션에 직면하여 매일 매일 생활필수품을 구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법정화폐의 엄청난 가치 변동성으로 인해 비트코인이 신뢰할 수 있는 가치 저장 수단이자 금융시스템의 대안으로 여겨집니다.
일본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들이 암호화폐 규제 정책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지만 선진국들을 일반적으로 새로운 유형의 자산에 대한 규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그리 시급한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선진국들의 국민들은 대부분 현존하는 금융시스템에 상대적으로 만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규제 정책 마련과 관련하여 이렇다할 진전이 없었기 때문에 암호화폐는 합법적인 것이 될 수 없었고 시장에서의 기술 채택 등의 진전 또한 불가능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각 국가별로 법규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침투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4. 마무리하며
암호화폐가 현재의 은행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는 일은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암호화폐는 현존하는 금융시스템의 대안 중 하나로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현존하는 금융 시스템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 계기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직업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단기적으로 암호화폐 업계가 굉장히 큰 성장이나 확장을 할 수는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이 업계를 떠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스팀 생태계에서도 그랬고 이오스 생태계에서도 그랬고 참 많은 분들이 이른바 탈블하여 크립토가 아닌 기존의 전통 시장의 커리어로 이직을 하거나 사업을 철수하며 이별을 고하곤 했습니다.
이 포스팅을 읽으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경험에서 나온 블록체인&크립토 업계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들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무작정 규제라는 테두리만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 크립토 업계가 에코 챔버에서 탈피할 수 있는 해법은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예리한 지적이네요. 저는 크립토계를 거의 모르지만 약간이나마 접했을 때 "일반인" 으로서 느꼈던 점들이기도 합니다.
저도 그냥 이쪽 세계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일반인 중 한 명으로서 비슷하게 느꼈던 점들이 많아서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았습니다. ^^
크..역싀 좋은 글을 공유해주셔서 너무 잘 읽었습니다. 갠적으론 암호화폐 자체로만 본다면 금융을 대처할 순 없다고 봅니다. 주식과 같은 부수입의 투자 목적이라면 몰라도 주요 화폐의 수준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죠. 그런면에서 보면 저자는 굉장히 많은 부분을 암호화폐에 몸을 담그고 보다보니 실망감에 이런 글을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블록체인 자체의 기술로 본다면 많은 기술들을 대처할 수 있을 정도로 활용성이나 범례가 넓겠지만 암호화폐로만 축소 시키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쉽진 않으리라고 보이네요.
뭔가 늅좐님의 진지한 댓글을 올간만에 보는 것 같네요 ㅎㅎㅎ :D 전통 금융시장의 대항마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이 나타나긴 하겠지만, 완전히 대체가 되기까지는 저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최근에 타다 관련 기사를 보면서, 기존 경제체제의 집권층이 어떻게 올라오는 사람들을 밟아대는지를 보니 더더욱.. ㅠㅠ
기존 시스템 대체보다는 귀속될 가능성이 클 것 같네요. 디온님의 글에 기존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
디온님 혹시 영상으로 찍어볼 생각은 없으신가요?
말씀 감사합니다^^ 가끔씩은 한 발짝 떨어져서 관찰을 하는 것도 참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영상 찍는거에는 재주도 없고 깜냥이 안돼서... ㅠㅠ
그럼 작성하신 포스팅 참고해서 제가 샘플 한 번 만들어봐도 될까요?ㅎㅎ
오우 얼마든지요! 그럼 저야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목만 보고 디온님이 떠나시는 줄 알았습니다!
제목에 낚이셨군요! ㅎㅎㅎ
두번째 항목이 가장 와닿네요. 저자가 지적한대로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상당히 폐쇄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자기 프로젝트가 최고라는 생각을 버리고 다른 프로젝트가 잘하고 있는 점을 본받고, 자기 프로젝트에서 개선해야 할 점을 찾구요. 커뮤니티 구성원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해서 다른 프로젝트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구요. (요게 참 어려운 일...)
수익성은..음 전반적으로 도박 댑 이외의 킬러 앱이 아직도 안보이긴 하는데 기존 서비스와 블록체인을 결합시키는 시도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서 시간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기술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생태계를 키운 프로젝트를 대기업이 인수하는 시도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세번째 항목은 크게 공감하지는 못하겠네요. 블록체인 기술로 일상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시도는 개발도상국이나 선진국이나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서요. 화폐로 접근하면 조금 다른 문제겠지만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건강관리 잘하시길.
뭔가 이더 vs 이오스 이런식으로 서로 조그만 우물 안에서 치고박는 일이 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아직까지 코딱지만한 커뮤니티 내에서 서로 헐뜯는 것 밖에 안되는 듯..
가끔 업계에 계신 분들이 하는 말 중에서
"BTC미만 스캠이다"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긴 역사 속에서의 분실 + 손바뀜도 무시할 수가 없고, BTC에 페깅되어 있는 마켓 크기가 커졌다는 점도 절대 무시를 할 수가 없긴 합니다^^
아니 디온님이 떠나신다니...
하며 들어왔는데 그건 아니군요
다행입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이야기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부기님도 낚이셨습니다!! ㅎㅎㅎ 제가 뭐 떠나봤자 스플린터랜드나 하겠죠ㅜㅜ
번역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폐쇠적인 성향, 공격적인 성향, 투기적인 성향, 돈을 버는 궁극적 목적을 ICO라는 전제로 제품없이도 미리 이루어서 목적성을 잃는 성향등등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좋은 글입니다. 그리고 이런 시기에는 꼭 있어야할 글이고요. 하지만 큰 그림을 보면 www의 버블 크러쉬 이후에도 비슷한 양상이였습니다.
www가 버블 이후에 PG, 물류, 커머스 전반으로 모든 분야를 뒤집어놓고 모바일로 전환되면서 일반인들의 삶에 깊숙히 침투하면서 문화, 소비, 커뮤니케이션까지도 변화를 시켰는데 버블 이후에는 그런 그림을 보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기와 단계라고 생각됩니다.
블록체인의 경우도 아직은 찾지 못한 킬러댑이 올것으로 생각됩니다. 그것이 비트코인이라는 형태로 이미 와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최근에 들었고요. 개혁을 당하는 주체들은 언제나 반항을 합니다. 그리고 변화가 이익이 있을 경우에는 그에 따른 움직임도 결국은 올것이라고 보고요.
계속 지켜보며 성장을 보는것이 현명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떠난다고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시점상 생업을 맡길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각자 해야하지만 (저도 암호화폐로 생업을 지탱하지는 않으니) 장기적인 투자관점에서는 놓쳐서는 안되는 기술 발전중 하나인것은 확실하다고 생각됩니다.
도박도 사업도 결국은 불법과 합법의 미묘한 경계에서 리스크를 얼마나 감내하는가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대박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될수도 있겠지만, 아직 규제의 테두리가 없는 곳에 생업을 맡기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 아닌가 싶네요. 저도 제이님 말씀처럼 기술의 성장추세나 트렌드는 계속 지켜보고 팔로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딱 지금 시기쯤부터 관심을 가졌어도 괜찮았을 것 같기도 하고.... ㅠㅠ
딱 지금 시기쯤 부터... 공감갑니다...ㅠㅠ
또르르...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제목에 약간 낚이긴 했네요. ㅎㅎㅎ
에코챔버란 내용을 보며 스팀잇이 많이 떠오르네요^^
거의 모든 크립토 커뮤니티들이 다 에코챔버가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ㅎ ㅠㅠ 본의 아니게(?) 낚이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