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ame #고통과위로

in #kr7 years ago (edited)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고통을 겪으며 시름하고 있는 사람과 이미 고통을 소화하고 치유한 사람.
종류는 다를지라도 모든 사람은 고통을 겪는다.
고통이 조금 치유되어 여유가 있다면, 괜찮다면 주위를 돌아보자.
함께 울어야 한다. 울지 않는다면, 이미 강자가 되어 약자를 괴롭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 이 일이 그대들과는 관계가 없는가. 아무도 위로하지 않는다.

#noname #고통과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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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아주 짧은 순간 토마토 꼭지에서 빗나간 칼끝은 이미 손가락을 후볐다.
칼과 토마토를 바닥에 팽개치고 주저앉았다.
핏방울이 툭툭툭 떨어지는데 차마 후벼진 손가락을 바라볼 수 없어 다른 데를 봤다.
그곳에 아침 햇살이 쨍했다. 콧등이 시렸다.

이렇게 힘이 잘못 들어가 피투성이가 돼버린 시절이 있었다.
잘못되었다고 느꼈을 땐 이미 잘못된 대로 너무 친숙해져 있어 돌이킬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 잘못됨을 껴안을 수밖에. 껴안고서 점점 더 잘못되어갈 수밖에.
거기에도 바닥이 있었다.
그 바닥까지 가지 않았다면 돌아올 수 없었을 것이다.<아름다운 그늘,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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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는다. 무서워하지 말자.
시간은 잔인하지만 공평하다.
잠들어 있는 것, 깨어 있는 것, 여기에 있는 것, 저기에 있는 것, 모든 것들 위로 흘러간다.
모두에게 어린 시절을 주고 모두에게 청년을 주고 모두에게 노년을 준다.
나와 그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니 무서워하지 말자.<아름다운 그늘, 신경숙>

3.예기치 않았던 슬픔이 있다면 또 예기치 않았던 기쁨도 있겠지.
그러겠지, 하는데도 끈질기게 소슬해진다.
우리는 서로 견디기 위해 서로에게 상처를 줄 거야.
나도 모르는 채 그에게 입힐 상처.
왜 그렇게만 생각해? 우리는 서로 견디기 위해 서로를 위로할거야.
나도 모르는 채 그에게 받을 위로.
꿈은 오로지 사라지기만 하는 건 아닐 거다.
육체는 오로지 낡아가기만 하는 건 아닐 거다.
사라지고 낡아가면서 남겨놓았을, 생에 새겨놓았을 비밀을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뿐일 거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함부로 살지 않는 일.
그래, 함부로 살지 말자. 할 수 있는데 안 하지는 말자.
이것이 내가 삶에게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적극성이다.
기어이 잊어야만 하는 일을 벌써 갖지 말자.
왔다가 가버린 것, 저기에서 진이 빠져 마침내 숨을 죽인 것, 여기에서 다시 생기를 줘 살게 하자.
시간에 빼앗기기 전까지 아무것도 잊지 말자.
겉도는 주장으로가 아니라, 이 흘러가는 시간의 무상함 속에서 그를 기억하는 직관으로.
<아름다운 그늘, 신경숙>

4.삶은 무지와 행위로 이루어진다. 모든 삶이 다 그렇다. 이건 변치 않는 진리다.
당신이 행복하건, 방귀를 뀌어 금가루를 분출하건, 복권에 당첨돼 요트를 사건 간에,
당신은 변함없이 자기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알지 못할 거다.
이걸 명심하라. 그리고 절대 겁내지 말라.
삶을 살아가며 나름의 가치를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이 단순한 사실이
이미 당신을 아름답고 성공적이며 사랑받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다.<신경끄기의 기술>

5.지금 이순간은 가장 적당한 때이다.
세상 일은 사실 모두 가장 적당한 때에 찾아온다.
다만 우리가 적당한 마음으로 그 일을 맞이하지 못할 뿐이다.
<너와 그리고 잠 못이루던 밤들,장샤오시엔>


+가까워질 수록 더 절절하게 전이되는 사람들의 고통,metoo와 withyou,
그리고 내 안에 있던 불안과 잠깐 끄집어내었다 넣어두며
넉넉한 여유와 굳은 믿음으로 함께 울고 위로가 되는 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가운데
접한 문장을 잘 정리되지 않지만 나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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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농님 필력과 어마무시한 독서의 양에 감탄을하며 우선 적습니다.

저는 현상황에서 도출된 모든 사태가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닌, 지금까지 있었던 우리 사회의 어두운 감추어진 부분이라 생각듭니다. 물론, 무조건 바뀌어야 하지요. 가장 슬픈건 이 어두운 부분을 고치고자 함에 있어서 상처받으신분들이 또 상처를 끄집어낸다는게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한 사람으로써 미안합니다.

전고통받으면혼자해결하려하는거같아요 혼자서아플만큼아팠다가다시회복되는..그런데그걸지켜보는사람들도힘들어하는것같더라구요 털어놓았으면도움이될텐데하구요 고통도함께나누면가벼워질까요 좋은글이예요^^

미투하기 적당한 때이지만 전 아마 당했던 일들을 함구하며 살 것 같아요. 가끔 술 먹고 눈물 글썽이다 맘 알아주는 이에게 그를 설명하며 개새끼라고 하는 정도로 저만의 미투를 할 것 같아요.

정말 많은 여성들이 불쾌감과 고통을 당했을거라 생각되요.
지금 밝혀지는 부분은 정말 일부이겠지요 ㅠㅠ
그 위로와 추스림을 당사자가 짊어져야 한다는 게 화가나면서도 슬픕니다ㅜㅠ
정말 개새끼네요......!!!!!

metoo 운동도 있지만 withyou 도 있군요. (부끄럽지만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 말 많고,추잡의 끝판을 보는 느낌이지만 이번 일을 통해 싹 깨끗이 정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려면 세상이 뒤집혀야 할라나요?

생각해보고 싶으나 어렵다고 느껴지는 ㅜㅜ 이번운동이 많은걸 가져올거라 생각되고 이운동이 나쁜일에 쓰여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ㅜ
신뇽님 남은 하루도 편안하고 웃음이 가득한하루되세요^^

신농님 오늘도 바쁘게 일하시나요?!?!?! 신농농을 기다리고 있습니다.!!!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장금님 오늘밤....ㄱㄱ?

지금 열심히 방송중이니 밤에 연락주세요 ㅋㅋㅋㅋ 제 카톡아이디 jjkc1 입니다.

nothing is perfect in this world, everyone has felt pain, but in different ways, but we have to rise to heal the pain we suffered. Your strong woman can surely cure any illness you are in love with already sharing @ xinnong

미투 운동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운동으로 변질되지 않고 악용하는 분들 없이 좋은 취지의 운동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ㅎㅎ

고통받는 사람보단 위로 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현실은 농농치가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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