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1월 04일
연초부터 도원장이 술 한잔 하자 연락이 와서 출근 이틀 째 거나하게 한잔하고 왔다. 대리운전을 해서 오는데 푹 잔 것 같다. 엄니가 끓여주는 라면을 먹고 시원한 국물에 속을 달래며 담배 한 대 피고 또 일기를 쓴다. 자기 전에 쓰지 않으면 내일은 수업이 겁나게 많은 날이라 못 쓸 것 같다.
스팀잇에 들어와보니 뭐 난리도 아니다. 즐거운 축제가 정말 시작된 듯 뉴비들의 글이 넘쳐난다. 스팀잇 원로들이 바라던 그런 시기가 찾아온 듯 하다. 스팀 가격도 폭등을 하고. 그렇지만 항상 투자는 신중하게 해야한다. 과거 유진기업이라는 주식이 들썩 거릴 때의 이야기다. 전 재산을 걸고 주식을 하는 이들을 보며 너무 안타깝고 걱정되고 그래서 오지랍 넓게 서로 위로하며 달래가며 그리고 전략도 설명해 가며 함께 긴 시간을 보낸 적도 있는 듯 하다. 결국 대부분이 떠나갔지만 존버한 이들은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시기가 찾아왔다. 그리고 그 시기가 되었을 땐 막상 옛 벗들이 모두 떠난 다음이었다. 존버도 좋지만 게임에서는 항상 딴 돈으로 도박을 해야한다. 도박이란 표현이 죄송스럽긴 한데, 별다른 공부없이 이 판에 들어온 이들에게는 작은 수익에 만족하며 너무 큰 모험을 해서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투자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도 나와 비슷한 견해를 제시한 듯 하다.
투자 얘기는 이쯤 하고. 도원장이랑 술 자리를 가지려 하는 데, 도원장 제자들이 마침 보였다. 그 중 한 친구는 또 이번 수능을 망쳤다고 한다. 그리고 부모님께 죄송스런 마음으로 대학을 그냥 가야할지, 다시 한 번 도전해봐야 할지 갈등을 하더라. 섣부른 조언일 수 있으나 젊을 때는 부모님께서 만약 여력이 된다면 본인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해보는게 어떤지 이야기했다. 40대가 되어 몇 억씩 말아먹는 이들도 있으니 너무 미안해하지 말고 1년 더 공부하는 데 투자한다면 그 자체로도 보람이 있을 것이고, 하다 못해 반수라도 해서 글을 보는 눈이 뜨이게 되면 수학은 모르겠으나 국어나 영어는 그 자체로 실력이 늘 수 있다고 먼저 공부한 입장에서 가볍게 조언을 해주었다. 나도 최근 국어공부를 다시 해 보는데, 그곳에 실린 지문들을 읽으며 나도 그런 글을 쓸 수 있을까 부럽기도 하고 그런 마음으로 즐겁게 읽어 본듯 하다.
중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난다. 아마 지금은 정년퇴직 하셨을텐데, 수필은 최소 40 정도가 되어 쓰기 시작하란 말씀을 하셨다. 인생을 어느 정도 산 사람의 글이 가지는 힘을 강조하신 듯 하다. 어설픈 넋두리나 하고 있는 나는 아직은 그 경지에는 이르지 못한 듯 하다.
그래도 즐겁다. 이렇게 일기를 쓸 수 있다는 자체가. 늘상 하는 말이지만 하루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그 자체가 정말 행복한 삶의 조건 중 하나이다. 밤낮없이 일하면서 그저 한 숨 더 자는 게 소원인 분들도 많을거다. 군생활을 다 해보지 않았던가? 자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지.
축제의 장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다. 축제가 끝나면 또 한 번 시들해지는 때가 오겠지만 실망하지 말고 자기 자리를 지키면 다시 찾아오는 이들이 이렇게 말할거다. 이 양반 아직도 여기서 이러고 있네. 뭐 어떤가? 돈이 세상의 전부는 아닐거다. 그러니 돈도 벌고 글도 쓰며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벗들도 만나는 이 공간을 우리가 직접 만들어 나갈 수 있으니 스팀잇은 정말 애정을 가지고 가꾸어 볼만 하다.
난 낯가림이 심하다. 그리고 나를 드러내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 곳에서 6개월 이상 댓글을 주고 받고 보팅을 주고 받은 이들을 직접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생긴다. 일반인들과 다른 스케줄이지만 여유가 되면 분명 만날 기회가 있을거다. 그 날을 기약하며 난 한 숨 푹 자고 또 열일을 해야겠다.
워매... 내일 1시 수업인데... 체력도 옛날같지 않은데 얼른 자야겠다. 연초부터 들뜬 분위기인데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 앉히고 생업의 활력소로 이곳을 마음껏 활용했으면 한다. 나부터 그러면 건강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 하다. 가즈앗!!
초등학교 영어선생님 대단합니다.
아이들 가르치는게 쉽지 않던데
저도 낮가림 심한데 태연한척 하려해도 힘들더라구요 결국 친한사람만 만나게 되고, 같이 노력해서 새해에는 좀 더 변화되길 바래요. 가즈앗~~
초등학교는 아니고 학원 선생입니다. 어찌했든 가즈앗!!
글올리시고 아직도 댓글을 다시는걸 보니 출근은 포기하셔야겠습니다~ 팔로우합니다 ^^
이 정도에 출근 못하면 프로가 아니죠~ 수업동영상을 인증샷으로 올려야겠네요 ㅋ 가즈앗!! ^^
글은 아무 때나 쓰면 됩니다.
어려서부터 쓸 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국민학교 6학년때부터 (숙제 때문이었기는 하지만)
쓰기 시작한 것 같네요.
어린이가 쓴 글 중에도 명문이 많으니
나이가 문제는 아닌 듯 싶습니다.
물론 나이가 들 수록 글이 깊어지기는 하겠지만요.
ㅎㅎ
상대방의 눈높에서 글을 써야 좋은 글이 나오는 걸로 봐서는
남을 가르쳐 본 경험이 많을 수록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을 가르치는 게 직업은 아니지만, 학생 때부터
친구들을 비롯해서 많이 가르치고 설교도 많이 해 본 경험이 있네요.
네~ 작가님 말씀대로 열심히 쓰는 습관을 들이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가즈앗!! ^^
학원 선생님은 글을 쓰기에 좋은 직업인가요? 불현듯 궁금하네요 ㅎㅎ 하긴 이것도 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지만...
네~ 상황에 따라 다르죠~ 자기 분야 글을 쓰긴 좋은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