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천관산-5 연대봉(煙臺峯) 정원암(庭園岩)
장흥 천관산-5 연대봉(煙臺峯) 정원암(庭園岩)
산 정상에 올라가면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는다. 어차피 내려갈 껄 왜 힘들게 올라갔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게 인생이다. 절대 권력자도 정점에서 계속 머무를 수는 없다. 언젠가는 죽을 목숨 살아서 뭐하느냐고 자살하는 사람은 신이 준 계명을 위반하는 것이다.
인간의 생과 사의 비밀은 아직 풀리지 않은 비밀이다. 태어나는 게 우리의 의지대로 되지 않았듯이 죽는 것도 우리 의지로 죽어서는 안된다. 하늘에서 부를 때까지 아름다운 지구라는 별에서 열심히 놀고 있으면 된다. 인간이 뭐 특별한 존재는 아니다.
전라도의 땅끝 마을 장흥이 낳은 조선후기 천재 실학자 존재(存齋) 위백규(魏伯珪:1727~1798)는 지제지(支提志)에서 천관산은 크기에서는 두류산, 무등산에 뒤지지만, 영묘하고 기이한 것으로는 그들보다 앞서며, 금강산, 묘향산을 다녀온 사람도 천관산에 오르면 이런 산이 있었구나 하고 감탄한다고 적고 있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능선의 거대한 바위들은 이름없는 바위가 거의 없다. 종을 닮은 종봉, 나이든 중 모습을 한 노승봉, 기둥인 천주봉, 책을 쌓아 놓은 모습의 대장봉 등은 모두 위백규 선생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연대봉(煙臺峯)
높이 723m의 천관산의 정상으로 옛 이름은 옥정봉(玉井峯)이다. 고려 의종왕(서기 1160년대)때 봉화대를 설치하여 통신 수단으로 이용하였고 이후부터 봉수봉 또는 연대봉이라 불렀다. 멀리 보이는 3면이 다도해로 동쪽은 고흥의 팔영산이, 남쪽으로는 완도의 신지 고금 약산도 등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맑은 날에는 남서쪽 중천에 한라산이 보이고, 남해안 다도해, 영암의 월출산, 장흥의 제암산, 광주의 무등산, 담양의 추월산이 보인다고 한다. 수십개의 기암괴석과 기봉이 꼭대기 부분에 삐죽삐죽 솟아 있는데,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 하여 천관산이라 불렀다.
정상부근으로 억새밭 5만여평이 장관을 이루고 능선따라 기암괴석의 암봉들이 진치듯 나열하고 있다. 매년 가을 이곳 천관산 연대봉에서 산상 억새능선 사이 약 4km 구간에서 "천관산억새제"가 개최된다.
정원암(庭園岩)
정원석을 닮았다고 해서 정원암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정원에 놓이는 바위가 어떤 바위인지에 대한 기준이 없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기가 그렇지만 이런 거대한 바위를 정원에 두려면 정원이 정말 넓어야 할 것 같다. 누가 옮겨 준다고 해도 우리집 정원에는 둘 자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