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스팀에 대한 자잘한 생각들
#1 역시나 스팀 가격이 바닥을 향해가니 잠잠했던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KR의 많은 분들께서 적어주셨다.
개인적인 시각으로 분리를 해보자면 가장 날카로운 비판을 해주신 l-s-h님의 글 (코인비평) 스팀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 1편 베들레헴 철강이 주는 교훈이 있었고 또 다른 끝에는 나름 낙관적으로 얘기를 풀어놔주신 clayop님의 글 스팀 시세는 왜 부진할까?이 있었다.
투자자와 증인의 날선 토론은 스팀잇 역사상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한동안 크립토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을 겪는 도중 다들 테이스팀과 같이 점잖은 글만 올리다 오랜만에 열띤 토론이 벌어지니 마음이 조금 아프기도, 또 한편으로는 아직도 스팀에 애증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팀잇을 처음에 가입했을 당시에는 양쪽 말이 다 맞는거 같아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이곳 생활이 1년이 넘자 나도 나름대로 생각이 정리가 되었다.
나는 좋은 말로 하면 낙관론자고 나쁘게 말하면 행복회로를 돌리는 '흑우' 이기에 기본적인 논조는 clayop님과 동의하는 부분이 많다. 직접 만나뵌 적은 없지만 그럴 기회가 언젠가 생긴다면 아마 삶과 철학에 있어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본인이 투자자이기 전에 증인이고, 또 스팀 블록체인의 탄생과 함께하신 분인만큼 나중에 합류한 유저나 투자자들의 마음을 100% 이해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반면 l-s-h님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전반적인 철학 및 논조의 차이 때문에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다들 하하호호 웃으며 가즈아를 외친다고 스팀의 문제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스팀 블록체인은 전대미문의 위기를 겪고 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쓴 것처럼 이런 때일수록 l-s-h님과 같이 날카로운 지적을 해주시는 분들의 의견을 경청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면에서 나는 blockchainstudio님께서 적어주신 시스템의 문제이지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글이 마음에 와닿았다. 논리적으로 현 상황을 분석하되 조근조근 본인의 시각을 적어주신 균형잡힌 글이 마음에 들었다. 읽기도 쉽고 또 받아들이기도 편했다.
#2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KR 내에서 이런 토론은 필요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모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런 토론을 통해 흩어져 있던 의견이 합해지며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사실 여기 계신 대다수의 분들은 스팀 블록체인의 문제의 근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셀프 보팅을 열심히 하는 "이기적인" 고래들이 물론 KR에도 있지만 대놓고 이 블록체인을 채굴장으로 활용하는 외국의 고래들에 비하면 정말 양심적인 편이다. Clayop님을 "본인의 이익만 대변하는" 증인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철학은 다를지언정 KR을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한 점은 인정해야 한다. 그 노력이 충분하냐 아니냐는 다른 문제지만 채굴한 스팀을 바탕으로 담합을 일삼고 이를 통해 보팅사업을 펼치는 다른 증인들에 비하면 그래도 믿을만한 분이라 생각된다.
#3 사실 주노님께서 적어주신 글 kr 탓이 아닙니다. 가 우리가 모르거나 간과하는 어두운 진실을 말해주고 있다.
스팀의 가장 큰 "적폐"는 바로 초창기에 편법을 통해 대량의 스팀을 채굴해간 스팀본사와 지인들이다. 스팀이 시작되었을 무렵 다른 코인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이 채굴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있다. 하지만 Ned와 Dan은 탈중앙화가 된 형태보다는 본사가 어느정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블록체인을 추구했고, 이를 위해 여러 편법을 써서 본인들과 뜻이 같은 유저들이 더 원활하게 채굴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에 이른다.
이는 결국 스팀 본사와 소수의 고래들이 시스템 전체를 장악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물론 중앙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고래들은 Proof of Brain을 abusing 하며 스팀 블록체인을 거대한 채굴장으로 사용하며 얻은 스팀파워를 보팅봇에 임대해 장사를 벌이고, 또 엄청난 투표권을 통해 증인들마저 손아래 두었다. 권력의 견제가 핵심인 블록체인에서 제왕이 등장해버린 것이다.
스팀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KR의 고래들이 이기적이어서도 아니고 한국 증인들이 못나서도 아니다. 초창기에 편법 채굴을 통해 썩은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저 세력들이 매일 발생하는 스팀을 거래소로 팔아제끼고 있기 때문에 힘을 못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토론을 하는 것은 좋으나 서로의 기분이 상하지 않았으면 한다. 영화 굿윌헌팅에서도 말했듯 우리의 책임이 아니다.
#4 가격이 유지가 될때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하락장을 통해 SMT 개발이 무기한 연장되고 스팀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이 상황은 분명 절망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갖고 있는 스파를 다 털고 이 배를 탈출해야 하는가? 결국 그런 상황에 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직까지 희망이 있다고 본다. 어둠 속에서도 이 커뮤니티를 위해 발벗고 나선 여러 사람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을 믿고 스팀의 미래에 대해 도박을 했고 추가로 스파업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일단 커뮤니티에 엄청나게 공헌을 한 Aggroed와 그의 개발진들이 있다. 스팀 몬스터즈로 시작된 그들의 행진은 스팀엔진이라는 새로운 활력소를 탄생시켰고, 결국 본사에서 손을 놓고 있었던 SMT도 ND SCOT을 통해 베타 버전을 내놓게 되었다.
물론 아직 완벽한 탈중앙화 방식이 아니긴 하지만 스팀을 기반으로 한 토큰을 발행시켜 각자의 커뮤니티를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은 엄청난 일이라 생각된다. 커뮤니티도 이에 동의를 했는지 Aggroed는 스팀잇 본사와 연관이 있다고 추정되는 Freedom과 BlockTrades의 투표를 받지 않고도 당당히 상위 20위 증인으로 올라서게 된다.
그리고 스팀 엔진을 기반으로 여러가지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계신 분들이 KR에 많이 있다. 이분들이 그리는 큰 그림에 적극적으로 동의를 하고 조금이라도 힘을 실어주고 싶다. 이 부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은 다음 글에서 정리해보고 싶다.
#5 사실 나는 스팀잇 본사가 유지비를 감당하기 위해 스팀을 시장에 파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다만 불만이 있다면 라이트 코인의 찰리처럼 전고점이 아닌 스팀 시세가 바닥을 길때 물량을 털어놓고 있다는 점. 그리고 던지고 있는 대다수의 코인이 보팅봇 사업 등에서 발생하는 것인만큼 뒤가 구리다는 점이다.
이 악의 고리를 끊기는 쉽지가 않아 보인다. 방법이 있다면 (1) 스팀 시세가 더 떨어져 팔아야 할 코인의 갯수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힘이 줄어드는 것, (2) 보팅봇이나 채굴을 일삼는 고래들을 다운 보팅으로 공격하는 것, (3) KR의 프록시를 모아 이들에 대항하는 새로운 세력들을 증인으로 올리는 것이다.
저쪽이 가진 스파양이 엄청난 만큼 어느쪽이던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연어님께서 Proxy Token을 통해 비슷한 생각을 구상하고 계신 만큼 조금씩 스파업을 하며 지켜볼 예정이다.
본사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나지만 이번에 발표된 MIRA 만큼은 좋게 보고 있다. 본사의 역할은 국가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판을 짜고 인프라를 깔아 개발자 / 사업자들이 마음 놓고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다른 글을 통해 적어보겠지만 MIRA가 스팀 블록체인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이라 생각된다.
#6 길게 글을 썼지만 논지는 간단하다:
- 스팀 블록체인은 망하지만 않는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아직은 망할것 같지는 않다
- 우리끼리 소모적인 논쟁을 하기보단 격려를 해줬으면 좋겠다. 진정한 적은 바깥에 있다
- 절망적인 상황속에서도 새로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변화를 이끌고 있는 소수의 분들에게 참 감사하다
- 밤이 어두울 수록 밝은 별은 더 빛난다. 이 긴 밤이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만약 이곳에 계속 계실 생각이라면 그때까지 함께 잘 버텨봤으면 좋겠다
#7 기분 전환도 할겸 프로필 사진을 바꿨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1년이 지난 아직도 스팀잇의 UI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물론 스팀잇은 스팀 블록체인의 아주 일부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여기에 대한 생각은 다음에...
menerva님처럼 글을 쓰면 누구도 감정이 상할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조심성과 배려가 깃들어 있어서
딱딱할 수 있는 글도 이렇게 유~하게 읽힐 수 있구나 싶었네요.
전달하시는 글 잘~~ 읽었습니다.^^
주노님께서 좋은 글을 써주셔서 저는 그냥 수저만 올렸습니다 ㅎㅎ
리스팀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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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 님의 식견도 차차 들어보고 싶네요.
곰돌이가 @menerva님의 소중한 댓글에 $0.017을 보팅해서 $0.006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4604번 $52.109을 보팅해서 $58.466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그 동안에 올라온 스팀잇 관련 글들을 총정리해주셨네요. 저도 스팀잇이 언젠가 날아오를 꺼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뵙는데 개발도 하시는 능력자시군요 ㅎㅎ 자주 뵙겠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저는 코딩하는 개발자이지만, 글 잘쓰는 분이 제일로 부럽습니다!
곰돌이가 @menerva님의 소중한 댓글에 $0.016을 보팅해서 $0.007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4605번 $52.125을 보팅해서 $58.473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스팀엔진이 활성화될수록 보팅봇 사업은 돈이 안될 것 같아요. 이유를 설명하기엔 지금 머리가 너무 안돌아가서...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보팅봇은 정말 제가 생각하는 생태계의 최악이라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한국증인이 다른 증인과 크게다르지않은 행보를 햇다하더라도 kr을 위해 나름 신경을 많이 쓴것도 인정을 해야한다고생각은 듭니다..가격이 떨어지니 얘기가 나오는건 당연하지만..원초적인 문제는 스팀본사와 코인의 하향기라는게 제일크죠
저도 개인적으로 뉴비시절 증인께 혜택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팔이 안으로 굽는것 같네요. 원초적인 문제는 따로 있죠.
글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네요.
최근에 올라왔던 글들을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논지 부분도 공감이 되네요.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격려가 필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MIRA를 통해서 노드운영비용 감소 및 네트워크 안정성을 높여놓고 SMT를 시작하려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봅니다.
(초기채굴자들의 막대한 스팀파워만 좀 분산이 잘 되었으면 금상첨화일텐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쉽네요..^^;)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이번 jjm 카톡방을 통해 새로운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됐는데 유스미님도 그중에 한분입니다. 앞으로 재미나는 생각 많이 교류하길 바랍니다 ^^
Hi, @mener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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