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않은 충고에서 나를 지키는 법.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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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서 예기치 않았던, 우리가 요청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충고의 공해는 실로 크다. 누구나 타인의 충고로 인해 순식간에 난쟁이가 된 느낌이나 순식간에 빈 껍데기가 된 허수아비가 된 느낌 혹은 올무에 걸린 듯한 답답한 느낌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타인의 충고는 우리 자신에게 이토록 힘이 세다. 그것은 스트레이트로 날린 펀치처럼 우리 존재의 중심을 흔들어 내 팽개친다.

충고가 이토록 힘이 센 이유는 충고가 실제로는 충고하는 그 자신을 위한 것인데도 마치 상대방을 위하는 것처럼 위장된 폭력이기 때문이다. 충고는 교묘하게도 선의를 가장하고 있다. "너를 위해, 너를 돕기 위해, 나누기 위해"와 같은 그런 착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래서 오랫동안 충고란 것은 그 가면 속에서 우리를 괴롭혀왔다.

요청하지 않은 조언이나 충고는 선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충고를 하는 자의 에고가 자신의 존재감을 강화하고 자기 정체성을 높이기 위해 하는 행동일 뿐이다. 충고하고 가르치는 자의 위치를 점하고 싶은 것이다. 상대를 가르침이 필요한 위치로 떨어 뜨리고 그 위에서 자신을 돋보이고 싶은 것이다.

실제로 상대방은 충고나 조언이 필요한 가엾고 불쌍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충고자 그 자신이 충고를 하기 위해 상대방을 그렇게 규정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상대에게 충고를 하는 즉시 충고자의 내면은 상대를 도움이 필요한 더 낮은 처지의 사람으로 규정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폭력이다. 또 에너지 강탈이다. 충고 이후에 일어나는 것을 보면 그런 충고는 정체성이 약한 사람에게 고통을 주거나 혹은 정체성이 약한 사람의 정체성을 무너뜨려 자기에게 의지하게 한다. '봐, 나는 알고 있는 사람이야. 너는 모르지? 그러니까 나에게 묻고 나에게 의지해!' 혹은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이라도 그렇게 불쑥 들어오는 폭력으로 순식간에 지옥에 떨어진 느낌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충고하는 사람들일수록 진짜 도움을 요청하면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면 돕겠다고 나서면서 도움을 요청하면 입을 닫고 먼 산을 바라보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정말 상대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는 오히려 숨긴다. 그는 상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충고는 그 자신만을 위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왜 충고를 받아들이지 못하니?' 하면서 자기 자신의 에고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면서 상대방을 수용성이 없는 옹졸하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은 더더욱 이기적이고 사악한 행위다.

그러나 정말로 충고를 주어야 할 때도 물론 있을 것이다. 정말로 정직하고 진실한 단 한마디가 그를 도울 수도 있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같이 모르는 상태에서 돕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그리고 혹시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들지만 정말 상대에게 도움이 될지 어떻게 알까? 모른다고 그냥 모른 채 하고 방치하고 외면하고 '모르쇠'로 살아가는 것 또한 맘이 편치 않는 일이다.

우리는 서로 또한 도와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정말로 상대를 염려하여 돕고자 할 때는 우선 '상대방을 자기 자신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고 그 문제 해결을 위한 충분한 힘과 존엄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 봐야 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상대가 내 아이이든 배우자든 친구든 모르는 사람이든 마찬가지다. 보통의 충고란 '상대방의 그 존엄을 무시하고 짓밟고 내가 해결해줄게!' 하고 끼어드는 폭력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엄밀하게 생각해 봐도 우리가 우리 자신의 문제든지 타인의 문제든지 정말 완벽하게 제대로 해결하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언제나 빅 에고의 환상에 사로잡혀서 자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한다.

그렇게 상대방에 대한 온전한 자기 삶의 주권과 결정권 그리고 선택권이 있음을 바라보고 나면 우리는 조심스럽게 제안하게 된다.

' 혹시 도움이 필요하신 가요?'

'혹시 저에게 생각이 있는데 말해도 될까요?'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세요. 제가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찾아볼게요.'

'내 생각은 이런데요. 혹시 말씀드려도 될는지요. 물론 제 생각일 뿐입니다.'

어떤 강요나 부담도 없이 온전히 상대방앞에 하나의 선택지를 더 놓아두는 것으로 충고나 조언은 비폭력적으로 비 침해적으로 진짜 상대를 돕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상대가 내 충고나 조언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고 마음이 불편해진다면 그것이야 말로 자신이 전적으로 상대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에고의 의도에서 충고한 것이다.

요청받지 않은 조언이나 충고가 불편하고 때로 마음에 고통까지 주는 이유는 그 충고나 조언 보다도 그 충고나 조언 이면에 전제되어 있는 내 자아 정체성을 약하고 낮고 무지하게 보고 그렇게 규정한 것처럼 느껴진데 있다. 이것이 우리가 함부로 된 조언에 작아지고 짜브러지고 짓밟히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래서 만약 요청하지 않은 충고로 마음이 불편하다면 그런 무의식적으로 선의로 위장한 전제를 의식적으로 끌어올려 의식 차원에서 분명하게 거절하면 된다.

보통은 이런 전제를 의식 속으로 분명하게 가져오지 못하면 불편해하면서도 그 충고나 주언이 주는 부정적인 내 자아 정체성에 대한 암시를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그러면 조언이나 충고를 받으면 받을수록 내 정체성은 부정적으로 변하고 나약해지고 흔들릴 것이다. 만약 요청하지 않았고 도움이 되지 않는 충고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다면 이렇게 생각하자.

'그는 그의 입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뿐이고, 그것은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것은 당신 자신을 위해 하는 충고 행위일 뿐이다. '

'그는 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 그는 나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다.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그의 착각일 뿐이다.'

'그는 나를 이런저런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규정하고 있다. 불쾌하다. 그러나 그의 생각과 그의 규정은 그의 책임이고 그의 상태를 보여 주는 것일 뿐이다. 나는 다만 '아니다'라고 말하면 그뿐이다. 내가 그의 생각과 규정 혹은 결론을 책임질 필요도 나와 연관 지을 필요도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으로도 상대가 던지는 내 자아 정체성을 함부로 규정하는 올무에서 훨씬 넉넉하게 벗어 날 수 있다.

사람은 상대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것은 대단히 강력하게 무의식에 잠재된 것이다. 상대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곧 자기에게 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에고는 언제나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기회를 찾고 있다. 자기 자아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무의식 속의 에너지적 차원에서 에고는 언제나 이런 밥이 될 대상을 찾는다.

폭력은 무의식 속에서 언제나 먼저 일어나는데 마치 동물들이 더 작은 동물들을 잡아먹듯이 무의식 속에서는 에너지 적으로 자기보다 약한 정체성을 가진 상대를 잡아먹는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적으로 다양한 폭력과 공격성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는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또한 그 영향력을 획득한다. 모두들' 너를 위해' 혹은 '세상을 위해'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그러나 사실상 진실한 동기는 그 자신을 위해, 즉'나를 위해' 서다.

타인의 정체성 강화를 위한 밥이 되지 않고 나를 지켜내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물론 긍정적인 영향력은 스스로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하여 자기 발전의 힘으로 사용하면 된다. 조언이 필요하면 그래도 온전히 나에게 귀 귀울인 후에 온 마음을 다해 조언을 줄 상담가나 코치를 찾는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어찌 되었든 조언이나 충고는 요청하고,요청받고 또 제안하고 하는것이 지극히 상식적인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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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isis-lee님 안녕하세요. 써니 입니다. @easysteemit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아 정말 감사합니다. 천천히 한분 한분 모두 방문하여 글을 읽도록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공감합니다. 그러나 받는 사람입장에서도 괴롭겠지만 귀를 여는 습관을 가진다면 취할건 취하고 버릴건 버리면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충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건 내가 아니라 타인이니 모든 갑작스런 충고가 폭력은 아닐거라 생각됩니다. 그 중엔 진심어린 지혜들도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네 같은 마음입니다. 좋은 조언은 언제든지 마음을 열고 들어야지요 좋은 하루 되세요

속이 뚫어 ㅍ ㅓㅇ! 하는 느낌 받은 분들이 꽤 있을거에요.
그렇게 선의를 가장한 폭력과 무례를 행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죠.
고맙습니다. 이시스님!

고맙습니다.

공감합니다. 충고는 받기 싫어하면서 잔소리 같은 충고는 하려고 하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isis-lee님 스팀잇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스팀잇 정착을 도와드리기 위하여 @asbear님의 부탁을 받고 찾아온 @easysteemit 입니다. 힘찬 출발을 응원하는 의미로 서포터 보팅을 해드립니다. 그리고 더 많은 분들에게 소개해 드리기 위해서 @krguidedog을 통해 @홍보해 드립니다.

[이지스팀잇]

@easysteemit은 처음에는 낮설고 복잡해 보일수 있는 스팀잇을 더욱 쉽게 접할수 있도록 만들어진 스팀잇 안내서입니다. @easysteemit 을 팔로우하시고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익혀보세요! 스팀잇 활동이 더욱 더 즐거워질거에요 :)

다녀 왔습니다. 넘 감사합니다.

충고는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가 되요

맞아요. 어떨땐 똥 싸고 나서 뒤를 못 닦은 그런 느낌 들때도 있어요 어려운 일이죠 저는 원칙이 있어요 요청 받을 때만 한다. 그리고 받아들이건 말건 그건 상대의 자유....그러고 나서는 편하게 지냈는데 근래 아직도 갑작스레 충고하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는것 같아 글을 써 보았네요^^

충고라는건 조심하지 않으면 친한사이에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이게 진심어린 충고의 경우는 괜찮은데 일방적이기만 한 충고는 상처만주고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은거 같습니다.
반성하고 갑니다.

첫 보팅을 받아서 넘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제 첫 보팅은 어제 다른분께 드렸네요^^ 저도 친추하고 보팅 드릴 찬스찾아 보팅드릴께요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충고에 대해서는 다들 아픈 기억이 있으시군요

찬스 찾지 않으시고 편안하게 방문해주셔도 좋습니다~ 블로그는 언제나 열려있으니까요 ^^

네 댓글달고 바로 다녀왔습니다. ^^ 자주 갈께요

제 자신을 돌아보게하는 글이네요.
아이에게 하는 잔소리부터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살빼는 것 만큼이나 쓸데없는 말 안하는것도 어려운것 같아요.
이시스님 덕분에 좋은 계기를 갖게 된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뜨끔한 내용이 많네요...
상관이라고 너무 간섭한것은 아닌지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좋은 글 많이 써 주세요.

고맙습니다. ^^ 방문하여 친추하고 보팅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