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일 밖에 몰랐던 나의 아버지

in #kr6 years ago (edited)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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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의 나는..
아버지를 무척이나 미워했다.

매일 매일 너무 바빠서..
얼굴도 잘 볼 수 없었을 뿐더러..

쉬는 날에는.. 하루종일 잠만 자고..
우리와 잘 놀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말로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데다가..
무뚝뚝하기만 한.. 전형적인 경상도 싸나이.

왜 그런 우스개 소리도 있지 않은가..
경상도 남자가 집에 오면.. 딱 세 마디를 하는데..
“애들은?”, “밥 줘!”, “자자!!” 라고...

우리 아버지가 딱! 그랬다.

그러니 어린 내 눈에는..
그런 아버지가 결코! 좋아보일 리가 없었다.

오죽하면..
왜 엄마는 아빠 같은 사람과 결혼했냐고..
나는 절대로 아빠 같은 사람과는
결혼하지 않겠다! 고 했었을까...

그런데.. 이제와 돌아 보니...
그렇게 생각했던 나의 철 없고 어리석음에..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다. ㅠㅠ

이때의 아버지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렸음에도..

도와주는 일가친척 하나 없이..
부양해야 하는 처자식이 무려 다섯.

그 책임감에..
정말 밤낮없이 무식하게 일만 했고..

그러다보니 기진맥진..
한 달에 한 두 번 쉬는 휴일에,
잠만 자더라도 잠이 부족했을텐데...

그땐 그런 걸.. 도저히 알지 못했고..
전혀 이해할 수도 없었던 것 같다.

우리 아버지는 정말 사무실과 집. 밖에 몰랐다.

옷도.. 계절별로 단벌 신사..

해어져서 버릴 때까지..
옷 한 벌을 거의 유니폼처럼 입고 다니셨다.

내가 아주 어릴 때는 가끔..
아버지가 술, 담배를 하시는 모습을 봤던 것 같은데..

그것도 내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무슨 이유에서 였는지.. 완전 딱! 다 끊어버리시고..
이후로 지금까지.. 전혀! 입에도 대지 않으셨다.

도대체 무슨 삶의 낙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일만 하는 단조로운 삶..

한 인간으로 바라보면.. 너무나도 가여운데...

이제는.. 그런 아버지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우리 가족이 있을 수 있었음을 알기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아버지.. 정말로 감사하고..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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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일을 해보니... 아빠가 정말 대단해 보여요 ㅠㅠㅠ

그쵸... 우리 아버지들은 정말로 위대한 것 같아요!!
그걸 자식들이 너무 몰라주고.. 알아도 늦게 알게 되어서..
그런 면에선 불쌍하기도 하구요...

@hwangmadam 님의 글을 읽고 나니 아빠가 보고싶어지네요 전화한통화 드려야겠어요

좋네요^^ 저도.. 부모님께.. 따뜻한 말 한 마디의 효도라도..
자주 하면서 살아야겠다..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좋네요^^ 저도.. 부모님께.. 따뜻한 말 한 마디의 효도라도.. 하면서 살아야겠다..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어떤 마블 히어로도 아버지를 뛰어 넘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천프로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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