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광고 포함] 담백허니, 감미로운 그 남자의 목소리

in #kr7 years ago (edited)

담백허니, 감미로운 그 남자의 목소리

그의 가을은 잿빛, 여라우


전기현 낭송 [지울 수 없는 얼굴/고정희]


그 시각이면,
미리 코딩된 알고리즘처럼 라디오는 온이 되어 흐르고
소리의 파장이 벗어나지 않는 곳에서
나 또한 알고리즘되어 설거지를 하거나 쌀을 인다.
한번씩 흥얼흥얼대나 얼굴은 무표정을 표정지을 뿐,
예측 가능성을 벗어나지 않는 판에 밖인 듯한
그녀의 코딩 스타일은 따분하다.

DJ는 노래를 소개하거나 책을 읽거나
하릴없이 까르르 웃거나 하지만
그 어떤 소리도 머무르지 아니하고
그저 개숫물 밥풀 몇알과 뒤채이다 웅웅 흘러 갈 뿐.

허나 이 남자, 전기현님은 유일한 예외!
시 읽어주는 그 남자는 ‘허투루’ 흘려들음을 불허한다

목소리는 나로하여 냉큼 고무장갑을 벗어 라디오 볼륨을 올리고
씽크대에 기대어 우두커니 서라, 한다
방금 씻어낸 스댕그릇에 소리가 뽀드득 미끄러지다
부엌 불빛에 튕겨올라 내 마음을 팔랑인다.

[사랑이 시가 될 때(고정희 시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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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한껏 자극하는 잿빛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감탄사!! 터트리다

오매 목소리 보래이
흐벌라게 조아뿌러
먼넘의 목소리가 가을가을해싸.
시가 내 맴을 도라이버 맹키로
후벼파네 그려

한 수 들어씅께 답례로 한 수 아니 읊을 수 읊것다.
그리하여 녹음한 답시
[가을에는/ 최영미]

진즉에 포스팅코자 했으나
공사다망하신 시간이 좀처럼 틈을 주지않아 한쪽에 제껴 놓다
더 지체하다간 시와는 맥락이 맞지 않는 계절,
겨울에야 올릴 수 있겠다 싶어 열일 제끼고 녹음해서 다듬다듬.

[시를 읽는 오후/ 최영미 저] 구매하러 가기

choip.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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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아름다운 선율과 시라...
멋지네요
고맙습니다

가을이 유독 시가 잘 어울리는 계절 같아요
sailingtohappy님의 리플에서 촉촉한 감성이 느껴져요.
감사합니다(◕‿◕✿)
캡처_2017_10_16_23_22_50_395.png

시를 낭독하는 DJ라.. 생소하네요
라디오를 들은 세대가 아니라서요.
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비영어권 음악이 주로 나오는 프로인데
수필이나 시같은 거 낭독해주는 코너가 있어요.
노래 나올 땐 듣는 둥~~ 마는 둥~~
그 코너 나올 땐 귀를 쫑~긋 ~
목소리가 똭! 내 스똬일이 되나서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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