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신고] 거지팸 밋업후기

in #kr6 years ago

스팀에 글을 안 쓴지 거진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태국 여행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나중에는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하니 귀찮아서..
이러려고 치앙마이에 온 게 아닌데 이곳의 여유로움에 중독되어 버린 거 같다.
물론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았지만 이제 정신 차리려고 생존신고를 작성한다.
태국에서의 세 달간 생활을 정리해서 올리고 싶었지만
너무 장황해서 시작도 전에 다시 그만두게 될까 봐 가볍게 밋업 후기부터 남긴다.


태국에 도착하고 나서야 문제점 하나를 발견했다.
비상금으로 쓰려고 업비트에 모셔놓은 코인들.. 해외에서는 입출금이 불가능하였다. 카카오페이로 인증을 이용하는 모든 거래는 해외에서 사용 불가! 말이 비상금이지 내 생활비 일부가 태국에 들어오자마자 묶여 버렸다.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다시 들어가야 되는 상황이라 무비자로 지낼 수 있는 3개월을 가득 채우고 한국으로 비자런(설명충 : 무비자 90일 체류를 넘기 전에 타국을 다녀와 비자를 리셋한다는 용어, 주로 가까운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이용한다.) 다녀오고자 비행기 티켓을 결제했다. 최대한 저렴하게 3박 4일의 짧은 일정으로 예약을 진행했지만 소중한 인연들을 안 보고 올 수 없기에 3개월 전부터 약속을 잡았다. 거지 팸에게도 메시지를 보냈다.

"7월 15일에 시간 되면 다들 한번 봅시다."

그렇게 태국에서의 3개월이 쏜살같이 지나갔고 커다랗고 까만 내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파란색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한 손에는 면세점 쇼핑백을 들고 누가 보더라도 태국 사람이 아닌 여행 다녀온 한국인이라고 생각하게끔 차려입고 한국에 도착했다. 비행기가 1시간 정도 연착되어서 지하철도 다 끊기고 심야버스에 줄은 100명이 넘게 서있었던 소소한 일이 있었지만 별로 궁금해하지 않을 거 같아 그냥 넘어간다.

숙소에 도착하여서 짐을 풀고 잠들 순간도 없이 스케줄이 시작되었다. 주로 3개월 동안 먹고 싶었던 먹방타임이었지만 친구들도 가끔 만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거지 팸 첫 밋업날이 되었다. 15일 오후 7시 강남역에서 만나기로 했었고 점심때 동생을 만나고 나서 시간이 조금 남아 진짜 오랜만에 게임이라도 한 판 해보고자 피시방으로 향하였다. 오랜만에 즐기는 게임에 시간 가는 줄 몰랐고 6시 30분이 되었다. 이제야 사실을 말하는 거지만 서울 지리를 몰라서 늦은 게 아니고.. 차가 막혀서 늦은 게 아니었다. 마지막 한 판만 더하자는 내 집념이 약속시간에 늦게 만들었다. 결국 40분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챙겨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이 자리를 빌려서 말도 안 되는 변명거리를 순진하게 믿어준 형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멀리서부터 나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나도 손을 흔들며 다가가 한 명씩 인사를 하였다. @mipha는 이미 본 적이 있기에 인사를 생략하고, 가장 @newiz처럼 생긴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자, 어떻게 바로 알아봤냐며 놀라워했다. 이제 남은 사람은 @asinayo@ioioioioi ! 이제 확률은 50%! 혼자서 처음 봐도 한 번에 알아맞히기로 다짐했기에 신중하게 골라 인사를 건넸다. 전혀 아시나요처럼 안 보이는 사람에게 "반가워, 아오형" 역시나 내 선택을 맞았다. 마지막으로 프로필과 전형 매치가 안 되었지만 아시나요 형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mipha 화백님 아시나요님 프로필 제작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ㅋㅋㅋㅋ)

인사를 마치고 뒤에 있는 고깃집으로 주린 배를 움켜잡고 이동했다. 점심을 조금 먹어 배가 등 가죽에 붙을 거 같았지만 아직 넉넉하게 움켜잡혔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할 때 나는 눈이 튀어나올뻔했다. 1인분에 13000원! 태국 돈으로 무려 400밧! 고기 뷔페를 2번을 갈 돈이었다. 하지만 다른 형들은 그런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지 자연스럽게 주문하는 모습으로 보고 따로 내색은 하지 않았다. 고기가 도착하고 고깃집 사장님 같은 내 포스에도 나한테 굽는 걸 맞기지 않고 직접 굽는 @newiz형 때문에 아주 편하게 저녁을 즐길 수 있었다. 오랜만에 접하는 소주가 정말 술술 들어갔고 섞어마시는 맛도 일품이었다. 중간에 @ioioioioi형에게 소주를 사랑하는 만큼 따라주었더니 삐지는 일이 있었지만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다. 프로필과 매치가 안 되는 @asinayo형이 또 매치가 안 되게 술을 잘 못 마시는 것도 신기한 일이었지만... 그렇게 1차를 마치고 2차로 맥주창고로 이동했다

자유롭게 자기가 먹고 싶은 맥주를 고르고 있을 대 @newiz형이 3개월 동안 마시고 온 태국 맥주를 권하기에 까고 싶었지만 연장자이기에 정중히 싱하를 추천해주고 나는 산미구엘을 골라서 자리에 왔다. 필리핀에서 살 때 즐겨 마시던 술이기에 맥주창고를 가면 항상 마시는 술이다. 나중에 태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면 그때는 태국 맥주를 찾게 되겠지?
각자 취향껏 맥주를 골라와 자리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말도 안 되는 스팀의 미래를 그리기도 하고 남자들끼리 만나면 흔하게 나오는 여자 이야기.. 아 이건 비밀
4시간 동안의 긴 만남이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일요일이기에 다음날 출근하는 형들과 아침 일찍 떠나야 하는 나 때문에 아쉽게 자리를 파하고 다들 집으로 향하였다.

집에 도착하여 다음날 떠날 준비를 다 끝내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지만, 전혀 졸리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만나다 오는 건데 정말 후회스러웠다. 결국 밤을 지세우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한국을 떠나왔다.


처음 보는 사이임에도 스스럼없이 돈을 빌려준 @mipah 님과 @asinayo 님께 감사한 말씀을 올리며 빌린 돈은 다 입금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렇게 믿을 줄 알았다면 큰돈 빌려서 튀는 건데)
다음에는 다들 태국에서 한 번 만나요~ 여기 생각보다 살기 좋아요 ^^

잘생기게 그려준 미파님 감사합니다

Sort:  

아시나요 (1).jpg

요청하신 아시나요형 현실그림 입니다.ㅎㅎ
그리고 돈 안들어왔는데요ㅎ?
내놔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사기치시면 실명인증해버립니다?

젠장ㅎㅎ,

꼬리내리는겁니까? 미파양반?

간지터져야하는데 이게 뭡니까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제 0회 짱짱맨배 42일장]3주차 보상글추천, 1,2주차 보상지급을 발표합니다.(계속 리스팅 할 예정)
https://steemit.com/kr/@virus707/0-42-3-1-2

3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세상에나 정말 오랜만이군.
난 이 밋업 후기를 지금 몇번째 보는건가. ㅋㅋㅋㅋㅋㅋ
다들 비슷하면서 다르네.
왔다가 바로 들어갔다는거?
뭔가 엄청 글로벌하고 재밌어 보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즐거웠지. 덕분에 오랜만의 왕초글도 보게되었네

앞으로는 열심히 써야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거지팸 밋업글 중 가장 정상적이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늦은 이유의 진실을 여기서 알았네요. 다 그렇게 속고 속이고 사는 세상, 여기는 헬조선입니다. ㅋㅋ

정상적이고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헬조선에 가니 저도 적응이 되더라구요 ㅋㅋㅋ

오랫만이에요.^^

반가워용 ㅋㅋㅋㅋㄱ
앞으로 오랜만 소리안나오게 열심히 활동을 하겠슴돠 ㅎㅎㅎ

잘 지내고 계셨군요!!! 얼릉 소설 연재해 주세요 ㅎㅎ

소설 ㅜ 이게 할 말이 좀 많네요 ㅋㅋㅋㅋㅋㅋ 곧 찾아뵙겠습니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ㅋㅋㅋㅋ 늦은 이유가 게임때문이었군요ㅋㅋㅋㅋ
4일만에 진실이 밝혀졌네요ㅋㅋㅋㅋㅋ

피파 카드받을려했던거니깐 이해좀 히히

막둥이가 못와서 서운했단 말은 없군.

엄청 서운했는데
글로 표현 못할정도로
그래서 못씀

여행후기가 넘 재밌네요. ㅎ

재밌게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디다 ㅎㅎㅎ

Coin Marketplace

STEEM 0.24
TRX 0.21
JST 0.036
BTC 97455.52
ETH 3338.22
USDT 1.00
SBD 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