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글도 많고 좋은 글도 늘었다

in #kr7 years ago (edited)

요즘 유입자가 늘면서 물이 탁해졌다는 뉘앙스의 의견을 몇몇 보았다.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깨끗한 물에는 고기가 살 수 없다고 한다. 만일 스팀잇이 소수의 경영진에 의해 운영이 되는 기업이었고, 무슨 천만, 일억 회원이 있는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면 내가 볼 때는 피지도 못하고 져 버릴 정도의 대단한 경영착오다.

문화라는 건 도시에서 생겨나고 발전한다. 시골에서는 문화가 생기기도 어렵고 발전하기 어렵다. 곱게 들리지는 않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고급정보를 추구하는 지금의 인터넷이 발달한 건 섹스와 스팸메일 덕분이다. 그것들이 없었다면 구글도 네이버도 없었을 것이다. 고상한 이상론자들은 그것들을 모두 없애버리고 싶겠지만, 심지어 그것들이 없으면 지금도 인터넷은 유지되기가 어려울 것이다.

다른 예를 들어 보자. 아이돌 그룹을 헐벗겨서 내보냈기에 음악 산업이 이렇게 커진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음악은 고상한 취미를 지닌 사람들의 골방 전유물이 되었을 것이다. 비록 처음에는 헐벗은 모습에 끌려서 듣기 시작했지만, 계속 듣다보면 드디어 헐벗은 의상 뒤에 감추어진 고상한 음악을 알게 된다.

마찬가지다. 고상한 글만 넘치는 곳에는 고상한 사람들만 모여든다. 그리고 고상하지 못한 사람들은 고상해질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 서울에는 강남구만 있는 게 아니다. 강남이 아닌 다른 모든 곳을 합해서 비로소 인구 천만의 한국의 수도, 서울이 되는 것이다.

뉴비가이드 역시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해서 뉴비도 알고 있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튜토리얼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게 자신의 목록을 어지럽힌다고 보기 싫다는 것은 지나친 생각이다. 헌비들에게는 보기 싫은 스팸이겠으나 누군가에게는 모르는 소중한 정보를 알려줄 유일한 기회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항상 말한다. 뉴비가이드는 언제나 훌륭한 컨텐츠라고. 그게 문제라면 보기 싫은 걸 감추게 만들지 못하는 스팀잇 시스템의 문제이지, 뉴비가이드를 올리는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지식은 언제나 아래에서 위로 흐른다. 물은 흘러 넘친 만큼 사라지지만, 지식은 채워진 것에 보너스가 생겨서 더 늘어난다. 영양가 없는 사람들 모두가 영원히 영양가 없이 살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 중 하나라도 영양가를 높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스팀은 또 가치를 더하게 된다. 때문에 나는 모든 이들의 팔로우를 받아주고, 그들이 누구에게는 가치 없어보이는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너무 가치가 있을) 글들이 내 피드에 뜨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다거나 눈꼴시렵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래야 아무때고 그들이 올린 가치 있는 글을 내가 발견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요청하는 사람이든 아닌 사람이든, 내가 그들의 글을 모두 읽어줄 것도 아니면서 팔로잉을 늘리고 있다.

모두가 나처럼 너그러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빡빡해서도 안 된다. 글의 주제는 한 문장으로 표현이 가능하지만, 그 한 문장을 위해서는 다른 수 많은 문장이 필요한 법이다.

10개 중에 1개의 좋은 글이 있던 시절에서, 이제는 100개, 어쩌면 1,000개 10,000개의 글 중에 하나의 좋은 글을 찾아야 될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 때가 지금보다 더 좋은 글이 늘어나고 스팀잇의 가치가 더 높아져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Sort:  

Cheer Up! 무슨일인가요? 사람들 반응이 엄청나네요?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닭이 먼저인가?달걀이 무엇인가?와 같은 수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전에도 적었지만...

1111.jpg

네 맞습니다. 그래도 제일 중요한 관점은 사람이 먼저라는 것에 격하게 동감 합니다

드립을 친 건데 이리 진지하게 댓글을 달아주시면..;;;

올바른 댓글의 예시 :

600.jpg


전 이런쪽으로 잘몰라서 내용은 다르고 코드만 비슷합니다

마지막 문단 역으로 생각하면, 읽는 시간은 좀 더 들지만, 좋은 글의 절대량도 늘어나는 장점이 있을 것 같아요. 요새 정말 다양한 분야의 글들이 많이 올라오더라구요.

모두가 나처럼 너그러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빡빡해서도 안 된다. 글의 주제는 한 문장으로 표현이 가능하지만, 그 한 문장을 위해서는 다른 수 많은 문장이 필요한 법이다.

이 말이 참 좋네요. 글의 형식도 중요하지만, 무얼 말하고자 하는가를 좀 더 깊이 고민해야겠어요~. 또한 글 잘쓰는 님조차도 가끔 번트도 대고 그러신다고 했듯, 야구에서 프로들도 3할치기가 버거운데 일반인들이 글 쓰면서 매번 좋은 글일 수는 없을 거고, 여러 번 쓰다보면 종종 좋은 글이 되기도 하니까, 너그러운 기준으로 많은 글을 보다보면 번뜩이는 글도 접할 수 있고 재미난 글도 더 많이 발견하게 될 것 같아요. 저도 가능한 수준에서 팔로우도 많이 하고 최신 글도 많이 읽으려 해요.

번트로 병살 될 때도 자주 있습니다. ㅎㅎ
적절한 규제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발산이 더 필요한 때입니다.

"나는 항상 말한다. 뉴비가이드는 언제나 훌륭한 컨텐츠라고"

음 굉장히 용기가 나는 글입니다.
제가 사실 엄청난 "실질 뉴비가이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넘쳐나는 뉴비가이드들 때문에 조금 ...
이걸 또 올려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었거든요.
강한 용기를 가질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좀더 완성된 글을 올리려고
한 일주일 정도는 묵혀서 다듬을 예정입니다. ^.^;;

어쩌면 1,000개 10,000개의 글 중에
하나의 좋은 글을 찾아야 될 시기가 어서 왔으면 합니다.
그것은 스팀잇의 "폭발" 시기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말좋은글입니다
스팀잇의 가장큰 장점은 사람들의 판단에따라서 글의 중요도가 결정되는거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오늘 처음으로 스팀잇에 글을남긴 뉴비입니다.
첫글이 kr에 인기글 리스트에 올라가서 기분이 좋은데
계속 가치있는 글을쓰도록 동기부여를 시켜주시네요
좋은글감사합니다 팔로우 하고갈게요 :)

오, 첫타석부터 안타를!!!
축하드립니다^^
맞팔합니다.

저도 다 똑같을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삼시세끼 고기만 먹으라면 먹을수 없을 것입니다
가끔 떡볶이 라면 그리고 좋아하는 짜장면도 먹어야 겠지요 ㅎㅎ
다양한 소리가 나와야 만이 소리가 풍성해 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골라먹는 재미죠!!!
물론 배불러서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됩니다~

맞습니다. 모두가 함께가야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팔로하고 갈게요!

함께.. .가즈앗!~~

뉴비입니다. 좋은 의견 감사하고 잘 읽고 갑니다. 팔로할게요~!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맞팔했습니다

동감합니다.
새로운 유입자가 많으면 좋지요^^

아마 저런 의견 가지신 분들은
무분별한 유입자들 때문에 오히려 스팀잇의 발전을 저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인 것 같으나...
제 생각에는 분별해서 받는 순간 스팀잇은 끝장입니다.

가입한 지 보름 남짓이지만 저는 오히려 최근 들어 읽을만한 글들이 많아졌다는 느낌이었는데 의외네요... 스팀잇이 가만히 있어도 필요한 영양분이 딱딱 공급되는 '양식장'이 아니라, 완결된 지식 생태계로서 하나의 '바다'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보팅/리스팀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헬멧 같은 님들이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더 풍성해진 것 같습니다. ㅎㅎ

아닛! 헬멧...은 우리 여왕님이 저를 부르는 별명인딧. 어떻게 아시곳... 역시 센스 작렬이심닷!! ㅎㅎㅎ

Coin Marketplace

STEEM 0.26
TRX 0.20
JST 0.037
BTC 94320.05
ETH 3419.91
USDT 1.00
SBD 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