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외출, 그리고 스팀잇 삐기의 본능

in #kr7 years ago (edited)

모처럼의 외출, 그리고 스팀잇 삐기의 본능/@cjsdns

아침 일찍 서둘렀다.
오늘 오후 3시까지 보내야 하는 모 신문사의 청탁 원고도 어제 미리 써 놓았다가 다시 확인하고 새벽에 보내고 스팀잇에도 부지런한 글로 써서 올리고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샤워를 한 뒤 외출 준비를 마치고 나서려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으니 사장님 어디 계셔요 한다. 집이라는 외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을 하면서 순간 나는 이 친구가 오늘 산통을 치는구나 싶은 생각이 스친다. 어제 온다고 철석같이 약속을 해놓고 안 오기에 전화를 해도 전화도 받지 못하더니 이게 웬일인가 느낌에 불길한 생각으로 물었다 어디냐고, 그럼 그렇지 사무실 앞이란다.

서둘러 사무실로 달려가 차를 세우고 내리는데 저만치서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를 한다. 웃음이 나오니 하는 생각을 하면서 서둘러 사무실 문을 열고 커피 포트에 물을 부어 전원을 켜고 난로 불도 켠다. 그리고 나서 사무실 등 불을 켠 다음에 사무실로 들어서는 그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안부를 묻고는 아니 어제 온다더니 어떻게 된 거냐 핀잔이 섞인 말투로 어제 하루 종일 밖에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안 오기에 오후에 전화를 몇 번 했는데 연결도 안 되더라 전화라도 하던지 하지, 나 지금 서울 올라가려 나서는 길인데...

서둘러 끓인 커피를 마시면서 상황 정리를 한다. 이왕 내려왔으니 내가 약속 시간을 한 시간 미룰 테니 지금 설악에 가서 현장을 보고 이야기 하자 현장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야기가 되지를 않는다. 여기서 일을 보고 어디로 갈건가 내가 서울로 갈거니 방향이 맞으면 현장을 보고 올라가면서 이야기 하자. 구리를 간다고 하니 그럼 서울 가서 천호동에 내려 주면 되겠냐 물으니 좋단다. 서둘러 커피를 마시고 사무실 문단속을 하고 설악 현장으로 향했다.

눈 속에 묻힌 공장 건물은 헹하니 서있다. 공장 건물만 바라보면 마음이 영 복잡하다. 내가 저기다 정성을 돈을 얼마나 쏟아부었던가. 지금 와서 생각을 해보면 과잉 투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어이없는 형태의 건축을 한 것이다. 너무나 확고한 자기 확신은 때론 이런 결과를 초래한다. 암호 화폐 투자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요즘 한다. 세상에 이치란 그러고 보면 다 거기서 거기이고 다 맥을 같이 하는가 보다. 그렇다 보니 반토막난 코인을 들고 장투를 속으로 외치면서 속절없이 기다리는 것이나 거액을 투자를 하고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남 좋은 일만 시키고 있는 공장 건물이나 같은 이치라고 보면 틀림없는 이야기 같다.

공장을 둘러보고 의견을 주고받은 다음 같이 서울로 향했다. 차에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했다. 자재나 인건비를 뽑고 공사 일정을 잡아 달라고 했다. 다시금 공장에 돈을 들이는 이유는 나중에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 같고 이제라도 공장 건물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장을 지을 때는 정말 꿈이 많았었다. 그래서 돈이 아까운 줄 모르고 퍼부었다. 그렇기에 지금도 파란 꿈을 가지고 있다. 저 공장 건물이 애초에 생각한 용도로는 쓰이지 않는다 해도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그런 공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올림픽 도로를 달리다 광진교 아래서 내려 달라고 해서 내려 주었다. 광진교 남단에는 각종 기계나 부속 도매상이 밀집되어 있다. 그곳에 잠깐 들려서 볼일을 보고 교문리로 가겠다 한다. 걱정하는 내게 버스 노선이 두 개나 있으니 걱정 말라며 내렸다.

예술의 전당에 도착하니 미루어 놓은 약속시간보다는 20분 정도 일찍 도착되었다. 약속한 장소로 갔더니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기다려도 보이지 않기에 전화를 하니, 진작 와서 기다린다며 오히려 내게 묻는다. 보이지 않는다 하니 1층으로 오란다. 도대체 1층이 어딘지 몰라 우왕 좌와 하다 가까이에 직원이 보이기에 물었다. 한가람 미술관 1층이 어디죠? 묻는 내게 웃으면서 손으로 가리켜준다. 촌티는 제대로 내고 있었나 보다. 손짓을 하는 곳을 보니 바로 앞 건물이다. 이름이 비슷하니 무조건 여긴가 보다 하고 있었으니 어벙이가 따로 없다.

한가람 미술관 문을 열고 들어서니 친구는 반갑게 웃으면서 맞이한다. 이미 티켓은 끊어 놨으니 들어가서 관람을 하잔다. 약간은 설레는 마음으로 전시장을 들어서서 관람을 한다. 그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이렇게 편안하게 관람을 할 수 있다니 2월 초하루부터 행운이 나를 찾아 나선 듯하다는 생각을 스치듯이 잠시 했다. 그림의 대하여 아는 것이 많지 않으니 할 이야기는 많지 않으니 그의 그림은 그의 삶만큼이나 고단했구나 하는 생각과 개인의 삶의 영향도 있겠지만 시대적인 배경이 암울했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절이 그림에 녹아 있구나 싶어서 관람을 하는 내내 마음은 편치 않았다. 자화 상에서도 내면에 불안함을 많이 느낄 수 있었으며 대부분에 그림에는 개나 고양이 사슴 등이 주인공이 아닌 조연으로 등장하는데 그의 정신세계를 설명하거나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표현하는 듯하였다.

생기 발랄하거나 밝은 이미지에 그림은 아니라는, 그러나 그 시대의 대표적인 여성 화가로서 희망을 역설적으로 고심하는 모습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뒤로하고 전시관을 나서서 점심 먹을 곳을 찾아다니다 예술의 전당 안에 있는 담이라는 한식집에서 식사를 했다. 메뉴판을 보고 식사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에 방금 전에 찍은 사진을 스팀 챗에 올리고 드디어 나의 스팀잇 삐끼 기술을 서서히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역시 냉담합니다. 오늘 이 친구에게 어떻게 행운을 안겨야 하나 이것이 문제로다가 되어 버리고 있는 시간입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2년 만에 만난 친구에게 스팀잇을 권한다는 것이 쉬울 턱이 있습니까.

친구는 보 통 거북해하는 게 아닙니다. 밥 먹는 것이 체할까 염려가 되기는 하나 체하면 소화제 사주지 하는 심정으로 연실 공략을 합니다. 그 친구 드디어 한마디 합니다. 우리 돈 이야기 안 하면 안 되니 그냥 사는 이야기 하자 그럽니다. 그간 어떻게 살았는지 그거나 이야기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래 그러지 뭐, 하고는 또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내가 실은 지난 일 년간 살아온 이야기가 이거 거든 일단 들어보면 어떠니 나 사실 지난 일 년간 이거 열심히 하고 살았어 새벽부터 밤중까지 미친놈처럼 글 쓰고 남의 글에 댓글 달고 오죽하면 주변에서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했거든, 왜냐하면 말이야 한 달을 해보니까 희망이 보이고 내 인생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들이 여기서 이루어질 거 같았거든 그런데 말이야 아직 그 단계는 아니고 이제 조금은 자리를 잡아 가고 있거든 그런데 이거 정말 좋거든...

자리를 옮겨서 커피숍이다.
스팀 챗에 올린 것을 보여 주면서 봐라 이렇게 바로 반응이 오잖아 댓글이 셋이나 달렸네 보팅도 1불 40센트나 되고
이거 그냥 우습게 보지 말아 너한테 하라는 소리는 아니야 그냥 알고나 있어 이거 하라고 하면 전부다 다단계니 사기니 해 다행히 요즘은 정부가 홍보를 잘 해주어서 뭔지는 몰라도 대강 어렴풋이 아는 사람은 더러 있더라 하니, 그거 가상화폐지 한다. 응 그래 이거 암호 화폐 맞아 그런데 좀 색다른 거야 왜 관심이 있니 하니 아니하면서 점점 뒤로 물러선다. 이거 말이야 정말 좋은 건데 좋다고 하면 의심부터 하고 정말 좋은 건데 하면 사기나 다단계 인지 알고 도망간다. 그런데 그거 정말 아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는 거야 손에 쥐어줘도 모르고 버리면 그만이고 아무리 좋은 보약이라도 입에 넣어주어도 삼키지 않거 뱉어 버리면 어쩔 수 없는 것이야 그러니 너한테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알고나 있어 그러면 돼

그런데 말이다 나에게 스팀잇을 전해준 후배가 내게 해 준 이야기가 있는데 그러더라 선배님 이거 안 하셔도 되는데 알고는 계시는 게 좋아요. 이것이 설명을 이해하실지 모르는데 부의 이동이라고 보시면 돼요. 안 하셔도 알고는 있어야 자신의 재산을 지킬 수 있는 거예요. 이거 모르면 나중에는 내 재산이 나도 모르게 줄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 알고는 계세요 하더라 그런데 너 그 말이 뭔지 아니 모르지 사실은 나도 잘은 몰라 그런데 느낌은 있더라고 왜 그런 거 있잖아 옛날에는 쌀가마 많으면 부자였고 언젠가는 주식이 많으면 언제는 땅이 많으면 그런데 지금 땅 많으면 어떻니 세금밖에 더내니 나 봐라 세금은 엄청 내잖아 그런데 막상 팔아 쓰려니 팔리니 안 팔리잖아 땅그지 바로 나야 빛내서 세금 내는 게 땅거지들의 형편이야 나도 팔아보려 애써도 안 팔리잖아...

뒤로 젖혀지던 고개가 점점 내 앞으로 온다.
이때다 싶어서 물어본다. 너 시간 어떻니 빨리 집에 가야 하니 물으니 아니 그건 아닌데 하며 말끝을 흐리길래 그럼 천호동 내가 들를 곳이 있는데 거기 가서 커피 한잔 더하자 너도 아들 있지, 젊은 친구가 레고 카페를 개업했는데 새로운 아이디어잖아 장난감을 가지고 직업을 삼다니 저 좋아하는 것을 직업을 삼으니 얼마나 좋니, 애들과 대화를 하려면 신개념 아이템도 알아두는 게 좋아, 너 분당 가려면 거기서 8호선 타고 가면 될 것도 같은데 가자 우리 하니,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선다. 청평 률 작가의 말대로 난 스팀잇 삐끼가 맞는가 보다 스팀잇 귀신이 씌어졌는지 오늘도 또 푸닥거리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뭔 소득이 내게 생기는 것도 아닌데 이러는 거 보면 조상님에게 감사 기도라도 올려야 하리다. 그러고 보니 늘 조상님에게 감사합니다 하는 것을 다 듣고 계신가 내게 이런 열정을 주시다니.

글이 길어진다
길면 안 읽고 보팅도 안 해준다는 이야기를 여러 변 듣는 내가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길어진다. 그래서 이야기를 서둘러 마무리를 해야겠다. 천호동 브릭스 카페에 도착했다. @brickspark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뉴비의 신장개업 레고 카페다. 일단 한 바퀴 구경을 하게 하고 자리를 잡아 차를 주문했다. 핫초코를 마시겠다는 그에 의견에 동조 같은 거로 주문을 하고는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서 십리는 멀어져 있던 머리를 서너 뼘 거리로 끌어들였다. 아직 풋풋한 뉴비인 @brickspark 님의 입문기로 지원 사격을 받으니 이제는 날 잡아가셔로 스스로 포로가 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나도 아들하고 며느리한테 꼭 하라고 해야겠다. 일단 가입하고 열심히 댓글 달고 하루 한 번씩이라도 글 올리면 되는 거지 한다. 한 일 년은 돈 생각 안 하고 열심히 하면 되는 거잖아, 알았어!한다.

친구에게/cjsdns

친구야
너 오늘 나한테
낚인 거다.

아주 제대로
낚인 거다

아들 며느리 데리고
줄줄이 낚인 거다

난 오늘도
무지개 꿈을 꾸며
낚시를 했고

무지개 꿈
같이 이루자며
나 역시 너에게
낚이었다.

청평에서
천운

2018-02-01-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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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어보니 공장의 용도 및 활용면에서 처음 생각과 다르게 부딪히는 문제가 있는 것 같네요...~

앞으로는 다 잘 될 거라고 믿습니다..^^

저도 암호화폐와 직장일들이 생각되로 되진 않지만..
미래를 믿고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들을 살아갈 수 있을겁니다...^^

긴 글이어도 가독성이 좋아 끝까지 정독하게 되네요
하시는 일 잘 되시길 바랍니다
저도 뉴비이지만 스팀잇 홍보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오 .. 레고 정말 좋아하는데 한번 가보고 싶군요 ㅎㅎ 신기한 레고도 구경하고 정말 좋을거 같습니다!! 글이 길어도 단락이 나눠져 있어서 읽기 좋았던거 같습니다 ㅎㅎ

스팀잇을 소개해준 분의 조언이 참 인상깊네요, " 앞으로 부의 대이동입니다, 일단 알고는 계세요"

음... 많은 시간들이 뜻깊게 남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축복 그 이상을!!!

제가 아는 모든 분들이 스팀잇의 유요함을 알 수 있길 바랍니다.
물론,천운님의 모든 지인분들께서도요...

님께서는 복이 있으십니다.
주변분의 조언을 통해서
스팀잇을 전달 받고 그리고 귀담아들어주시니...
어찌 복이 없다고 하겠습니까?

더 낳아가서는
님께서 가진 복을 주변에 나누어 주려고 무단히
애쓰시는 걸 보면서
비록 당장은 냉소함과 냉대함으로 대하더라도
이해해 줄거라고 소망해보고 싶습니다.

비록
가상화폐가 반토막이나고
님께서 고생고생하신 성과물이 외면하고 싶은 지경이라도
말이죠...

잘 보고 갑니다.

P.S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헤실헤실 웃으면서 넘어가는건 좀 어떻까 싶습니다.

어부 중에 으뜸은 "사람을 낚는" 어부입니다
즐겁게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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