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스팀잇

안녕하세요.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반갑습니다.

분명 스팀잇을 접은 이유가 있었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시 들어올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되뇌이고는 했는데요.
전 원래 변덕쟁이에 들쑥날쑥 거려 언제 생각을 철회해도 놀랄 일은 아니니까요. 엄청 대단한 신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최근 스팀잇 들어올 일이 생겨 몰래 눈팅하고 가길 여러차례, 아무래도 뭐가 되었든 스팀잇을 다시 해보자란 생각을 해요. 이상하게도 이 공간에는 묘한 기운이 숨어있습니다. 이곳에서 썼던 글은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아무렴 어때 하며 헐벗은 채 저 자신이 되어 쓴 글이었습니다. 그땐 분명 부족하고, 어렵기도 하고 형편없다 생각했는데 왜 다시 최근에는 여기에 썼던 글들이 그리워지는 걸까요,

변화가 있고 이전과 같을 수 없겠죠.
저조차 꽤 많이 변했으니 그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곳은 정말 고마운 공간이에요. 다시 글을 쓰게 해주었고, 진정 글 쓰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고, 제 글보다도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즐겁게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놀았던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글을 써보자는 마음 외에도 돈을 벌어보자라든지, 무언가 기대하고 애쓰던 마음이 있었어요.
지금은 다 비웠어요. 남은 게 없어요.

0이 되어도 아무것도 되지 않아도 좋습니다. 이제 즐길 자신이 있어요.

아직 어떤 글을 얼마나 쓸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그러나 예전처럼 진심을 다해 저 같은 글을 눈치보지 않고 흉내 내지 않고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 스팀잇!

p.s. 지갑도 스팀잇에 관한 지식도 0이 되었지만 그래서 홀가분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