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과의 전쟁 (4) 반대에 대한 반대 의견

in #kr-series6 years ago

소수 의견

지난 세 차례의 포스팅을 통해 플라스틱과 쓰레기의 문제점을 주요 의제로 논의 했습니다. 플라스틱의 문제점, 갈 곳 잃은 넘쳐나는 쓰레기가 우리에게 어떤 문제를 일으킬 지에 관해 이야기 했습니다.

이제 반대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소수 의견이 있습니다. 이들은 플라스틱의 위험성과 쓰레기의 문제점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플라스틱의 가치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말합니다.

환경 오염에 대해 여론이 형성되어 있는 가운데 반대 의견을 이야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의 의견도 귀담아 들어야겠습니다. 반대에 서서 싸우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이 무엇 때문에 필요하다 말하는지 논의하고, 새로운 해결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올바른 의견 수렴이라고 믿습니다.

누군가에겐 삶의 터전

과테말라 쓰레기산, 쓰레기광산 쓰레기캐년 등으로 불리며 무간지옥이 따로 없지만 이곳은 참 많은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장소이다. (출처 : 위에펠)

도시화 된 사회에서는 계층이 나뉩니다. 계급은 아니더라도 소득 구조에 따른 계층이 생기게 되죠. 어느 세계나 빈민들이 하는 일, 그들이 사는 공간은 사람들의 눈을 찌푸리게 만들고,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없애자 말하기도 합니다. 실제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많으니,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소수의 사람들. 다시 말해, 빈민들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 보면, 그들에겐 그곳이 갈 수 있는 최선의 터일 것입니다. 쓰레기 산이 되었든, 쓰레기 바다가 되었든 자본이 들어오려하지 않으며, 경쟁자가 없는 그곳은 그들에게 마지막 희망이 되는 곳일 겁니다.

아디스아바바의 쓰레기 산이 마을을 덮쳐 50여명의 사람이 죽었다 하더라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다시 그곳으로 향할 것이죠. 이런 문제는 종류와 방식의 문제이지 아디스아바바가 아니더라도 세계 각지와 국내에서도 비슷한 문제는 많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방법을 제시할 것인지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 그들 앞에 컴퓨터가 놓여지고, 화이트셔츠를 입혀 놓는다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겠죠. 그 방법이 교육일 지, 식량일 지, 자원일 지 고민해야 할 것이고, 그 방법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겁니다.

이는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될 겁니다.

예술가들의 이유 있는 항변

첫 포스팅이었던 ‘축복에서 재앙으로’에서 잠시 했던 이야기입니다. 1933년 처음 플라스틱이 탄생했을 때, 사람들은 감탄했습니다. 플라스틱은 신이 우리에게 준 새로운 축복이다 말했을 정도이죠.

1957년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는 ‘플라스틱에 대한 단상’에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빠르게 변할 수 있는 플라스틱의 기교는 절대적이다. 플라스틱은 양동이가 될 수도 있고, 보석이 될 수도 있다.”
“아름답고 민주적인 디자인을 만드는 데 최고의 물질” -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
“천연 물질과 달리 인간의 지능으로 문들어졌기에 인간 문명에 잘 맞는다.” - 필립 스탁

이제 플라스틱은 예술가들에게 고민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예술을 통해 플라스틱의 위험성을 표현해 내는 동시에, 민주적이고, 서민적인 재료를 포기할 수 없다는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죠.

예나 지금이나 예술가들 다수는 금전적으로 풍요롭지 않은 것 같습니다. 때문에 이들에게 무조건적으로, 대안 없이 이것을 포기하라 이야기 하는 것은 너무도 폭력적입니다. 이들에게 이보다 더 나은 대안을 주어야 할 겁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출처: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

많이 아는 이야기 입니다. 미국과 서구 사회는 이미 산업화라는 목표를 일정 부분 달성했고, 동아시아 국가들 역시 한국과 일본은 그 소정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환경 오염 물질이 발생했고, 이미 많은 부분 환경의 자정 능력이 깨졌습니다.

그리고 서구 사회는 지금이라도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 환경 오염을 줄여나가자 이야기 합니다. 다수 선진국에서는 그것을 줄여나가더라도 경제에 타격이 없도록 대처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있지만, 개도국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이야기 입니다.

브라질에게 너희들은 지구의 허파이니, 나무를 베어서는 안된다. 중국에게 너희는 인구가 너무 많으니 산업화에 의한 공해와 환경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은 그들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

최근 환경 문제에 가장 많은 욕을 먹는 나라는 단연 중국입니다. 우스갯 소리지만, 프랑스 파리의 대기 오염 문제도 원인에 관한 기사가 나오면 항상 중국이야기가 나온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여지껏 이렇게 오염을 시켜놓은 주요 원인은 중국이 아니라, 서구 국가들이 아니었던가요. 물론 중국의 덩치를 볼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들 입장에서도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뛴다는 것이 무척 숨 차는 일일 겁니다.

반대에 대한 반대 의견

환경 문제에 대한 자료를 찾다보면, 쓰레기 문제와 플라스틱 문제에 감히 대놓고 반대의견을 이야기하는 기사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논거를 가지고 반대편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사를 통해 문제를 유추해 볼 수 있죠.

‘기울어진 운동장’이나 ‘누군가에겐 삶의 터전’이란 부분은 거시적 문제이고, 이전에도 들어본 바가 있기에 어느 정도 예측은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예술가들의 이유 있는 항변’ 파트에서 말한 바가 조금은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지금 현재도 플라스틱은 많이 사용되는 소재임에도 이를 드러내기가 어렵습니다. 어쩌면 다른 대안이 없는 문제이기에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겠죠.

거시적인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면, 상당히 어렵고 복잡한 문제 입니다. 빈민들의 삶과 국가간의 문제까지 같이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반면에 아직 이렇다 할 대안이 없기에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 영역에는 예술가 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도 포함되겠지요.

우리는 논의를 진행할 때, 다수의 의견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우를 피해야 합니다. 때로는 소수 의견에서 더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또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들의 의견을 진중하게 들을 수 있는 자세 또한 중요할 겁니다.

이전 글

(1) 축복에서 재앙으로

(2) 중국의 반격

(3) 전쟁의 서막

자료 참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2/2018050200467.html

http://m.khan.co.kr/view.html?art_id=201703132141005

http://weepel.kr/삶과-죽음의-경계-과테말라의-쓰레기산/?cat=3/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12/20/0200000000AKR201612200003000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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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을 야기시키고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수단일 수도 있다는데 적극 동의합니다.
관련 산업을 당장 어찌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는 방향으로 가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 중인 기술, 대안? 이런 것들인거죠? 기대되네요 ^^

작은 의견도 고려해가며 이야기를 진행하면 좋겠다 싶어서 넣었어요.
ㅎㅎ문제 해결 부분은 좋은 아이디어들도 많은데, 아직 확실한 답이 없는 것이라서.. 이 내용은 글로 해야죠ㅋㅋㅋ

great post!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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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 보고 가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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