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 나는 병원에

in #kr-diary4 months ago

 일기를 또 오래 안 썼다. 하루종일 백지를 보고 있는데 밤에 또 백지나 보고 있을 수 없다는 마음이 반, 안구의 지나친 피로가 반이었다. 모니터를 쳐다보는 시간이 깨어있는 시간의 80%는 되는 삶을 보내고 있으니 눈의 피로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지, 흐릿한 상을 억지로 초점을 맞추며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백지를 보며 타이핑을 하는 건 사람이 분명 정상의 범주를 지나쳤다는 생각에 안경을 새로 샀다. 곧바로 증상이 사라진 걸 보니 정말로 안경 문제가 맞았던 모양이다.
 안경을 산 게 그제고 어제도 또 건강과 관련한 문제가 생겼다. 내 고양이가 혈뇨를 보았다. 고양이의 모래 상자를 보았더니 녹은 스크류바가 뚝뚝 떨어진 것 같은 자국이 있었다. 출혈량은 아주 적었고 배뇨에 문제가 있는 것 같지도 않아서 큰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바로 병원은 갔다. 초음파 검사 결과 방광에 작은 결석이 생겼다고 했다. 아직 작고 증상도 심하지 않으니 수술보다는 약과 처방사료를 먹으며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다.
 집에 돌아와서 우선 사료를 먹였다. 처방사료는 맛이 없어서 잘 먹지 않을 수 있다고 했는데 바로 와구와구 바삭바삭 씹어먹는 모습이 귀엽고 기특했다. 약은 저녁에 먹여야 하는데 약도 잘 먹어주면 좋겠다. 얼른 다 녹여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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