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zoya's drawing 78] 별이 된 나의 개와 고양이 이야기
나에게는 개도 있었고, 고양이도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 외숙모는 집에서 소규모로 강아지 브리더를 하셨다. 그래서 나는 외숙모 댁에 놀러갈 때마다 강아지들을 보는 재미로 살았다. 그날은 요크셔테리어가 새끼를 낳았다. 그 중 첫번째로 태어난 제일 커다랗고 뚱뚱한 녀석이 날 멀뚱멀뚱 쳐다봤다. 그리고 난 그 녀석이 한눈에 마음에 들었다. 부모님을 설득한 끝에 3개월 후에 입양 받는 것을 허락 받았다. 집으로 가는 길에 동생과 나는 강아지 이름을 고민하며 행복한 논쟁을 했다. 그렇게 결정된 이름은 '또또'
또또는 내가 슬플 때에도, 기쁠 때에도, 학교를 졸업할 때에도, 첫 직장에 들어갈 때에도, 그렇게 나와 함께 했다. 나의 많은 부분을 그 녀석과 함께 했다. 그리고 13년 후 내 눈을 바라보며 그렇게 떠났다. 나는 몇 달간 그 녀석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꿈을 꿨다.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에겐 또 다른 반려동물이 있었다. 고양이 '초이'는 군부대에서 태어났다. 군부대 내에서 고양이가 태어났는데 한마리라도 살려보고 싶다는 어떤 군인의 간절한 바램이 담긴 글을 발견했다. 작은 악세서리 쇼핑백에 담겨서 삐약삐약 거리던 초이는 그렇게 나에게 넘겨졌다. 나중에 듣기론 초이의 나머지 형제들은 결국 죽었다고 한다.
작은 생명은 내가 엄마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잘 때는 목에 올라와서 자고 하루 종일 품에서 떠날 줄 몰랐다. 커가면서 초이는 자기가 강아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방문객이 오면 개들과 나란히 서서 강아지 흉내를 내곤 했다. 그리고 열심히 내 손을 핥아 댔다. 개들이 없으면 항상 불안해 하며 무리를 지어 다니려고 했다. 그 사랑스러웠던 녀석이 갑작스레 죽은건 신장질환때문이었다. 그 녀석은 8년을 나와 함께 지내고 그렇게 허망하게 인사도 없이 가버렸다.
이 그림을 그리면서 나는 그 녀석들이 떠올랐다. 너무 착했던 초이와 다정했던 또또가.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 있던 반려동물이 마중나온다는 얘기가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작업도구
Dalbe missive paper color
Promarker 240, 264, 282, 358
Uni-ball signs broad white UM-153
쪼아님... ㅠㅠ 엉엉... 강아지 또또와 고양이 초이 이야기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스밀크티님 울지 마세요 ㅠㅠ 헝헝 저도 눈물이 ㅠㅠ
글 쓰면서 다시 먹먹해져서 펑펑 울었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셔서 댓글 달면서도 또 눈물 한바가지 흘리고 있네요...ㅠㅠ
저는 그래서 반려동물을 잘 못키워요. 집에 강아지 고양이 둘다 있지만 애기들이 저를 떠나는건 상상도 못하겠어요 ㅠㅠ
저도 키우는 동안은 상상을 할 수 없었는데...사실 죽고 나서도 오랫동안 실감이 안나긴 하더라구요..ㅠㅠ
동물들이 사람한테 의지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제가 그 녀석들한테 의지하고 있었던거죠..
우와... 글을 읽다보니 눈물이 핑 도네요... 또또와 초이 모두 좋은 주인을 만나서 행복한 추억들을 많이 만들었을겁니다. 나중에 먼 훗날 :) 마중나올 또또와 초이를 위해 기도하고 갑니다:)
저도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글 쓰면서 또 펑펑 울었네요..ㅠㅠ
기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ㅠㅠ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 이야기를 좋아하고 꼭 그러리라 믿습니다... R.I.P. COLOMBO. 2003.05.14~2015.08.26.
정말 제 바램이라서 저 이야기를 믿고 싶어요~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쪼아님. 저는 18년가량 강아지를 키웠었답니다. 저희 가족 또한 갓 태어났을때부터 평생을 함께한 가족 같은 강아지를 떠나보내곤 다시 키우지 못하고 있어요. 그 슬픔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죠.
김작가님 ㅠㅠ 아 어떤 마음일지 너무 잘 알아서 먹먹하네요...ㅠㅠ
함께한 추억이 많아서 그 빈자리가 너무 큰거 같아요....
저도 고양이, 강아지 너무 좋아하는데 키울 여력이 안되네요ㅜㅜ...
혼자 살땐 야근이 잦아서 아이들이 외로워할까봐 못 키우고.. 본가에 들어와서는 어머니께서 질색을 하셔서.. ㅠ 하는 수 없이 키우는 친구들 집에서 가끔 놀아주고 있어요.
친구의 반려동물이 나의 반려동물이고 그런거죠ㅋㅋㅋ 저도 지금은 반려동물이 있는 집에 놀러가기만 하고 있어요. ^^ 가끔 동네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찾아와주면 행복해지고 그래요~
저도 창밖으로 야옹거리는 소리만 나면 두리번두리번...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경계심이 심해서 가까이 오지는 않더라구요 ㅠ
그럴땐 고양이 간식을 던져주심이..그렇게 살살 공들여 꼬시면 언젠가 눌러 살더라구요(?)
전 왜 지금까지 쪼야님을 여성분이라고 생각했을까요? ㅎㅎ
저 여잔데요..;;;
그렇담 다행이네요.
...
마지막 강아지 안고 계신 그림 속 주인공이 왜 쪼야님이라고 생각했을까요?
"저 맞는데요...;;;
라고 답글 주시면 또 난감하겠네요.
ㅋㅋ 아 @formysons님 처음뵙겠습니다.. 댓글이 너무 재밌어서요 ^^;;
여성분이시랍니다.
네~ 다시한번 확인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분 사귀세요?
(이유를 모르겠지만 갑자기 이 질문이 하고 싶어졌어요)
ㅋㅋㅋㅋㅋ아직 얼굴한번 뵌적이 없답니다~^^ 그럼요 질문을 하고싶을때가 있지요~ 편안한밤 되세요~!
요즘 세상에 반려동물이란 사람들에게 많은 추억을 선사하네요.
그림에서 아련함이 묻어나옵니다. 기억속에 그리고 그림상으로 존재하는 한 영원할 거라 생각합니다!
@genius0110님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genius0110님 말씀처럼 기억 속에 항상 그 녀석들과 함께 하고 있어요~^^
반려동물도 오래 기르면 사람처럼 늙어가더라구요
점점 아프면서 신체기능도 저하되고
보면 참 짠하다는....
맞아요 정말 사람이랑 똑같더라구요..등도 구부정해지고..잘먹여도 점점 말라가고 ㅠㅠ
@autorent님도 반려동물 키우세요?
군대에서 셰퍼드를 2년간 훈련시켰거든요
하루 24시간 붙어다니면서 월드컵도 다니고 아시안 게임도 다니고 했는데
너무 공격성이 강해서 안락사 판정이 났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물릴까봐 주사를 놓을 수가 없어서
제가 직접 주사를 놓을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게 트라우마가 되서 반려동물 키울 엄두가 나지 않아요....
시간이 지나가도 죽어가면서 저를 쳐다보는
눈빛이 잘 잊혀지지 않더라구요
워낙 개들이 많은 곳에서 있다보니 나이들어가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데
사람이 나이 들어가는 것과 참 비슷해요
점점 힘이 없어지고 덩치도 작아지고
눈이나 기타 다른 기능들도 저하되면서
그렇게 서서히 생을 마감하는데
하루종일 같이 있다보니깐
가까운 사람이 죽어가는 것 같은 감정이 들더라구요
헉 ㅠㅠㅠㅠㅠㅠㅠ 직접 보내신 거예요? 으앙 ㅠㅠㅠㅠ
트라우마가 될 수 밖에 없을거 같아요...정 든 녀석을 직접 보내야만 하는 그 마음은 상상도 안가요 ㅠㅠㅠ 너무 상처 받으셨을거 같아요..
나이 들어가면 눈빛도 사람 같아져서는 너무 많은 말을 하더라구요. 가까운 사람이 죽어가는 것 같은 감정..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아서 너무 눈물이 나네요 ㅠㅠ
훈련시킨 개를 보내야하는 마음이 어떠셨을 지.. 감히 상상도 안되네요. 그 상처가 오래 가지 않으시기를...진심으로 바랍니다.
T.T 아마 그때는 정말 나올 것 같습니다. 좌우에 한마리씩..
또또+쪼야+초이 이름부터 조합이 참 좋네요..
ㅎㅎㅎㅎㅎ 저승길 갈때 우또또 좌초이를 끼고 가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