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덴스의 그림책 - 내 글에 대한 스티미언들의 평가가 두려울 때
설 연휴동안 2018년 새해벽두에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몇 주간 꿰차고 있던 '신경끄기 기술'을 읽었다.
내용 중에 어떤 일을 계획했는데 너무나 실행하기 어려울 때는 일단 뭐라도 조금이라도 실행하라고 알려준다.
읽으면서 스팀잇에 글쓰기가 두려워진 내 모습이 보여서 한 참 그 페이지를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래 좀 부족하면 어때.. 뭐라도 조금이라도 써보자 뭐든지.. 어떤 것이든지.. 생각했다.
N블로그와 스팀잇을 비교하며
N에서는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보상이라는 놈을 추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인데 비슷한 글을 스팀잇에 올렸을 때
훨씬 즉각적인 수입을 창출할 수 있으므로 스티밋 만세라고 예찬하는 글들을 보았다.
물론 공감한다. 그런데 또 이런게 있다.
나도 N블로그를 한다. 물론 뭔가 그럴듯한 페이지를 만들어보려고 하였으나 지금은 각종 잡다한 나의 감정 또는 먹방 창고가 되어 버린 느낌이긴 하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지저분하게 어질러져 있어서 더 안정감있는 내 집인듯한 평안함이 있다.
그건 아마도 외부의 평가에서 오는 심리적 긴장감이나 불편함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내가 쓴 교육상담 관련 글에 이건 말도 안된다며 왜 나의 글이 교육적이지 못한지를 하나하나 근거를 제시하시며 바쁘신 걸음을 멈추고 장황한 비판을 토하고 가시는 애정어린 방문자들이 가뭄에 콩나듯 계시기는 하다. 그러면 나는 그 분의 비난에 화가 난다기 보다는 그분의 바쁜 시간을 빼앗았다는 생각에 무척 송구한 기분이 밀려들곤 한다. )
어느날 아무말이나 막 쓰고 싶을 때 블로그에 말 그대로 그냥 끄적거린다.
어떤 날은 딱 한 줄 지하철에서 본 짧은 글을 사진만 찍어 넣어둔다던가 (이건 정말 넣어두는 거다 나중에 내가 보기위해서) 그날 기분을 한줄로 써 본다던가 해도 좋다. 부담이 없다.
그런데 스팀잇에 글쓰기를 하려고 하면 언젠가부터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어떤 이야기를 오늘을 어떻게 해야할지 마구 고민이 된다. 오늘 올린 글들이 일주일동안 스티머들의 평가를 기다린다. 매번 내 글은 평가 받는다. 마음을 어떻게 먹고 신경쓰지 말고 즐기면 되고.. 그런 말들은 오늘은 하고 싶지 않다.
그냥 부담이 된다....
책장으로 가서 오늘은 피터레이놀즈의 '점'을 펼쳐보았다.
미술시간이 제일 싫은 베티는 오늘도 미술시간 내내 새하얀 도화지를 노려만 본다.
미술선생님은 베티에게 뭐라도 해보라고 하지만 화가난 배티는 연필을 잡고 팔을 휘둘러 도화지에 힘껏 내리 꽂고는
"여기요" 라고
반항적으로 말하고는 그날의 미술작품제출 일정을 마감하려 했다.
그런데 도화지를 들고 한참을 살펴보던 선생님께서는 베티가 찍어놓은 점자국만이 선명한 도화지를 베티에게 내밀며 말한다.
"자! 이제 네 이름을 쓰렴."
그림이 아닌 이름쓰기는 자신 있었던 베티는 하얀도화지에 연필로 또박또박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는다.
일주일 뒤 미술 시간에 미술실 벽에는 번쩍거리는 금테액자가 걸려 있었고
액자 속에는 까만 점이 하나 그리고 아래쪽에 선명하게 베티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액자를 본 베티는
저 점보다는 훨씬 멋진 점을 그릴 수 있다며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수채화 물감을 꺼내
아주아주 많은 점들을 그리기 시작한다.
까만점, 파란점, 노란점.... 점...점... 점
그리고 색을 섞어보기도 하고
작은점, 큰점,
큰 붓으로 그릴 수 있는 커다란 점을 그리기 시작한다.
베티의 신비로운 점들은 전시회를 열게 되었고 그 인기도 대단했다.
전시회장을 둘러보던 아이가
누난 참 대단해~!! 나도 누나처럼 잘 그렸으면 좋겠어. 나는 선도 하나 제대로 못그리는데...
라고 하자
베티는 흰 도화지를 그 아이에게 건네고는 한번 그려보라고 말한다.
아이가 선을 그리자 베티는 그림을 한참 바라보더니 이렇게 말한다.
"자! 이제 여기 네 이름을 쓰렴."
감동을 주는 행동은 감동을 주는 행동의 연쇄작용을 만든다.
볼품없는 점들은 계속되는 행위들로 인해 아름다운 가치로 거듭난다.
나에게 말해준다.
지난 글 보다는 더 잘 쓸 수 있어.
짧은 글, 긴 글
웃기는 글, 눈물나는 글
생각없이 읽히는 글, 암호같은 글
글이 아닌 글.
내게서 나온 모든 글은 아름답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을 축복합니다.
스팀잇에 전문 작가만 있었다면, 이렇게 더 활성화되지 않았을 겁니다!
ㅎㅎㅎ
아... 그런건가요?
괜히 투접부리다가 혼난 기분 ㅋㅋ
투접 => 투정 ㅋㅋ 가즈앗!!!
그 말에 격하게 동감합니다!!! ㅋㅋ 가즈앗!!!
같은 생각이예요.
이게 뭐라고 맘편하게 쓰기가 부담이 되요..
가끔 글을 쓰는게 사진을 올리는게 자판에 물건을 꺼내 놓는다는 느낌이죠. 불안하기도 하고 어쩔땐 그 자판에 수북히 쌓아 놓고 초조해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기도 해요.
루덴스님의 동화 이야기가 우리 이야기네요.
언젠가 커피 한잔 손에 들고 수다떠는 그런 느낌이 오겠죠.
루덴스님..기다리고 있었어요.
ㅎㅎㅎ 그렇지요?
커피에 수다떠는 느낌 .... 왠지 따뜻하고 좋습니다. ^^
우린 아이들도 있어서 조금 더 행복해야 해요.
따뜻하고 좋은 맘으로 편하게 그냥 지껼여보아요~~
루덴스님 마구마구 써주세요! 저는 루덴스님 글 좋아요~^^
제가 또 귀가 매우 얇은 편이라...
마구마구라... ㅋㅋㅋ
제가 추는 춤을 보신줄 알았어요. 헉.
참 좋은 이야기 입니다. ^^
얀카님 카툰도
" 참 좋은 이야기입니다.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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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루덴스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스티밋은 맘편히 즐기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글 솜씨를 떠나 글의 향기를 맡고 오신 분들과 연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ㅋㅋ 네 우비님~~
아무리 후드라고 하셔도
깜찍한 우비는 우비입니다. ^^
루덴스님~~ 오랜만이죠^^ 바쁜일이 있어서 자주 못왔어요... 책 잘받아서 읽고 포스팅했습니다. 좋은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되는 이야기입니다.
글을 쓸때마다 신경쓰이는 부분입니다.
저는 즐기면서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있어요
한주의 시작!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시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