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차세대 소셜미디어가 지향할 수 있는 4가지 방안 (+스팀잇에 대한 나의 생각)
인터넷에서 좋은 글을 찾아 스티미언들에게도 소개를 함과 동시에 스팀잇에 관련된 제 생각을 추가해봤습니다. 원제목은 Four Paths Forward for 'Social Products'이고 저자는 Sam Lessin으로 실리콘밸리에서 VC를 운영하며 The Information이라는 온라인 매체에도 원고를 기고하는 사람입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차세대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SNS라고 하지만 외국에서는 소셜미디어로 지칭)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현재 업계의 공룡들인 Facebook이나 Instagram, Twitter와 같은 플랫폼들이 사라질꺼라 보는 사람은 없지만 다음 세대의 플랫폼이 어떤 형태로 등장할지 예측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프로덕트가 나올 것이며 어떤 틈새를 파고 들 수 있을까? 일단 확실한건 이미 존재하는 기업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플랫폼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저자는 차세대 소셜미디어가 지향할 수 있는 4가지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실제 존재하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라 (Leverage the 'Real World" and Build Physical Communities Enabled By Technology)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외로운 인구가 늘어나고, 역설적으로 사라져가는 커뮤니티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존재하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소셜미어는 온라인에서 형성된 커뮤니티에 비해 세가지 강점이 있다.
(1) 실제 삶에서 형성된 관계는 온라인에서 형성된 것 보다 더 끈끈하다. (2) 역설적이게도 실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커뮤니티는 비슷한 관점을 지향하는 유저들이 뭉치기 쉬운 온라인 커뮤니티와 달리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다. (3) 마찬가지로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익명의 유저들과 교류할 때보다 실제 삶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통할 때 마음을 더 열 확률이 높다.
생각: 이러한 사실은 스팀잇에서도 늘 논란이 되왔던 '친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험적으로 봤을 때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끼리 스팀잇을 시작하는 경우 서로 교류도 더 활발하고, 커뮤니티에 장기적으로 정착할 확률도 높은것 같다. 또 저자가 말한 것과 순서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원래 서로 모르던 유저들도 오프라인 밋업을 통해 실제 사회에서 교류를 시작하면 스팀잇에서의 관계 또한 더 돈독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커뮤니티가 스팀잇에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로 올려지는 것도 괜찮은 전략일 것 같다. 만약 학교 동문회나 종교단체가 스팀잇의 트라이브로 올려진다면 어떨까? 현재 KR이라는 느슨하게 연결된 고리보다 오히려 더 끈끈하게 유지될 수 있지 않을까?
2. 엄선된 정확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라 (Design Communities Around Truth with Content Moderation, Curated Memberships and Clear Information Provenance)
흔히 인터넷을 정보의 홍수라 표현하지만 역설적으로 너무나 많은 정보가 존재하기에 되려 제대로된 정보를 습득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요즘 같이 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에는 뭘 믿어야 할지도 막막하다. 그렇기에 내가 믿을만한 사람에 (전문가 혹은 인플루언서) 의해 큐레이션된 정보를 습득하고, 진실됨을 평가하고, 정보의 근원을 정확히 찾을 수 있는 투명한 플랫폼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생각: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 단번에 스팀잇이 생각났다. 사실 엄성된 정보의 큐레이션은 스탬 백서에도 명시되어 있는 스팀 블록체인의 핵심 지향점 중 하나다. 그렇기에 SMT에도 "Media"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payout이 7일이라는 점, 그리고 페이스북 보다는 트위터에 더 가까운 인터페이스를 볼때 댄과 네드가 지향했던 스팀잇은 광고나 구독 없이도 유지되는 투명한 미디어 플랫폼이었던 것 같다.
사실 존재하는 UI를 크게 손대지 않아도 기본적인 구조를 조금만 손본다면 PUBLY와 비슷한 큐레이션 서비스로 쉽게 등극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명성도다. 현재 스팀잇에서 명성도는 '간지' 빼고는 딱히 유용성이 없다. 셀봇이나 보팅봇 등의 매수를 통해 자유자제로 레벨을 올릴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예전 스팀헌트 팀에서 개발했던 헌트 명성도와 같이 새로운 criteria를 사용하는 명성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3. 새로운 관계를 형성시킬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개발하라 (Inventing New Content Formats That Drive New Graphs of Relationship)
소셜미디어를 새로 시작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바로 (1)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와 (2) 이를 기반으로 형성될 수 있는 새로운 관계들이다.
Facebook의 예를 들어보자. 사실 Facebook 이전에도 인터넷 프로필이라는 개념은 존재했다. 하지만 Facebook이 특별할 수 있던 이유는 유저들로 하여금 실제를 존재하는 정보를 (실명, 사진, 개인이력) 자발적으로 기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보를 공유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초기에 미국 대학교 이메일을 갖고 있는 재학생들만 유저로 영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송금 플랫폼이 Venmo도 마찬가지다. 사실 페이팔 등 다양한 송금어플이 이미 시장에 존재했지만 Venmo가 뜰 수 있었던 이유는 실제 삶에서 돈 거래를 해야하는 사람들 위주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통해 관계의 지평을 넓히려는 시도는 Twitter, Pinterest, Instrgram, Snapchat, TikTok 등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생각: 사실 스팀잇이 3번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스팀잇의 가장 큰 매력중 하나는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실험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껏 유저들이 시도해온 여러 장터나 각종 토큰이 그 반증이 아닐까 싶고, 또 예전에 진행됐던 스팀시티가 아주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스팀의 핵심은 이런 다양한 사회적 아이디어를 큰 비용 없이 블록체인을 통해 실현시킬 수 있다는 점이고 우리는 이에 대한 고민을 좀더 해보고 핵심역량을 여기에 더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4. 다음 지각변동을 기다려라 (Wait for Platform Shift)
마지막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음 지각 변동을 기다리는 것이다.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다음 변동을 기다린 다음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이 나오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생각: 하지만 급변하는 블록체인 업계 그리고 출시된지 4년이 다되가는 스팀잇이 이 전략을 따라하기에는 조금 위험할 것 같다. 이미 하이브, 브레이브 네트워크 등 다른 대안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기에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이런 차세대 플랫폼들이 어떤 인프라를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글을 마무리 짓는다. 현존하는 소셜미디어가 단순 친목 플랫폼에 그치지 않고 이를 토대로 신사업을 벌이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스팀(Steam)과 같은 게이밍 플랫폼이나 VR 기계들은 이 변화에 어떻게 합류할 것인가? 아직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들이 너무나 많다.
생각: 우리는 소셜미디어 시장이 포화되었다고 믿지만 사실 아직 가능성이 무긍무진한 분야다. 스팀잇은 '글써서 보상받는 플랫폼'이라는 1차적 단계에서는 실패를 거뒀지만 Proof of Brain이라는 개념은 아직 실패를 선언하기 이르다고 생각한다. 물론 많은 분들께서 지적하셨듯 Proof of Brain이 성공하려면 개선해야될 점이 많다. 하지만 아직 백지상태인 만큼 되려 더 많은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뜻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오랜만에 글을 올리려니 어디서 어떻게 올려야 되는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스코판 접속해서 올렸는데 제대로 됐나 모르겠습니다.
좋은 의견감사합니다. ^^ 모두가 느끼고 우왕자왕 중이죠...
와 잘 읽었습니다.
저도 3번 관련해서 비즈니스 시뮬레이션 채널? 내지는 인큐베이팅 채널의 성격을 알려볼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해본적이 있습니다. 추상적인 몽상(?) 수준이었지만.. 성공하면 사이드 체인으로 분가하면서 점점 스팀의 영역은 넓어지는.. 전문 지식은 없어서 디테일이 약하네요. ;ㅁ;
아닙니다 ㅋㅋ 저도 코딩의 코도 모르는 문외한인데요.이런저런 의견을 나누다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겠죠. 능력자분들이 해결책 올려주시면 저희는 열심히 보팅하고 리스팀하고 알리면 되고요.
잘 봤습니다. 1번 리얼월드는 소셜미디어가 아니더라도 블록체인에서도 중요해 보이는데요, 스팀잇에서 커뮤니티가 젤 관건이 아닐까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포츠에 관련된 커뮤니티가 활성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MLB나NBA의 팬들이 커뮤니티를 만들면 그 안에서 스포츠 토토도 할 수 있고 여러 뉴스나 토론도 오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생각할 거리가 많네요.
한때 팬클럽 같은 단체가 스팀잇에 자리 잡고
서로간 경쟁하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지금 껏 전혀 시도가 없는 것을 보면
그리 매력적인 장소가 아닌 것으로 보여 집니다.
요즘 드는 생각은 그냥 스팀잇이 아닌
스팀의 사용처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스팀이 여기 까지 오는데 스팀잇이 있었다면
이제는 다른 컨텐츠가 스팀을 끌어줄 시기가
오지 않았나....하는
저도 어제 글을 쓰면서 고민을 해봤는데 스팀 가격이 오르려면 (1) 스파업을 할 요인이 있거나 아니면 (2) 스팀의 사용처가 늘어나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채굴이 목적이 아닌이상 1번은 이유가 없어보이고 이제는 2번을 공략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장터 같은 경제활동이 가능한 방안을 생각해보고 계신거 같고요. 거기에 만약 덕질이라는 요소가 가미되면 스팀의 매력점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기계적이고 지속적인 스팀 공급량을 능가할 만한 유의미한(또는 압도적인) 수요'가 있어야 스팀의 가격이 우상향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반감기 이후로 채굴된 비트코인의 양보다 많은 수량을 시장에서 매수중인 '그레이스케일' 같은 큰 손이 스팀 마켓에도 있다거나 하면 어땠을까 싶네요.
물론 연간 새로 채굴되는 코인의 양 또한
스팀이 비트코인보다 4배이상 높다는 것도
극복해야할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때 스팀의 사토시 표시 가격은 점점 우하향 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파워다운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거듭강조하지만 스팀을 결제수단으로 쓸 수 있어야 할거 같습니다. 예전 선유기지나 보드람치킨 같은 좋은 예가 많았는데 아쉽네요.
실생활에서 결제수단으로 쓰이는 스팀.. 아이디어는 좋죠.
저도 일전에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생각 뒤에 오는 질문이 항상 있습니다.
'A와 B라는 사람이 부동산 거래를 했고,
A는 B에게 구매대금을 스팀으로 지급했다.
B는 스팀을 현금화 하고싶어 거래소에서 매도하려고 한다.
이때, 이 물량은 누가 다 매수할 것인가?'
이런 류의 질문이죠.
스팀으로 결제되는 거래대금이 커질수록,
거래에 사용된 스팀은 거래소에 매도매물로 출회되게 됩니다.
(판매자가 판매대금을 전부 홀딩하거나 파워업에 사용하지 않는 이상)
그럼 코인 가격이 위로 상승하기는 힘든 구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좀 망상이긴하지만 부동산거래대금으로 발생한 스팀을 팔지않고 다시 사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ㅎㅎ 다른 대안은 일반저자들은 팔더라도 기업형 계정들이 계속 매수를 해서 파워업을하는 생태계입니다. 뭔가 마케팅 등의 비용으로 활용하면 좋을거 같은데 구체적인 방안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저도 꿈같은 생각을 하나 추가해보자면..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중인 미연준이
그 '헬리콥터 머니'를 조금씩만 떼서
스팀(뿐만 아니라 여러 암호화폐) 매수벽에 받쳐주면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상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달러 = 어짜피 마음껏 찍어내는 거의 '공짜 돈'이니까요 ^^;;
스팀을 사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만 좀 무리겠고ㅎㅎ btc는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업형 계정들이 계속 매수를 해주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네요.
어마어마한 시총과 현금 보유고를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스팀에 관심을 가져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하네요.
스팀에 빨대 꽂고있던 구증인들은 ㅎㅇㅂ로 넘어갔으니..
좀 더 수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덕질, 순화하면 매니악한 층이 형성되기 시작하면 뭐 게임 끝이죠. 스팀의 사용처 따위가 뭐임? 하고 금세 만들어 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