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쥐와 쇼트케이크 03. 먹는것이 곧 남는것(1)

in #busy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브이입니다.
단편소설을 써보았습니다.
분량 조절을 실패했어요.


시골쥐와 쇼트케이크

03. 먹는것이 곧 남는것(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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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이 없어,라고 중얼거리며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킨다. 오늘은 엄마가 쉬는 날이다. 엄마는 쉬는 날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엄마가 집에 있을 때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첫째, 삼시세끼 반드시 먹을것. 엄마는 특히 아침밥을 거르는걸 매우 싫어한다. 시골쥐가 아점을 먹은걸 알아채면 엄마는 잔소리 폭격을 날려댔다. 둘째, 머리카락 보이지 않게 치울것. 머리카락은 청소기 돌릴때만 치우는 시골쥐와 달리 엄마는 박스테이프,돌돌이를 주변에 놓아두며 수시로 치웠다. 셋째, 씻는 시간을 최소화할것. 시골쥐는 굉장히 여유롭게 씻는 편인데 엄마는 그렇게 씻을거면 목욕탕에 가서 씻으라며 구박했다. 수도세가 아깝냐고 물어보니 그건 아니란다.

" 왜 입맛이 없어? 얼른 와서 먹어봐. "

식탁에는 갓 쪄낸 호박잎과 뚝배기가 올려져 있었다. 우렁 넣은 강된장일 줄 알고 기대했는데 색깔이 조금 이상한 강된장이다. 호박,양파에 팽이버섯이 듬뿍. 적당히 올려 밥과 비벼먹어보니 전혀 짜지 않다. 강된장 비쥬얼은 아니지만 강된장 맛이 나긴 난다. 역시 집된장은 달라. 맛을 확인하곤 호박잎에 싸먹어본다. 담백하면서 감칠맛이 났다. 강된장과 호박잎의 공통점은 따끈따끈한 상태에서 먹든지 차가운 상태에서 먹든지 음식의 온도에 상관없이 별미라는 점이다.

" 팽이버섯 넣은 강된장은 처음이야. "
" 엄마도. "

시골쥐는 뭔가 속은듯한 기분이 든다.
어쨌든 시골쥐가 잘 먹는것을 보던 엄마도 마주앉아 한 그릇을 비워냈다. 설거지하는 엄마의 뒤로 초록색 봉지가 눈에 띈다.

" 얼갈이 싸길래 세단 샀지, 김치 담가 먹게. "

주부의 내공이란 정말 대단하다. 설거지도 요리도 뚝딱 해치우고 자식의 시선까지 캐치해내니까.
얼갈이배추는 겉잎과 뿌리를 제거하고 칼집을 낸다. 소금물에 세워서 1시간,눕혀서 1시간 절이는 동안 김치 양념과 양념장을 만든다.

" 맛이 어때? "
" 짜. "
" 엄청 짜? "
" 아니. "
" 그럼 됐어. 어차피 물 나와서 좀 싱거워지니까. "

양념장에 풀을 넣고 얼갈이배추를 버무리면 완성이다.

" 딸, 와서 버무려줘. "

시골쥐는 자리를 잡고 앉아서 야무지게 고무장갑을 꼈다.

" 그냥 골고루 무치면 돼? "
" 꾹꾹 무치지말고 살살, 안 그럼 풋내 난다. "

엄마는 시골쥐에게 마무리를 맡긴 후 다시 부엌으로 들어가 점심 준비를 했다. 큰 냄비 하나와 압력솥 하나. 시골쥐가 다 무쳐진 김치를 반찬통에 전부 담자 엄마가 잽싸게 한 끼 먹을 만큼 접시에 옮긴다. 씁쓸한 냄새와 맛있는 냄새가 섞여 집안을 가득 채운다. 이 냄새의 정체는 마늘,대추,황기를 넣은 영계백숙이었다. 달력을 보니 작은 글씨로 초복이라고 적혀있다. 다리와 날개부터 차근차근 공략한다. 가슴살은 큼지막하게 찢어 남겨놓았다. 국물에 찢어놓은 가슴살과 찹쌀을 넣어 진득한 닭죽을 만든다. 먹기전 쪽파와 당근을 잘게 송송 썰고 방금 만든 얼갈이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이열치열은 좋지만 온몸이 끈적거리는 것은 사양이다. 남김없이 닭죽을 비운 시골쥐가 샤워를 끝냈다. 집 나간 입맛은 소리없이 엄마 손에 이끌려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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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집나간 입맛도 엄마표음식이면 돌아오기마련이죠~!
어렸을땐 몰랐는데 엄마가 해주신 음식이 제일 맛있더라구요..ㅠ

그러니까요.ㅠㅜ
엄마표 집밥이 최고입니다(´▽`)b

이 글을 보니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생각나네요~
마음이 편안해지고 힐링되는 느낌이랄까요?? :D
오늘도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닷 ~ ㅎㅎ

감사합니닷( ღ’ᴗ’ღ )
이런 힐링소설 한번쯤 써보고 싶었는데 스팀잇에서 써보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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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분량 조절은 실패하신듯 ^^
그래도 뭔가 의미는 전달된듯 합니다~~

크흠..티가 나나 봅니다..
의미가 전달된것에 의의를 두죠..(❁ ᴗ ͈ˬ ᴗ ͈)◞*

집나간 입맛 엄마손에 이끌려 돌아온다라는 문구가
참 센스가 있어요 ㅋㅋ

입맛이 가출해도 엄마표 집밥에는 장사없습니당ㅋㅋ

역시 날 더울 땐...다리 두개 달린 짐승으로...

몸보신에 다리 두개 달린 그 짐승 없으면 섭섭하지요..!

저희 엄마도 자주 호박잎에 쌈장(엄마 왜 우렁을 넣어주지 않았던거야)을 해 주셨었는데 이런 더운 여름에 생각나네요.

우렁...크흡...
여름 별미로 호박잎에 강된장(or 쌈장)이 제격이죠. 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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