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손님 접대(#200)
나는 이웃들과 한 달에 한번 글쓰기 교실을 연다. 장소는 보통 때는 지역 작은 도서관.
이번에는 우리 집에서 하기로 했다. 앵두가 잘 익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 공부할 내용은 보고문이다. 조금 딱딱한 수업이 될 수 있으니 되도록 빨리 끝내고 앵두를 따먹기로 했다.
근데 이 말을 곁에서 들은 아내가 한마디 한다.
“손님들 오게 하면 점심을 대접해야 할 텐데....”
“그 부분은 나로서는 부담이 되요. 수업 빨리 끝내고 앵두만 먹고 해어지면 안 될까?”
“그래도 시골 인심이란 게 있지. 된장국에다가 비빔밥을 해봐요. 나물거리는 많으니까.”
(참고로 오늘 우리 집 밥상 당번이 나다. 식구들이 돌아가면서 차린다.)
“음...일단 두고 봅시다. 모임 끝날 무렵 의견을 들어볼 게요.”
수업을 보통 때보다 일찍 끝냈다. 그리고는 의견을 물었다.
“시간 여유가 있어 혹시 점심 차리면 드시고 갈 분 있나요? 메뉴는 간단하게 된장국에 비빔밥.”
“저희야 너무 고맙지요.”
한 사람만 선약이 있고, 다 좋단다.
앵두를 따먹게 하고 부랴부랴 점심 준비를 한다. 일단 쌀 씻고, 야채 거리를 준비하려는 데 한 사람이 들어온다.
“저보고 도와 드리라고 하네요.”
“잘 되었네요. 상추, 쑥갓, 부추 뜯어서 씻어 와요.”
나는 밥불을 당기고 된장국 끓이게 배춧잎과 대파 준비하고. 요즘 한창 맛있는 완두 따고. 아내가 밑 준비를 해놓고 간 고사리나물을 어찌 할까. 마음이 바쁘다. 검색을 할까. 하는 데 마치 아내가 외출했다가 돌아왔다. 앵두를 따던 사람들도 다 모였다. 회원들 가운데 여성이 많아 일사천리로 밥상 준비가 되었다. 그 와중에 금낭화 꽃잎으로 데코레이션도 하고.
사실 나는 우리 식구 먹을 밥상 정도는 차린다. 하지만 내가 손님초대해서 차릴 정도 실력은 아니다. 그래서 선뜻 대답을 못했던 것이다. 얼떨결에 치른 셈이다.
사람들은 오랜만에 귀한 자연 밥상이라고 너무 잘 먹는다. 고기 한 점 없이 밥과 나물 그리고 양념이 전부인 밥상. 소박하지만 넉넉한 자리가 되었다.
안녕하세요 kimkwanghwa님
랜덤 보팅!!
소소하게 보팅하고 가요
맛깔스런 밥상 몸에 좋은 비빔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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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와우 완전 꽃밥이네요.
비비기에 좀 아깝지요 ㅎ
손님들께 식사를 대접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이런 밥상 쉽지 않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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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손님 치렀네요 ㅎ
금낭화 얹은 밥과 나물이면 뭐가 더
필요할까요... 구지
막걸리 한 사발 주신다면 거절은 않으리요만^^
이왕이면 가양주로 ㅎ
요즘 앵두가 맛있더라구요~~
최고로 맛있는 때지요
금낭화를 얹어 먹을수 있는거군요^^
아삭한 식감이 마치 아까시꽃과 비슷해요
어휴~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