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甲辰) 농사 마무리

지난 주 눈이 많이 오면서 이틀 정도 영하권 날씨가 되었지만 배추는 별 문제 없었다. 그렇지만 누군가 5포기 정도 훔쳐간 것 같다. 작년에 감자를 캐가다 나한테 딱 걸린 아줌마가 있었는데 그 아줌마가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 물론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 아무튼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오다 가다 배추만 20여 포기 눈에 띄니 몇 개를 잘라간 것 같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벌레들의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 준 듯 속이 찬 배추들에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이들에게 미안 하지만 손으로 살짝 털어내고 배추를 모두 수확했더니 두 박스에 찬다. 3포기는 배추국으로 나머지는 수지에 계신 이모님께 가져다 드릴 예정이다.

겨울을 보낼 쪽파와 대파들이 영하 날씨를 처음 경험하였다. 부주의한 이웃 텃밭 지기들이 텅빈 두둑을 살피지 않아서 짓밟힌 놈들도 있다. 더 혹독한 겨울을 나고 내년 봄이 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꼿꼿이 서 있어주길 기대해 본다. 내년에는 고구마를 심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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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辰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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