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zam의 주경야동?독!] 놀라운 소설, ‘사랑의 위대한 승리일 뿐’ (김솔)

in #zzan15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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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소설이다.
이런 작가가 있어서 우리 문학계가 반짝인다.

줄거리는 간단한데 주변 장치가 멋지다. 흡사 남미 영화를 본 느낌이 난다. 작가가 전 세계를 여행해서 그런지 느낌이 사실적이다.

부랑자 수용시설에 일곱 명의 중증환자가 누워 있다. 그들은 수녀와 수사 그리고 자원봉사자들 손에 연명한다.
그곳에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의사가 왔다.

조폭 출신 펠리페, 한때 유명했으나 폐인이 된 화가 후안, 머리를 다쳐 바보가 된 페드로, 같은 말만 되풀이 하는 앵무새, 언제 숨이 멎을지 모르는 중증환자 다묵장어 노인, 시설 앞에 버려진 안드레 소년, 붉은 라디오라 불리는 파블로.
그리고 복수를 위해 파블로를 조종하는 ‘나’.

1인칭 화자는 왜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의사 ‘너’에게 복수하려는지 변죽만 울리다가 마지막에 털어 놓는다.

교사였던 ‘나’는 독재적인 이사장이자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었던 ‘너’편을 들었다가 오히려 수감되고 말았다. 둘 사이엔 사랑이 싹텄는데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된 상태였다. 진짜 가해자는 너의 아버지였고 너였다.

가정도 사랑도 잃은 작중 화자는 복수를 다짐하고 성전환 수술도 받았다. 우연히 시설에 봉사하러 온 너를 발견하고 길고 긴 기록을 남긴다.
복수의 성공 여부는 알 수 없다. 혼자의 독백으로 끝나고 있으니까.

파블로라는 인물의 입을 통해 쏟아지는 작가의 여행 경험이 엿보인다. 엄청난 입담이다.
또한 지난번에 [보편적 정신]을 읽었을 때도 그랬듯 독특한 문체가 인상적이다.
얇은 책인데 결코 작지 않은 구성이다. 매력적이다.

김솔 / 안온 / 2023 / 16,000/ 장편소설

#dokdo #dong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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