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mittent : 블록체인은 '빈곤한 예술' 에 날개를 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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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mittent
문화 예술분야는 경제적인 소득격차의 측면에서 볼 때 빛과 어둠의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분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톱스타는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누리며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하지만, 그 뒤의 그림자에는 중년 배우가 고독사하는가 하면 젊은 음악인이 빈곤 속에 쓸쓸히 쓰러져 숨을 거두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문화 예술분야의 Front Line에 서 있는 노동자들의 고용형태가 아예 없거나 다른 산업 분야와는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점에 대해 많은 고민과 연구가 이루어져 왔는데,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경우 '엥테르미탕(Intermittent)' 이라는 제도가 있다. 프랑스어 Intermittent 는 한국어로 '간헐적인, 불규칙적인' 이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기업에 고용되지 않은 예술인들의 특성상 이들이 빈곤에 노출되지 않도록 돕는 실업보험의 개념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현 정부에서 엥테르미탕을 어느 정도 본딴 예술가들의 실업급여 제도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제도에는 약간 문제가 있다. 프리랜서가 75%에 달하는 국내 문화예술계의 특성상, 예술인 중 70% 이상이 강제가입보다는 임의가입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로 인해 국내에는 강제가입이 아닌 임의가입으로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고, 이 때문에 제도의 실효성이 낮아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예술가들의 생계를 해결하기 위한 문제는 국가적인 제도의 지원뿐만 아니라 민간 시장에서 자본을 출자하여 풀어 나가는 경우가 많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세계 제 1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Artist Pension Trust'가 바로 그것이다.
Artist Pension Trust
Nam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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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site | |
Industry | Financial Services |
Number of Locations | New York, Los Angeles, London, Leipzig, Mumbai, Hong Kong, Shanghai, Mexico City and Amman |
Revenue | 100M USD |
Artist Pension Trust(이하 APT)에는 현재 총 2,000명 정도의 예술인들이 가입해 있는데, 기본적인 개념은 '계' 형태에 가까워서, 스타 예술인의 소득을 조금 떼어서 그렇지 못한 예술인들의 생활을 보조해 주는 형태에 근접해 있다. 그러나 APT 방식의 문제점 중 하나는 일단 소속 예술가들의 작품을 모두 APT가 사들인 뒤 시장에 내놓는 것이기 때문에, 작품이 잘 팔리지 않는 예술인의 경우 재고만 늘어날 위험이 있는데다가, APT가 작품 공급량을 늘리려 할 경우 기존 작품 보유자들이 희소성 하락을 이유로 저항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예술가들에게 작품을 공급받는 것과 작품을 갤러리 또는 개인에게 판매하는 것 모두가 APT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2천여 명의 예술가 커뮤니티로는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저소득층 예술인을 돕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Source : APT | Source : APT |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아직 기초적인 생각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예술가들의 연금 신탁을 스마트 컨트랙트 형태로 구현한다면 조금 더 많은 예술가들을 Pool 안에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중개자 역할을 하는 APT가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남으로써 현재 APT 의 작품 판매 수익 중 28% 가 APT의 운영 비용으로 징수되는 부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스마트 컨트랙트 형태로 구현된 예술가 연금신탁은 과연 어떠한 구조를 지니게 될까? 지금부터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Decentralized Artist Trust Platform
이미 블록체인 기반의 미술품 거래 플랫폼은 그 시도가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그 중에 가장 선두에 서 있는 플랫폼은 'Maecenas(메세나)' 이다. 이 플랫폼에서 론칭한 토큰 'ART' 는 현재 토큰 거래소에서 미화 1달러, 한화로 약 1,000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Source : CoinMarketCap) 그러나 이 플랫폼은 예술가들에게 소득을 제공하기 위함이 아닌 순수한 미술품 거래 P2P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형태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스마트 컨트랙트를 적용하면 어떠한 방식의 변화를 줄 수 있을까? 우리는 미술가 한 사람을 하나의 주식회사처럼 생각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 볼 수 있다.
The Issuance
예술가는 자신과 투자자 간의 계약 내용 (이를테면 해당 스마트 컨트랙트 상 예술가가 1년에 어느 정도의 배당금액을 연금으로 지급받을 것인가, 투자자의 배당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1년에 작품 몇 점을 창작을 한다던가, 어떤 경우에 APT에서 제명이 되는가 등) 을 블록체인 상에 스마트 컨트랙트 형태로 구현시킨다.
APT는 IAO(가칭 : Initial Artist Offering) 을 열어서 투자금액을 모집한다. 이 경우 APT의 블록체인 투자 플랫폼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 투자자는 ETH 또는 해당 플랫폼 고유의 토큰을 구입하여 전송한다. 어떤 투자자의 경우 많은 자본력을 동원하여 특정 예술가를 소위 '입도선매' 할 수도 있다.
IAO가 끝나게 되면 APT는 각 예술가 별 투자금액을 정리하여, 투자금액이 일정한 Cap 을 넘어가는 예술가의 경우 연금 지원액을 삭감하고 이를 다른 예술가나 소득이 더 적은 예술가의 (그러니까 인기가 상대적으로 없는) 소득을 보전해 주는 차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는 APT는 각 예술가별 고유의 토큰을 발행해 이를 자체 플랫폼에 상장시켜 거래하는 형태의 거래소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러나 APT에 가입된 예술가는 수천 명에 이르므로 이와 같은 방식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 즉 서로 다른 주소를 가진 스마트 컨트랙트의 구현이 가장 효율적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Dividend
예술가와 투자자는 스마트 컨트랙트 내용에 따라 일정 비율의 배당금을 수령할 수 있다. 또는 투자자의 경우 선택에 따라 배당금 대신 미술 작품을 수령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는 예술가와 투자자 간의 상호 합의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하면 된다.) 문제는 이 경우 ETH를 위시한 블록체인 토큰의 가격 변동 리스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경우 금융기관의 보증이나 다른 화폐로의 지급을 통한 리스크 헤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일들이 앞으로 무수히 많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금' 이 Background Value 를 보장해 주는 Royal Mint Gold 토큰은 향후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투자자와 예술가는 ETH 또는 기타 독립적인 토큰의 시세 하락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RMG 등 가치가 보증될 수 있는 토큰을 배당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이 경우 Royal Mint 의 토큰 간 교환 가치 데이터가 필요하며 지속적인 RMG의 구매가 필요한 기술적인 이슈가 발생한다.
예술가와의 계약이 해지되면, 투자자들은 각자의 주소로 ETH 또는 독립적인 블록체인 토큰을 되돌려 받는다. 다만 이 때 예술가의 신의성실 의무 위반으로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일종의 자본잠식 상태에 처할 수 있는데, 아직 법률적 규정이 미비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제반 규정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Ars Longa Vita Brevis
지금까지 예술가들의 소득 지원에 대한 기존의 플랫폼과 스마트 컨트랙트 방법론을 적용한 새로운 플랫폼의 예시를 알아보았다. 현재 존재하는 엥테르미탕이라던가 APT 제도는 이 제도권 안에 편입되어 있는 예술가들에게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소득원을 제공해 주지만, 그 제도권 바깥에 있는 예술가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대책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예술인에 대한 실업급여가 임의가입 방식으로 책정될 예정인 우리나라의 경우 자칫 제도 자체가 무력화될 위험성도 여전히 잔존해 있다. 위에 제시한 스마트 컨트랙트 활용 방법은 한 가지의 예시일 뿐이다. 블록체인 토큰을 마치 주식과 같이 활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천천히 알아가 보도록 하자.
그 대안으로 스팀잇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 역시 스팀잇이 그 역할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공감하고요.
기대해 봅시다.
글 읽으면서 뭔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딴짓하다 까먹어버렸네요.. 아무튼 기부금과 관련된 부분에도 적용하기 좋을 것 같은데, 기존에 있는 중개 단체들이 필요없어지는 셈이라 누가 나서서 플랫폼을 만들지의 문제가 있을 것 같네요. 그러고보면 그런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비용을 줄여야만 하는 입장인) 정부는 적극적으로 도입을 시도할 만 하겠군요. 이전 포스팅도 그렇고 예술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여러 분야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운이 좋게 어렸을 때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예술에 관심을 가짐과 아울러 예술가 분들의 소득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늘 관심 가져 주시고 피드백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일명 "최고은 법"이 항상 마음에 걸립니다. 이 시대의 예인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부터 그들의 창작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D 블록체인은 무궁무궁한 가능성이 있기에 저는 희망을 꿈꾸고 있습니다.
https://steemkr.com/kr/@dianamun/vrpd2
https://steemkr.com/kr-auction/@dianamun/20
관련하여 떠오르는 포스팅이네요. 감사합니다.
관심 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차후 언급해 주신 부분 차차 보완해서 다른 포스팅으로 또 찾아 뵙겠습니다. :)
사실 예술인 걱정은 사치품이 된 우리 사회에서 블록체인을 예술계에 접목시키는 것에 아무도 관심이 없을 게 뻔하다고 생각을 한 끝에 시무룩해진 힝고의 모습이다.
디자인 전공인 사람으로써 예술과 블록체인 기술의 만남은 언제나 기대가 되네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ㅎ
감사합니다. :)
개인적으로 예술쪽에 관심이 많은데..항상 생각해오는 문제죠. 리스팀하고 몇 번이고 읽어봐야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해요^^
관심 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시하셨던 스마트 컨트랙트의 활용과 유사한 얘기를 몇번 들었던 것 같습니다. 과연 예술가들의 격차는 좁혀질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예술품의 경제적 수요공급 곡선이 다른 재화들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블록체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격차를 좁히는 문제에 있어서는 많은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과 어떻게 결합이 될지 너무 궁금해지는군요.
미래가 기대되는 기술입니다. 염치 없지만 가능하시다면 보팅&리스팀도 부탁드립니다 흐흐.
블록체인 기술.. 어느 분야와 만나도 기대되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미래가 궁금해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