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일지 3
생일주간의 잇따른 파티에 피치 못하게 세 번째 자전거 수업에 참여하지 못했다. 두 번째 수업에서도 여전히 최고 열등반 세 명, 할머니 둘과 나만 자전거를 타지 못했었다. 그래도 열등반에서 균형을 잘잡는 건 나였으니 열등반 우등생의 자부심이 있었는데 수업을 놓치니 초조해졌다. 특히 우리가 늘 연습하는 공간이 아닌 다른 곳으로 하이킹을 간 사진이 단톡방에 대거 투척되어 더 그랬다. 할머니들이 성공하여 혼자 균형잡기를 하는 내 모습은 생각만해도 쓸쓸했다. 아침에 오니 열등반 동지들은 비탈길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든든하면서도 짠했다...4일 동안 자전거를 못탔는데도 두발을 동시에 올리고 페달링했던 몸의 감각은 여전히 남아있어 나는 두발을 올리고 세네번씩 페달을 밟다 한쪽으로 치우처져 멈추는 걸 반복했다. 성공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 몇 번을 반복하니 넘어지지 않고 꽤 멀리까지 페달을 밟았다. 드디어....드디어...성공.....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자전거를 타게 되면 감격에 올지도 모른다는 말을 몇 번 했는데 처음에는 긴장감에 감격도 환희도 느끼지 못했다. 공원의 둥그런 길을 따라 페달을 밟다 긴장감이 사르르 풀리고 넘어지지 않기 위해 보는 먼풍경이 아닌 큰 나무 한그루와 구름이 낀 희뿌연 하늘이 시야에 들어오고 바람이 살랑 얼굴을 간지럽힐 때...이거구나. 이거로구나..그때서야 자전거의 희열을 느꼈다. 2022년 5월 30일. 자전거 못타는 사람의 반열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의 반열로 들어선 날...잊지 못할 것이다. 자전거를 탔다는 기쁨에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내게 이 자전거 수업을 알려준 r과 여의나루에서 따릉이 특훈도 했다. 자전거 크기와 무게, 핸들의 예민도가 달라 고생했지만 두시간 가까이 타며 익숙해졌다. 앞으로 더 안정적으로 나아가기 위해, 페달을 더 힘차게 꾸준히 밟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