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말 26
사실 그동안 나는 너무 규격에 맞춰 살아왔다. 한국 사회의 기대에 맞추려고 애를 썼다. 그렇게 해서 남은 것? 나의 실종이다. 내가 없어졌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들이 손아귀에서 빠져나갔고 가장 치명적이게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알 수 없게 되었으며 세상은 규격 바깥으로 나가보려는 내 작은 야심조차 모욕 주고 배신하는 걸 일삼았다. 나는 둔감한 무례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었다.
이제 나는 내일 아침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 북부의 작은 도시로 날아간다. 관광 명소는 없을지 몰라도 흥미로운 일상과 사람이 기다리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