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652. 정답 발표.
어제부터 날씨가 쌀쌀해진다 싶더니 오늘은 어제보다 더 싸늘한 기온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후드점퍼의 털이 달린 모자를 눌러쓰고 고개를 숙이고 걸어갑니다. 주차장이 아닌 길가에 세워둔 차에 시동을 키고 녹기를 기다리다 못해 카드로 성에를 긁는 사람이 화들짝 놀랍니다. 차밑에서 잠을 자던 길냥이가 놀라 뛰쳐나오자 그대로 얼어붙은 모습입니다.
노란 스쿨버스에서 밖을 내다보는 병아리 같은 아이들이 엄마에게 손을 흔들고 엄마는 불안한 마음을 싣고 일터로 출발합니다. 겨울은 추워야 제맛이라고 하지만 막상 추우면 활동성이 떨어지고 웬만하면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있는 밥에 라면 끓여 말아먹고 때우고 지나간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시국이 뒤숭숭해서 연세 드신 분들은 우리는 살만큼 살았으니 억울할 건 없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애들 어떻게 사느냐고 근심이 한 짐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젊은대로 근심을 떠안고 삽니다. 아이들은 한참 돈 들어갈 때고 아이들 더 크기전에 셋집일망정 넓혀가야 하고 본인들 노후대책도 세워야 하니 마음이 흐린 하늘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뉴스를 보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으니 차라리 안 보고 사는게 편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어떻게 여기까지 온 나라인데 쉽게 무너질 리는 없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야 하겠습니다. 진인사 대천명이라고 했으니 내가 할 일은 해야하겠지요.
정답은 호랑이, 쥐구멍입니다.
‘횃대 밑에서 호랑이 잡고 나가서 쥐구멍 찾는다’
집안에서만 큰소리치고 밖에 나가서는 사람들에게 옹졸하기만 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우리 사회의 인식은 남자는 통이 크고 속이 넓고 여자는 찬찬하고 꼼꼼하지만 속이 좁다는 인식이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여자가 배웠다고 해 봤자 그렇고 능력이 있다고 해봐야 애 하나 낳고 살다보면 다 거기서 거기라고 폄하하는 추세입니다.
집에서는 평소에 없던 대장부의 권위를 찾으면서 가족들을 홀대하고 말도 함부로 하는 사람을 봅니다. 그런 사람이 밖에서는 매너 좋고 친절한 남성의 대명사로 처세하는 경우를 봅니다. 집에서 반찬값이라도 벌겠다고 부업거리를 안고 살면서 시어머니 병수발까지 하는 아내에게 고생한다는 따뜻한 말은 고사하고 머리가 어떻고 옷차림이 어떻다고 핀둥을 줍니다.
어느 날 밤 열두시가 다 되어 술이 얼큰해서 들어온 남편이 아내에게서 김치냄새가 난다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온 몸이 파김치가 된 아내가 힘도 들고 화도 나서 한 소리하고 그대로 집을 나섰습니다.
남자는 취직이 어렵지만 여자는 마음만 먹으면 당일 취업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나가서 3년을 소식을 끊고 살았습니다. 결국 집안은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시어머니는 병세가 악화 되어 요양원으로 모셨는데 몇 개월 못가 세상을 떴습니다. 아들 딸 대학도 가야하는데 남편은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아들은 대학 대신 군대를 가고 딸은 몇 해 뒤에 고등학교를 마치고 엄마를 찾아 떠났습니다.
남편은 딸에게 부탁을 해서 엄마와 합치게 해달라고 사정을 했지만 두 번 다시 연락하지 말라는 싸늘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이제 누구도 그를 인정해주지 않았고 권위를 세울 방법은 없었습니다.
- 정답자 선착순 10명까지 1steem 씩 보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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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653회에서 뵙겠습니다.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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