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yesterday

냇물이 풀리니
찌푸리고 살던 날도 맘을 푼다

이렇게 서로 풀면 그만인 것을
서로 담을 쌓고 눈길도 주지않고 살았다
겨울이라고 하기에는
빈속으로 잠이 들어야 했던 밤처럼
멀뚱한 눈으로 허공을 더듬는 날들이었다

까치부부가 나무 꼭대기에 집을 지으면서 뭐가 맞지 않는지 틈만 나면 다투다
집 한 채를 짓고 나니 조용하다

당장이라도 끝장을 내겠다고 싸우는 사람들도
다 살아보겠다고 하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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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3 / 김지하

겨우내
외로웠지요
새봄이 와
풀과 말하고
새순과 얘기하며
외로움이란 없다고
그래 흙도 물도 공기도 바람도
모두 다 형제라고
형제보다 더 높은
어른이라고
그리 생각하게 되었지요
마음 편해졌어요

축복처럼
새가 머리 위에서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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