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672. 정답 발표.

jjy (82)in #steemzzang • 12 hours ago

얼마전에 보았던 눈썹달이 하루 하루 자라 내일이 정월 대보름입니다. 대보름을 끝으로 설 연휴는 끝이납니다. 농경사회에서 대보름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까지 윷놀이를 하고 연을 날리고 대보름에는 모든 놀이를 마감하면서 긴 농한기를 마무리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이 정월 열 나흘이 됩니다. 열 나흘은 대보름을 하루 앞둔 전야제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오곡밥을 먹고 아홉가지 나물을 먹고 밤이면 부럼을 깹니다. 그럼 왜 그렇게 오곡밥을 먹고 나물을 먹었던 것일까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이를 일컬어 아홉차리라고 합니다. 글방에 다니는 아이는 천자문(天字文)을 아홉 번 읽고, 나무꾼은 아홉 짐 나무를 하며, 노인은 아홉 발 새끼를 꼽니다. 여자아이들은 나물 아홉 바구니를, 아낙들은 빨래 아홉 가지를, 길쌈을 해도 아홉 바디를 삼고, 실은 감더라도 아홉 꾸리를 감아야 했습니다. 또 밥을 먹어도 아홉 번을 먹었습니다.

아홉 번 한다는 뜻은 우리 조상이 '9'라는 숫자를 가장 좋은 양수(陽數)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홉차리가 지니는 뜻은 꼭 아홉 번을 해야 한다기보다는 각자 맡은 일을 부지런히 해서 그동안 부족했던 것들을 보충하고 새롭게 일머리를 잡아가자는 뜻이라고 합니다.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서 이웃에게나 자신에게 덕이 되는 삶을 살라는 조상의 슬기로움이 입춘에 숨어 있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음식에는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소망이 가득 담긴 대보름에는 나물명절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나물을 만들어 먹었는데 진채식이라고 취, 호박, 고비, 고사리, 가지, 시래기 등을 가을에 말려 두었다가 보름날 삶아 먹으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하여 아홉차리전통을 따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잡곡밥과 나물 반찬은 서민의 음식입니다. 이는 사대부들고 서민의 음식을 먹어보기도 하고 사대부들보다는 민초들의 날을 먼저 차렸다는데 의미를 두어야 하겠습니다. 백성들 위에 군림하고 서로 대립하며 팬덤정치를 일삼는 오늘날의 위정자들이 본받아야할 정신이라고 하겠습니다.

정답은 하루, 열흘입니다.

‘하루 죽을 줄은 모르고 열흘 살 줄만 안다.’
하루언제 죽을지 모르는 덧없는 세상에서 자기만은 얼마든지 오래 살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을 일컬어 하는 말입니다. 세상의 일은 끝도 없고 사람의 욕심 또한 끝이 없습니다. 열 개를 얻으면 백 개를 얻지 못해 한탄을 하게 되고 남이 가진 것은 무엇이나 커 보이고 자기가 지닌 것은 하찮게 여기는 어리석음도 인간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정해진 수명이 있고 재물이나 명예 모든 것은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좀 더 잘 살겠다고 눈코 뜰새 없이 뛰어다닙니다. 모든 계획을 마음속에 그리며 수년간 누릴 이와 같은 풍요를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던 때 하느님의 말씀이 들렸다.
‘어리석은 자여, 오늘밤에 네 영혼을 거두어 가리라. 결국 그로인해 영혼의 모든 업적을 거두실 것이다.’

그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때에 닥친 강제집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없습니다. 그것도 한밤중에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밤중에 생기는 공포는 그 자체로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합니다. 세속에 매인 영혼들에게는 언제나 어두운 밤입니다.
그러나 선한 사람에게는 새아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