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677. 정답 발표.
모처럼 포근하게 풀린 날씨에 마른 풀잎들까지 햇살을 받아 반짝입니다. 나무들은 꽃망울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 멀리서 보면 구슬처럼 흔들립니다.
조종천을 걷다보니 얼음장을 덮고 있던 냇물도 깊은 곳에서 둥글 둥글 풀리고 새들은 얼음조각을 물고 다른 새들에게로 갑니다. 어린 고라니 한 마리가 엄마 몰래 나왔는지 한참을 달리다 길을 잃고 귀를 쫑긋거리며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두리번 거립니다.
작년에 씨앗을 떨군 풀잎들도 빈 깍지를 흔들며 씨앗이 떨어진 곳을 내려다봅니다. 초보 농사꾼이 처음으로 심은 서리태 콩은 미처 손이가지 못한 포기에 달린 깍지에 콩알이 드문드문 박혀 있는 것도 보입니다.
봄은 우리 곁에 와서 손짓을 하고 동박새도 움이 트는 나뭇가지에서 봄소식을 전하는 날입니다.
정답은 팔준마, 삯마입니다.
‘팔준마라도 주인을 못 만나면 삯마로 늙는다’
힘이나 재능, 기술 따위가 뛰어난 인재라 하더라도 그것을 발휘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아무 쓸모도 없게 된다는 사실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도 그런 말을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 사람을 놓고 참 아까운 사람이라고 혀를 차기도 합니다. 그 시절에 남들 못가는 대학을 나와 괜찮은 자리에 있었는데 어쩌다 그만두게 되어 시골에서 썩는다는 말을하며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옛날에 백리해란 사람이 초나라에서 말을 키우며 평범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이때 진나라 임금이 그를 인재라는 것을 알아보고 신하에게 물었다.
“과인이 많은 폐백을 초나라에게 주고 백리해를 보내 달라고 하면 초나라가 보내줄까?”
신하는 그 말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말을 기르는 사람이 인재라는 것을 알게 되면 초나라에서 그 사람을 가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답을 했습니다. 진나라 임금은 그 말을 옳게 여겨 초나라에 염소가죽 다섯 장만 주고 백리해를 데려왔는데 이때 백리해의 나이가 벌써 칠십이었습니다. 그 동안 백리해는 주인을 못 만나 나이 칠십이 되도록 묻혀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천하의 인재라 하더라도 주인을 못 만나면 빛을 보지 못하고 평범하게 늙어 죽게 되어있습니다.
여기서 백리해는 춘추전국시대 진나라를 크게 부흥시킨 명재상입니다. 팔준마는 중국 주나라 때, 목왕(穆王)이 사랑한 여덟 필의 말을 일컬음인데, 곧 화류(華騮), 녹이(綠耳), 적기(赤驥), 백의(白義), 유륜(踰輪), 거황(渠黃), 도려(盜驪), 산자(山子)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 정답자 선착순 10명까지 1steem 씩 보내 드립니다.
- 반드시 댓글에 번호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678회에서 뵙겠습니다.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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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많은 유저님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이어오던 우리말 우리글 이벤트를 개인사정으로 이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부득이 2월 말에 종료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동안 함께 해 주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