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639. 정답 발표.

in #steemzzang17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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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안개가 모든 것을 잠 재운 날이었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동차의 불빛만 희미하게 다가옵니다. 그것도 멀리서는 소리만 들릴 뿐 가까이 다가왔을 때 먼 곳에서 비치는 가로등처럼 희미하게 보입니다.

밤을 새운 단풍잎들은 보도위에서 모자이크를 만들면서 점점 더 커다란 작품을 완성합니다. 가늘게 흔들리는 꽃들과 아직 입을 꼭 다물고 있는 박주가리 씨방이 단단하게 씨앗을 지키고 있습니다.

산수유에서 빨간열매를 쪼아먹는 새들도 아직은 잠에 빠져 간간이 날개를 터는 소리만 들리고 솔잎 끝에 달린 이슬방울이 떨어지면서 놀란 여린 풀잎이 흠칫거리며 몸을 틀고 있습니다. 불빛이 지나갈 때마다 클랙슨을 울리면서 주변을 경계하고 길을 건너는 사람들도 다른 날보다 더 주의를 기울입니다.

모두가 안개가 바꾸는 풍경입니다.


정답은 후행, 서까래입니다.


‘색시 후행을 가면 서까래 세여 보고 온다’
신부의 후행으로 신랑 집에 가면 그 집의 살림이 넉넉한가 어떤가 하는 것부터 살펴보고 돌아온다는 말입니다. 곱게 키운 딸을 시집보내면서 친정부모님의 근심은 무겁기 한량이 없습니다.

시댁 가풍에 적응하기도 어려운데 살림살이가 곤궁하면 며느리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단순히 중매장이의 말에 의지해 결정을 하는 혼사다보니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일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의식은 풍족한가 인품은 따뜻한 사람들인가 걱정거리가 끝이 없습니다.

옛날 집은 서까래 숫자에 따라 방의 개수가 정해지고 집의 면적이 달라집니다. 집이 번듯하고 크면 그만큼 살림살이가 넉넉하고 규모가 있다는 뜻이 됩니다. 초가삼간이라면 세어 볼 것도 없겠지만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추고 있는 집이라면 집이 크고 세간살이도 넉넉하고 자연히 하인을 두고 살 수 있으니 며느리가 고생을 면할 수 있다는 기대가 가능할 것입니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하는데 시집 간지 사흘만에 빈 쌀독에 바가기 긁히는 소리가 난다면 며느리의 앞날은 가시밭길이 펼쳐지고 있을 것입니다.보통 후행이라하면 신부의 삼촌이나 집안 어른이 가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자식이나 다름 없는 조카딸의 앞날을 맡기는 마음으로 두루두루 눈 여겨 살펴보는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 정답자 선착순 10명까지 1steem 씩 보내 드립니다.
  • 반드시 댓글에 번호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640회에서 뵙겠습니다.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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