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이사>
---김 광 섭---
신림동에서 돈암동으로 가는 길
성북동에서 미아리로 가는 길
미아동에서 중화동으로 가는 길
첫째 길에서는 아버님을
둘째 길에서는 어머님을
셋째 길에서는 아내를
뱀이 기어간 길 같은 세 길에서
나의 인생 같은 세 분을 여의고 나서
사촌이웃도 없는 서울
천지에 어울릴 데가 없어
보는 체도 않는 별을 데리고 나간다
넷째 길은 어떨까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이 모일 곳인가
아니면 별의 침묵에서 나리는
나의 운명의 길일까
인생일대의 가장 완전한 시대는
어린시절 밖에는 없다
애들과 같이 뛰놀다 배고파
엄마에게 뛰어가
점심밥을 찬 물에 말아 팍팍 퍼먹고
달아나가 놀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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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gr.with (74) 14 hour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