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록 | #1 결국 나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in #sct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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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 제안할게 있어요.”

서서히 여름이 다가오는 시기였다. 아침과 다르게 정오의 햇쌀은 제법 뜨거워지고 있었다. 독서 모임에서 만난 동생은 할 말이 있다며 집에 가려는 나를 돌려 세웠다. 우리는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작은 국수집에 들어갔다. 동생은 앞으로 할 이야기에 대해 주의를 먼저 주었다.

  “절대 사기 아니고요. 낚시나 이런 것도 아니에요. 돈도 들지 않아요.”

사회에서 만난 동생이었지만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믿음직한 아이였다. 나와는 다르게 자기 생각이나 주장이 확고해 배울 점이 많았고, 항상 진중해 허튼소리를 하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의 얘기는 항상 올곧아서 어떤 이야기를 하던 사기나 낚시를 의심해 본적 없었다. 그런데 그가 꺼낸 이야기는 정말 사기스러운 이야기였다.

  “혹시 스팀이라고 아세요?”

나는 안다고 대답했다. 물론 그가 말한 스팀과 내가 말하는 스팀은 전혀 다른 종류였다. 그는 차근차근 설명을 이어갔다.
우선 본인이 말한 스팀은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이 아닌 브런치처럼 글을 쓰는 플랫폼인 스팀(steem)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해 못 할 이야기만 늘어놓기 시작하는데, 그가 한 말의 절반은 이해하지 못했다. 정확히 하자면 거의 대부분이 처음 듣는 용어들이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그의 설명을 단박에 이해하기에 나는 고리타분하게 늙어있었다.

평소 생활하면서 나이가 들었다고 종종 느낄 때가 있다.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무겁다던지, 운동신경이 예전 같지 않다던지, 상처회복이 느리다던지. 내 경우에는 무언가 배우는 것이 점점 더뎌질 때 나이가 들었음을 실감하고는 한다.

경험하고 싶지않은 이 느낌을 경험한 건 수년 전 트위터를 처음 접했을 때였다. 당시는 스마트폰이라는 문물이 막 보급되던 시기였고, 트위터가 크게 화제였다.
오래 쓴 핸드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자연스럽게 트위터를 접하게 됐다. 물론 가입절차부터 쉬운 게 하나 없었다. 이해 못할 온갖 영어에 참고할 설명서조차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었다.

어찌어찌 가입은 했지만 이 신문물을 어떤 용도로 이용해야하는지는 끝까지 이해 못했다. 그렇게 몇 번 써보지도 않고 나의 트위터 생활은 막을 내렸다.
지금은 불특정 다수에게 본인의 생각이나 주장을 노출하는 게 평범한 일상이 됐지만 당시만 해도 카카오톡에 친구가 자동으로 추가되는 것만으로도 놀라던 때였다. 물론 지금도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나를 보여주는 건 어려운 일이라 가급적 SNS는 하지 않는다.

그의 이야기가 모두 끝났을 때 나는 오래전 새로운 문명의 이기(이로운지는 잘 모르겠지만)에 나이듦을 실감했던 과거의 나와 마주 할 수 있었다. 트위터처럼 종이로 된 설명서 하나 없는 스팀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할지 몰랐다.

잘 이해 못하는 날 위해 그는 간단히 정리했다. 글을 쓰면 보상을 준다. 처음 가입인사만 해도 꽤 많은 보상을 준다. 본인도 받았다. 구구절절 설명이 길었지만 핵심은 간단했다. 글을 쓰면 보상을 준다는 것.

  “형, 진짜 사기 아니니까 그냥 한 번 가입인사만이라도 올려 봐요. 여긴 블루오션이라 지금 들어가야 해요.”

그를 믿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글이 돈이 된다는 말은 그 어떤 거짓말보다 더 거짓스러웠다. 그래도 열심히 설명한 동생을 봐서라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알겠어, 게임 값이라도 벌지 뭐. 주소 보내줘.”

대답은 했지만 난 여전히 스팀(steem)을 스팀(steam)으로 인지(이해를 못해서)하고 있었다. 더불어 국수가 퉁퉁 불어터질 동안 힘들게 설명을 했지만 난 글이 돈이 된다는 그의 말은 믿지 않았다.


스팀록 | #1 결국 나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written by @chocolate1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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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일때가 중요한 point네요~

이미 우리 당한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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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이거 사기야 나가 ㅋㅋㅋ(2)

같이 나가자 ㅋㅋ

형 이거 사기야 나가 ㅋㅋㅋ

그 동생분 계정이 뭔가요??? 그게 더 궁금해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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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ar토큰 보팅합니다. ㅎㅎ 저도 비슷한 경험을 종종 하게 되네요. 주변에 스팀잇 소개할 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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