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일기 #160
2024.11.5(화)
숙소에서 필요한 것: 컴퓨터 및 충전선, 마우스, 키보드, 컴퓨터팬, 전기장판, 치약, 칫솔, 치간칫솔, 면봉, 로션, 속옷3, 양말3, 외출복2, 운동화, 빨래망, 핸드폰충전기, 핏충전기, 케리어
휴무때 들고갈 것: 빨래망, 면봉, 로션, 전기장판 빼고 다.
오전 9시30분경, 덩치가 커다란 멕시코인 네명이 빨간 조끼를 입고 내 사무실로 들이닥쳤다. 나를 강제로 끌어내려 했다. 나는 사무실문을 움켜잡으며 그들이 누구인지, 왜 나를 끌고가는지, 어디로 끌고 가는지 물었지만 의미있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 결국 네명의 힘을 막을수 없었고 나는 강제로 그들의 차에 태워졌다. 그들이 입고있는 조끼를 보고 노조집행부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네명 중 한명은 나를 강제로 끌고가는 모습을 그대로 카메라에 녹화하고 있었다. 차로 이동하는 동안 내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매우 강압적인 태도를 취했다. 회사정문에 도착하자 나를 차에서 내리게 하더니 회사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조금 기다리니 나를 걱정한 한국인 몇몇이 나와서 나와 함께 있어주었다. 잠시뒤 인사팀장이 정문사무실로 찾아와 노조 집행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올해 들어 내 이름은 노조원들 사이에서 자주 오르내렸다. 작년말 생산팀장이 회사에서 나간 이후 회사규정 관리가 강화되었는데 그 원인을 나라고 지목했단다. 심지어 나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노조위원장의 직위를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단다. 그러나 멕시코 연방노조에서 지역노조위원장 직위해제를 허락하지 않겠다고 하였고, 그래서 그대신 나를 타겟으로 삼고 회사에서 쫒아내어 노조원들의 인심을 사려고 하는 것 같다. 얼마나 많은 비노조/노조직원들이 이 노조의 묻지마 폭력에 무릎을 꿇었을까. 노조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일해서 돈벌려고 먼 타지에서 온 노조원들도 이 지역노조의 등살에 못이겨 결구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수없이 많다. 협박과 폭력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려고 하니 결국 서로 죽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일까. 내가 나가서 해결될 문제라면 나가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아마 또 다른 피해자가 계속 나올 것이다. 이번일이 처음은 아니다. 참 안타깝다.
나와 함께 일한 사무실 직원들이 내 안부를 묻고 걱정을 해주니 미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그 동안 날 믿고 따라와준 직원들의 사기가 꺾여서 이대로 포기해버릴까봐 걱정도 된다.
이번일로 노조와 인사팀이 회의중이란다. 결과는 지켜봐야 겠지만 이 상황이 참 안타깝다.
심적으로 힘드실 수 있겠지만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응원과 방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