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부회(單刀赴會)
형주를 둘러싼 촉나라와 오나라의 갈등은 점점 깊어 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을 벌이면 위나라만 어부지리를 얻게 되니, 양측 모두 전쟁만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형주에 관우가 틀어 앉은 이상, 싸운다고 이긴다는 보장도 없었구요. 노숙은 고민 끝에 재미있는 계책을 냅니다. 일단 관우를 초청해 협상을 해보고, 결렬되면 죽이기로 한 것이죠.
오나라의 계책이 너무 뻔한지라 마량이 극구 반대하고 나섰습니다만, 관우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덜렁 언월도만 한 자루 챙겨서 오나라로 갔습니다. 관우는 노숙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지만, 애초에 땅 문제라 합의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노숙이 일을 벌이려 하자 관우는 언월도를 꺼내 들더니 노숙을 끌다시피 해 자리를 빠져나옵니다. 말로는 술이 과해서 노숙이 부축을 좀 해 줬으면 한다는 것이었으나, 누가 봐도 노숙이 인질로 잡힌 그림입니다.
관우를 치려고 대기하던 여몽과 감녕 역시 내로라하는 오나라의 맹장들이었으나, 노숙이 다칠까 걱정되기도 하고 관우의 기세에 눌리기도 해 미적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관우는 미리 준비해 둔 배에 올라 유유히 형주로 돌아가 버렸죠. 오나라의 두 장수는 멀어져 가는 관우를 보며 입맛만 다셨으나, 딱히 뭐 해볼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언월도 하나 들고 적진에 혼자 다녀온 관우의 기백을 일컬어 단도부회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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