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1장] 편견

in #krsuccesslast year

늦깎이로 사회복지라는 진로를 선택하고 공부를 하기에는 사회복지라는 영역이 너무도 넓었습니다.
직접 경험해보자라는 생각에 자원봉사를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올랐던 곳이 서울 청량리에 있는 밥퍼공동체였습니다.
군대에서 읽었던 밥 짓는 시인 퍼 주는 사랑이라는 책을 감명깊게 봤더니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었죠.
매주 토요일 점심 배식 봉사를 위해서 아침 일찍 출발을 했습니다.
책이 워낙 베스트셀러였기 때문에 자원봉사자가 많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유명세와는 다르게 자원봉사자가 많지 않았습니다.
어떤 날은 저를 포함하여 2~3명이 전부일 때도 있었습니다.
보통 200여명에서 많게는 300여명이 식사를 하러 오셨습니다.
청량기 굴다리 밑에서 배식 봉사를 하다 보면 정말 머릿속에 그려지는 노숙인의 이미지를 갖고 오시는 분들도 계셨고, 양복을 입고 깨끗하게 오신 분들도 계셨고, 아무짐도 없이 숟가락 하나만 가지고 다니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식사를 하러 오시는 분들만이 아니라 배식 봉사를 하는 사람들도 다양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한번은 저보다 3~4살 정도 윗뻘인 형님이었는데 갈때마다 수화로 얘기를 하셨었습니다.
당연히 청각장애인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몇주를 보았는데, 어느날은 그 형님이 말을 하시는 겁니다.
어떻게 된거야 물었더니 침묵 수행 중이었다고 했습니다. 6개월간의 침묵수행. 대단해 보였습니다.
1년이 넘게 매주 봉사를 다니면서 사람을 보는 편견을 많이 없앨 수 있었습니다.
저기 저 곳에서 줄을 서 있는 사람과 이곳에서 배식을 하는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아니고 그냥 자리만 바꿔서 서 있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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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받으실거예요..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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