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참여] 소소했던 무서운 이야기 - 우리 집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야근을 먹고 살아가는 @zzrococo 입니다.

오늘은 그림을 사랑하고 교양있는(?) @marginshort 님의 백일장 이벤트에 참여하고자 글을 적어 봅니다. >_<

워낙 평범하게 살아온지라… 사랑 이야기를 적자니 대서사시가 될 거 같고…
소소하게(?) 무서웠던 이야기를 적어보았습니다.




소소했던 무서운 이야기 - 우리 집



몸은 피곤하고 정신은 혼미하다. 하지만 괜찮다 집에 거의 도착했으니...

핸드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해본다.

'02시 30분'

씻지 않고 잠들기 위한 합리화 사유를 찾는 동안 집 앞에 도착했다.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서 빠르게 문을 열고 들어간다.

집안에 인기척은 없고 컴컴한 어둠뿐이다.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20살 자취생의 삶이란!'

술을 먹고 새벽에 들어와도 나무라는 사람 하나 없다.

자취라는 이름으로 내 집이 생긴 뒤로 청춘의 자유와 낭만은 끝이 없다.


불도 켜지 않은 체 리모컨으로 TV를 켜고 방바닥에 드러눕는다.

TV는 내 집에 인기척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 도구이다.

이리저리 프로를 찾아 채널을 돌렸지만 허탕이다.

그냥 잠들기 위해 천장을 바라보며 눕는다.

왼편의 TV에서는 알 수 없는 말들이 흘러나온다.

의식이 흐려져 잠들기 전, 오른쪽 어둠에서 '무언가' 느껴졌다.

'음...'

의식은 또렷해지고 술기운이 사라진다.

나는 필사적으로 시선을 천장을 향해서 고정한다.

'별거 아닐 거야...' 애써 외면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합리와 한다.

하지만 호기심에 지배당한 몸은 말을 듣지 않는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오른쪽 어둠을 향해 시야가 옮겨진다.

'무언가' 에 들키지 않기 위해서...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재빠르게...


장롱천장 사이의 공간을 확인했다.


TV 화면의 밝기에 따라 희미하게 보였지만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곳에는 너무나 예쁜 '옷 박스'가 있었다.

'하아...'

긴장이 풀리고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살아생전 '옷박스'가 그렇게 예쁘게 보인 적이 없었다.


다시금 피곤함이 파도처럼 몰려왔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눈을 감았다.

이사할 때 옷박스를 장롱 위에 놔두는 지혜로운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그 기억 속의 장면방금 내가 본 장면의 차이점이 있었다.




이사 할 때 장롱 위에 옷박스를 놔두고도 공간이 남아있었다.

다시금 의식이 또렷해지고 몸이 굳어진다.

'이번에 진짜 눈뜨면 안 된다.' 확신이 들었다.

심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심장 소리가 '무언가'에게 들리는 것만 같아 더이상 버틸 수 없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눈을 뜨고 장롱 위의 '무언가'를 확인했다.




나를 내려다보던 '존재'를 확인하고 반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먼저 확인한 것은 '손'이었다.

두 손은 장롱위에서 끝부분을 야무지게 붙잡고 있었다.

그 두 손은 하얀 흰색이었다. '소름 끼치게 차가운' 흰색이었다.




흰 두손 사이에 얼굴이 있었다.

단발머리를 한 그 존재는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존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는 없었다.

'소름 끼치게 차가운' 흰색의 얼굴에 이목구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목구비 없는 얼굴에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죽음...'




난 아직도 '내 집'에서 도망치기 위해서 뛰고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지만 뛰어야 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그 '존재'와 함께 살고있는...
'우리 집'에서 멀어지기 위해서 나는 뛰어야만 한다.




글솜씨가 워낙 없어서... 재미있게들 읽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그 당시 제가 느낀 감정을 최대한 전달해 드리고자 노력했는데... 쉽지 않네요.

에필로그가 있다면... 귀신을 처음 본 그 집에서 다음날 잘 자고(?) 몇년더 살다가 이사갔습니다.

소소한 이벤트도 있었지만요... ㅎㅎ

그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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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슷한 영화들 있잖아요 귀신이랑 같이 사는 ㅋㅋ 그래도 큰탈없이 이사가줘서 얼마나 다행이예요 굉장이 강심장 이신가봐요 저같으면 못살꺼 같아요 으으으으으으...

그뒤로 몇번 더봐서(?) 그런지...
아직도 여전히 귀신은 무서워요 ㄷㄷㄷㄷ

마지막에 '내' 집이 아닌 '우리' 집이라는 말에 소름이 쫘악 돋고갑니다... 이걸 밤에봤다면 또 얼마나 잠에 들지 못했을런지.. 무섭습니다 무서워요... ㅋㅋㅋ 다음 이야기도 기대가 됩니다.. 혹시 그 다음에도 또 나오던가요?

다음에도 나오긴했는데...
그게 장롱위에 그분이랑 동일 인물인지는(?) 모르겠어요... ㅋㅋㅋㅋ
시간되면 다음에도 적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엄마야ㅜㅜㅜ 너무 무서워요ㅠㅠㅠ 제 방 옷장 위의 공간 오늘 당장 막아둘거에요ㅠㅠ

사실 저는 그뒤로 옷장위에 꽉꽉 채워둡니다 ㅠ-ㅠ

잠시 으시시했다면 성공하신거죠?

무더운 여름에 잠시 으스스하셨다먼...
대성공입니다 ㅎㅎ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등골이 서늘 했어요~ 성공하셨습니다 ^^

남 등골 서늘하게 하는게 이렇게 기분이 좋을 줄이야 ㅠㅡㅠ
ㅎㅎ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굉장히 무서웠어요. 내 집에서 도망간다면 어디로...? 이렇게 두려울 땐 내가 나로부터 도망가고 싶을 수도 있겠네요. zzrococo님 연식에 비해 글이 잘 무르녹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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