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계야 고맙다” 90도 인사 강요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실화입니다!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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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에게 인사하라고 강요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실화입니다. 세상에나...
안녕하세요 민중의소리 스팀지기 입니다. 오늘 전해드리는 기사의 내용은 정말 충격입니다. 노동자들에게 기계에 절까지 하며 하루 일상을 시작하라고 강요하는 회사 소식입니다. 노동자들의 굴욕감은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노동자들은 '사람 대접'해달라고 합니다. 양아라 기자의 취재 기사 입니다.

원문 그대로 전해드릴께요.

이주호 한솔페이퍼텍 노조 위원장 인터뷰 “사람 대접 받고 싶습니다”


"기계야 고맙다"

종이를 만드는 한솔페이퍼텍 현장 노동자들은 기계를 보고 고개 숙여 인사한다. 주변 동료가 아니라, '고맙다'라는 표어가 붙어진 기계에 절까지 하며 하루 일상을 시작하는 것이다.

2일 양대노총 제조연대 결의대회 현장에서 만난 이주호 한솔페이퍼텍 노조 위원장의 황당한 일상에 두 귀를 의심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밥 두 공기를 놓고 실험을 하는데 한쪽 밥에는 '고맙다'고 하고 다른 한쪽 밥은 신경을 안 썼는데, '고맙다'고 한 밥이 곰팡이가 많이 안 쓸었어요. 그걸 대표이사가 보고 '기계에 감사하라'는 걸 도입하게 된 거죠"

'현장에서 실제로 고맙다고 말하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남들이 다하니까 안 하면 회사한테 불이익받을 거 같고, 근무평가에서 낮은 등급 받을 거 같으니까 하게 되더라고요"

또한 현장 노동자들은 반기별로 책 2권씩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한다. 노동자들은 오전반(오전 8시~오후 4시), 오후반 (오후 4시~자정 12시), 심야반(자정 12~오전 8시) 3교대로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독후감까지 써야했다.

'학교냐'라는 물음에 이주호 위원장은 "시간이 없어서 없어서 독후감 제출을 못한 사람은 인터넷 보면, 책자에 관한 독후감 올려놓고 돈 주고 팔잖아요. 그거 사서 제출하고 그랬어요"라고 말했다. 관리자들은 단체 카톡방에서 실명을 거론하며 독서감상문 제출을 독촉했다. 노조는 노동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순화책이라고 해석했다. 잔업으로 바쁜 노동자들은 회사의 갑질에 더욱 분노했다.

사측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라'
직원들과 3년간의 약속 저 버린 회사

한솔페이퍼텍은 전남담양에 위치한 골판지 원지를 생산하는 한솔그룹의 자회사이다. 노조에 따르면, 한솔페이퍼텍은 연매출 약 천억원의 중견기업이다. 대한페이퍼텍 회사가 2011년도 한솔그룹에 인수될 당시 직원들에게 3년안에 한솔그룹의 처우와 복리 수준으로 80%까지 맞춰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매년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시급을 받았다. 그래도 직원들은 회사사정이 좋아지면 우리의 삶도 바뀔 수 있다는 희망으로 참고 일했다.

인수한 뒤 3년이 지나자 회사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노동자들을 상대로 강압적으로 나갔다. "노사가 임금협상을 할 때 교육장에 전 직원들을 모아 놓고 설명회를 개최해요. 일방적인 거죠. 그때 딱 하는 말이 있어요.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야 하는 거 아니냐. 힘드시면 나가시라', 모멸감을 상당히 느끼죠. 약속은 고사하고, 약속을 철석같이 믿는 노동자들에게 회사에서는 강압적으로 나왔어요" 이주호 위원장은 울분을 토했다.

그는 3년 전 한 동료와의 술자리를 회상하며 울음을 쏟아냈다. "사다리를 이용해서 기계에 페인트칠하는 TPM 활동 하다가 다쳤는데 회사는 개인의 책임이라고 돌렸어요. 본인의 의사와 다르게 현장직 노동자를 사무직 직군으로 보냈어요. 시급이 확 줄어서 사실상 관두라는 의미인데, 그분은 당시 갈 곳이 없고 생계를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억울함을 감내하고 1년 넘게 다녔어요" 동료는 날이면 날마다 8시간 근무해서 퇴근할 때까지 공장 구석구석을 페인트칠하고 다녔다. 생활이 어려워진 동료는 이 위원장에게 "토요일과 일요일은 막노동을 하고 있다. 밤에도 대리기사도 해야겠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노조는 한솔그룹 사장·회장단이 내려오면 세 조 중에서 한 조를 빼서 한 달 동안 청소를 시켰다고 말했다. 남은 두 조는 맞교대로 12시간씩 일한다. "2시간 동안 페인트칠을 했는데 머리가 어지러워서 살 수가 없어요. VIP가 오는 날은 공장 곳곳이 새것처럼 바뀌는 거죠" 기계는 새것처럼 보였지만 노동자들의 몸과 마음은 썩어가고 있었다.

3개월 신입사원의 손목 절단 사고
‘늦장 대응’ 사측은 ‘개인 부주의’로 몰아가

그에겐 일하면서 생긴 '트라우마'도 있다. 지난해 3월 26일 새벽 5시쯤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사원이 다쳐서 피가 나는데 거즈가 있냐'는 생산부서의 연락이었다. 대충 손이나 베인 줄 알고 현장으로 갔다. 바닥에 흥건이 고여있는 피, 몸을 한껏 움츠리고 아파서 끙끙앓고 있는 신입사원의 모습을 봤다. 신입사원은 8톤의 회전체에 손이 들어가 잘렸다.

신입사원은 3개월 실습 후 생산부서에 배치됐다. 인원 가동률이 98%. 쉴 시간 없이 기본적인 생리현상 마저 참아가며 일하는 바쁜 부서였다.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는 맞교대가 6일간 진행된 상황이었다.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피로가 쌓일 대로 쌓였다. 큰 사고라 산재로 처리됐지만, 처음에 사측은 예견된 사고라며 개인의 부주의로 몰아가려고 했다.

현장에는 사고에 대한 대응매뉴얼 없었다. 동료들이 119에 연락했고, 회전체 속에 있는 손을 꺼내 병원까지 후송했다. 참혹한 현장을 동료들이 지켜봐야 했다. 이 위원장은 사고가 정확히 5시 5분에 났는데 안전 관리자라는 사람이 8시 40분에 병원에 도착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안전 관리자가 자신에게 말한 첫 마디를 기억한다 "야 너는 여기 왜 있냐?"

이 위원장은 "3개월간 죽을 거 같았다"고 말했다 "일하다가 덜컹한 순간에 분명 손이 없는 걸 봤을 거란 말이에요. 그때 본인이 받았을 충격이 저한테 오는 거예요. 이제 26살짜리 친구인데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라는 생각에 잠을 제대로 못잤어요"

노조원들은 산재가 안 나게끔 조치하는 것이 먼저지만 사측은 개인의 실수, 부주위로 몰아서 징계를 한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조합원들은 다치면 회사에 말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자기 돈으로 휴가를 써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10년차 직원이 최저임금 수준... "롯데리아 알바가 더 낫다"
최저임금 인상에 맞서 '꼼수' 부리는 회사

임금 앞에서 노동자들은 한 없이 작아졌다. 10년 경력의 이주호 위원장은 최저임금 위반은 아니지만, 지난해 시급이 6,487원이었다. 이 위원장은 "9호봉은 최저임금 위반이었다"며 "차라리 롯데리아 가자 말들이 꽤 나왔다"고 말했다.

"2016년에 갑자기 기본 시급은 놔두고, 연장수당을 올렸어요. 그러면서 연장수당이 최저임금을 넘었기 때문에 최저임금 위반이 아니라면서 시급을 지급해요" 한마디로 꼼수를 부리는 것이었다.

심지어 2016년에는 신입이 5,880원을 받았다. 그때 최저시급이 6,040원이었다. 신입사원 대부분이 한 달을 못 버티고 퇴사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은 하루에 12시간 근무를 했다. 인원이 없다는 이유로 휴일을 반납하고 일했다.

현장노동자들은 연장수당이 어떻게 최저임금에 포함되냐고 사측에 항의를 했다. 회사는 부랴부랴 기타수당을 신설해서 최저임금에 걸린 자에 한해서는 기타수당을 줬다. 나머지 최저임금에 안 걸린 사람들은 기본 시급이 올라가지 않고, 연장수당만 올라가는 기이한 임금 구조다. 또한 사측은 최저임금 인상에 앞서 상여금을 기본급에 녹이는 선제 작업도 시작했다.

노동자들이 가장 불만스러웠던 것은 현장직 노동자들을 A~D라는 등급으로 나눠 불이익을 주는 제도였다. 물론 각 파트별로 1~2명에 해당하는 A, B등급은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에 이주호 위원장은 "현장 노동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단이기도 하지만 경쟁구도를 유도해서 개인주의를 만드는 일환으로 시작됐던 제도"라며 "성과의 기반에서 불합리한 노동착취를 감행했던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사측 "기계가 선순환해야지"
"기계보다 사람이 먼저다" 노조 결성한 직원들

회사의 갑질과 불법적인 경영을 참을 수 없었던 이주호 위원장은 가슴에 노동조합 가입원서를 품고 조합원 한 명 한 명을 만나면서 노조 가입을 받았다.

'회사는 사람보다 기계가 먼저냐'라는 질문에 이주호 위원장은 이렇게 답했다. "기계에 감사하라고 시킨 거면 노동자들은 기계만도 못한 거죠. 파업하는 중에도 대표이사는 '기계가 선순환하는 게 먼저지, 에이 사람한테 줘서는 안 돼'라고 말해요"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생산에 있어서 노동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솔자본이 이 회사에 투자해서 새로운 기계를 확대하지 않는 이상 종이를 뽑는 능력은 한계치에 도달했어요. 지금은 사람이 종이를 뽑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여전히 한솔그룹은 무노조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솔페이퍼텍 노동자 70명은 지난 수년간 사측의 각종 갑질과 불법을 끝장내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지난해 7월 6일 노조를 결성했다. 같은해 12월 12일 노조원들의 뜻을 모아 총파업에 돌입했다.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총파업이 50일이 넘었지만 사측은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엄동설한에 노상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주호 위원장은 "회사에 노동자들은 기계보다 못합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어서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최저임금도 못 받는 저희가 귀족입니까?"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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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이고.... 망할놈들 .... 너무하네요 ㅠㅠㅠㅠ

ㅠㅠ 그렇죠 으흑

기계보다 중요한 사람!

사람이 부속품 취급 당하는 현실, 너무 슬픕니다 ㅠㅠ

어이가 없네요...영화도 아니고...

현장 취재 기자도 너무 어이없어 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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