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미쳤다] 영화 '타짜' 리뷰 (2) - by Tiziano
"반절은 두고 가겠수다"
영화의 초반부에 홀연히 나타나서 홀연히 퇴장하는 이북사투리의 묘인,
[타짜]의 상반부를 끌고가는 도박의 신 평경장 !
배우 백윤식의 평온하지만 날카로운 눈빛이 관객을 압도한다.
무릇 눈치로 다 해먹는 판은 도박판과 정치판이라고 하였다.
평경장은 그 도박판에서 최고로 살아남은 대한민국 최고의 타짜이다.
그는 손기술도 그렇거니와 눈치 100단이다. 평경장의 등장씬 내내 그가 스캔 한 번 만으로 그 사람의 의중을 모두 파악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칼부림을 하는 고니를 보며 '저런 갈 데까지 간 놈은 빨리 보내버려야 더 큰 화를 막는다'는 판단을 내려 상황을 재빠르게 정리한다. 또한 '약주 한 잔 안 하세요?'라며 슬며시 자신을 떠보는 고니에게 '(정마담과)마시고 들어오라'며 단박에 고니의 마음을 꿰뚫는다.
자신의 제자였던 고니의 능력과 비범함이 점점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태까지 가자 흔쾌히 그를 놓아주는 쿨한 스승이기도 하다.
평경장은 수 많은 도박판을 전전하면서도 최고로 살아남았고 그 과정에서 눈빛만 봐도 그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제3의 눈을 가진 고수 중의 고수가 된 위인이다.
이런 평경장에게는 특이한 원칙이 있다.
바로 도박판에서 본인이 딴 돈의 반만 가져가는 것 !
처음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만 인생을 살면 살수록 그의 현명함에 무릎을 치게 된다.
바로 '실력은 가감없이 보여주되 원한 사는 것을 피하는' 묘수인 것이다.
어딜가나 과욕을 부려서 모두의 빈축을 사고 이윽고 보이콧을 당해서 본전도 못 챙기는 모습을 많이 본다.
(스팀잇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과욕은 항상 모든 것을 망친다. 평경장은 최고의 실력을 가졌지만 과욕을 삼감으로써 원한 사는 것을 피하는 큰 그림을 추구하는 현자이다.
비록 종목이 도박이고 전문사기꾼이라지만 분야를 떠나서 필드의 최정상을 찍은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눈치가 귀신이며, 원한 사는 것을 피한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무너지지 않는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은 내공이 그 사람에게서 느껴진다.
도박판을 비롯한 인생 전반에 걸친 모든 돌발적인 상황에서 물 샐 틈 없이 유연하게 대처하는 평경장을 보노라면 진정한 고수의 묵직한 내공이 느껴진다.
그의 신들린 손기술과 포커페이스에 돈과 영혼까지 모두 털려버린 호구는 당장이라도 평경장의 목을 조르며 '내 돈 내놔!'를 외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지만 평경장은 예의 그 평안한 눈으로 말할 것이다.
"반절은 두고 가겠수다. 재밌게들 노시라요"
그 순간 그를 해하고 싶은 충동은 눈 녹듯이 사라지고 '아이고 내가 미쳤었다'라며 자책하며 한 숨을 내쉴 것이다.
이윽고 딴 돈의 반만 가지고 홀연히 사라진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이 이 판 뿐만 아니라 나란 사람을 쥐락펴락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오싹해질 것이다.
...3탄에서 이어집니다.
-by Tiziano
첫번째 글에서 언급하신 바와 같이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는데도 여러번 보게되는 영화인듯 합니다.
”첫 판부터 장난질이냐” 이 대사가 뇌리에 남는데 맞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또 봐도 보게될 것 같은 영화 타짜! 50% 보팅드리고 갑니다^^
첫 판부터 장난질이냐 ㄷ ㄷ ㄷ 아귀의 대사였죠ㅎㅎ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탄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예날 보았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3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영화를 보는것 같습니다.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계속 좋은 리뷰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타짜 올드보이 매트릭스 제 인생작입니다.^^
매트릭스만 못 봤네요ㅎㅎ
타짜 파수꾼 마지막황제 제 최고의 영화입니다ㅎㅎ
앗 매트릭스를요? 무조건 보셨으면 합니다. 앉은 자리에서 3편 모두 클리어 하실거라 생각됩니다 ㅎㅎ
타짜 속편은 1편을 넘어서지 못했지요.ㅎ 수준차가 많이 나는 시리즈였습니다. 백윤식 씨가 평경장의 역할을 잘 소화했었지요.ㅎ 여유로운 표정, 차분한 목소리와 대담한 말투.
타짜 속편과 드라마 등 이후 나온 후기작들 모두 오리지널의 신들린 작품성을 능가하지 못했지요ㅎㅎ
백윤식님 평경장 역할에 정말 최고였습니다 :)
타짜1은 정말 명작인데 타짜2는 정말 쓰레기 영화였죠.ㅇㅅㅇ;;;;;;
타짜2라고 해서 기대해서 봤다가 끝까지 안본 기억이 납니다.ㅋㅋ
저는 그래서 타짜2 아예 관심조차 안 가졌습니다ㅋㅋㅋㅋ
행간에 이야기하길 '빅뱅 탑 중2병 영화'라더군요ㅠㅠㅠ 왜 타짜1이 쌓은 금자탑에 편승하려 드는지ㅜㅜㅜㅜ
아직도 유투브에서 다시 보기를 합니다
저도 늘 찾아서 보는데 고맙게도 넷플릭스에 떴더군요ㅎㅎ
와! 판도 쥐락펴락하다는 생각 재밋네요 글이 진정한 영화평론 처럼 느꼇집니다
그만큼 평경장을 연기한 백윤식 님의 포스가 스크린을 넘어서서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ㅎㅎ
평경장의 관록과 혜안을 조금이나마 닮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