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상황에 참여하는 부모의 행동 모델

in #kr6 years ago (edited)



명상을 하며 지금까지 깨달은 것 중 가장 심오한 가치는 '현존'이다. 현존은 모든 삶의 상황이 나의 존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여러 가지 삶의 상황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나는 이것을 나의 가장 치열한 삶의 상황인 육아에(육아가 이정돕니다..) 적용하려고 노력을 해왔다. 그중에 하나 정돈된 것이 '아이의 상황에 참여하는 부모의 행동 모델'이라고 이름 붙인 것인데, 사실은 아이가 투정이나 짜증을 부릴 때, 화가 났을 때, 부모와 의견 대립이 있을 때 어떻게 그 상황을 대해야 할 것인지를 두고 마음챙김의 어프로치를 해본 것이다.

사실 여기엔 가족의 비전, 핵심가치 세우기, 비판단적 관찰,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 욕구에 연결하기 등 이전에 블로그에 정리를 해왔던 여러 가지 사고와 개념들이 녹아있다. 실제로 육아의 현장은 이것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횟수를 거듭할수록 활용에 능숙해지고 이 모델에 기대어서 상황들을 맞이할 수 있다는 안정감도 생겼다. 아래에 전체를 소개해본다.



아이의 상황에 참여하는 부모의 행동 모델

1. 강력한 현존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 표현은 자신의 충족되지 못한 욕구에 대한 비극적인 표현일 뿐, 나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 아님을 알아차린다. 그러므로 함께 그 상황 안에서 허우적댈 필요가 없음에 주목한다.(1)

지금 아이에게 작용하고 있는 짜증이나 분노, 우울함 등의 영향력에 공명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 같이 흥분하거나 같이 짜증이 일어난다면 잠시 멈춰서 내면을 의식할 필요가 있다. 지금 이 순간에 대한 나의 깨어있음으로 그 영향력에서 아이와 내가 함께 해방될 수 있음을 기억한다.(2)

2. 순수한 인식

2-1. 비판단적 관찰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지금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판단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 판단이란 아이의 행동을 아이의 존재라고 오해하는 것이다. 삶의 상황과 존재를 혼동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일어난 일과 현재 상황 그 자체를 인식한다.(3)(4)

2-2. 받아들임

지금 벌어진 상황에 대해 저항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 그대로를 수용하고 끌어안는 내맡김의 마음을 일으킨다. 불평하는 마음은 이 상황이 없었던 과거나, 되길 원하는 미래에 견주어서 지금 이 순간을 거부하는 데서 오는 마음임을 깨닫는다.(5)

2-3. 근원적 존재 인식

아이의 행동은 마음의 지배를 받아 일어난 무의식적이고 반응적인 환영이며 아이의 근원적 존재는 어떤 행위로도 손상될 수 없는, 여전히 우리 모두와 연결된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알아차린다.(6)


3. 공감적 경청



아이의 상황과 감정을 반복하는 말로 대화를 시작한다. 그것에 대한 어떠한 평가나 판단도 일으키지 않고,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며 깊은 내면의 연결을 시도한다. 공감과 동감은 다른 것이며 공감을 한다고 해서 그 행동을 권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적극적으로 공감해준다.(7)(8)

교훈을 주려는 마음을 내려놓는다. 공감으로 이어지기 전에는 어떠한 교훈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한다. 앞의 1, 2 과정들이 제대로 되었다면 아이의 불편한 감정을 바라보는 상황에서도 그 속에 편안하게 존재할 수 있다.(9)(10)


4. 대안의 탐색



아이가 충분히 공감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 때, 먼저 제안을 하기보단 아이에게 지금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고 싶은지를 물어본다. 아이가 여전히 상황에 마음이 붙잡혀 있어 정상적인 사고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럴 땐 부모로서 현명한 제안을 한다. 대안의 탐색은 우리 가족의 핵심가치인 존중, 주도성, 정직, 신뢰, 정성의 원칙에 기반을 둔 것이어야 하며 가족의 비전을 강화하는 것이어야 한다.(11)

부모로서 제안을 한다면, 제안은 제안일 뿐 강요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아이는 자신만의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 인격체이며, 우위를 나눌 대상이 아님에 주목한다. 따라서 선택은 아이가 한다. 아이가 끝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벌어지는 일이 극히 우려스러운 것이 아니라면, 스스로의 결정을 따라 결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부모로서 헌신한다.(12)


5. 연결의 확인



아이의 상황에 대한 참여의 전 과정에서, 여전히 나와 아이가 연결되어 있는지를 의식한다. 불만족스러운 대화가 오갔다 하더라도 아이와 나는 연결 안에 있을 수 있으며 반대로 만족스러운 결론을 낸 후에 사실은 관계가 분리되어 있을 수 있다. 어떤 상태인지 알아차려 본다.(13)

분리감은 모든 존재의 고통의 근원이기 때문에 만약 이 과정을 통해 서로 분리감을 느꼈다면 상황의 장력이 작용하는 한 아이와 부모의 심리 에너지가 허비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앞의 상황이 모두 끝이 났다면 무엇보다 먼저 이미 지난 과거의 심리적 시간에서 탈출하여 다시 아이와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함으로 존재적 연결을 최대한 빨리 복구할 필요가 있다.(14)


1. 비폭력 대화에서는 욕설과 폭언 모두 충족되지 않은 욕구의 비극적 표현이라고 합니다. 비폭력 대화자는 욕설이나 폭언을 듣게 되면 자신에게 물어야 합니다. “저 폭언은 무엇이 충족되지 않아 생기는 걸까?” 하고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폭언을 하는 사람들은 폭언이나 욕설 이외에는 욕구를 표현하는 방법을 모릅니다. - 마셜 로젠버그, 「비폭력 대화」, 북스타, 2004, 129면.
2. 당신이 강한 현존 상태에 있을 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상황과 사람을 변화시키고 치유할 수 있게 됩니다. - 에크하르트 톨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양문, 2008, 300면.
3. 우리가 사랑을 베푸는 또 다른 방식은 다른 사람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있습니다. 아무런 판단 없이 그 사람이 하는 말에 공감하고 그 사람 내면을 살리는 것과 연결되는 것이 바로 선물입니다. 그 사람 내면에 살아 움직이는 욕구, 그 사람이 하고 싶은 바를 들으려고 하는 게 선물입니다. - 마셜 로젠버그, 「비폭력 대화」, 북스타, 2004, 135면.
4. 당신의 파트너가 무지에 휩싸여 행동할 때는 어떠한 판단도 하지 마십시오. 판단을 한다는 것은 무지에서 나온 상대방의 행동을 그 사람과 혼동하는 것이거나, 자기 자신의 무지를 다른 사람에게 투사해 놓고는 상대방이 그런줄로 잘못 아는 것입니다. - 에크하르트 톨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양문, 2008, 226면.
5. 당신의 인간관계는 내맡김에 의해 깊이 있게 변화될 것입니다. 당신이 지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해 판단하고, 비판하고, 정의를 내리고, 거부하고, 그들을 변화시키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을 미래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만드는 짓을 계속한다면, 당신이 만나거나 관련된 모든 사람들도 결국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어 버립니다. - 에크하르트 톨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양문, 2008, 297면.
6. 존재를 인식함으로써 당신은 상대방의 몸과 마음을 하나의 스크린처럼 여길 수 있게 됩니다. 당신 자신의 참모습을 느끼듯, 그 스크린 너머에 있는 상대방의 진정한 참모습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고통이나 무지에 싸인 행동에 직면했을 때에도 당신은 현존하면서 존재와 접촉할 수 있게 되고, 그래서 상대방의 모습 너머를 바라보고, 당신 자신의 존재를 통해 그의 찬란하고 순수한 존재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 에크하르트 톨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양문, 2008, 273면.
7. 공감이란 동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동감은 합의의 한 형태이며 판단의 한 형태이다. 사람들은 곧잘 동감에 의지하게 되는데, 이는 사람들을 서로 종속적으로 만든다. 공감적 경청의 본질은 우리가 누군가에게 동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사람을 감정적으로는 물론 지적으로도 완전하고 깊게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 스티븐 코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김경섭 역, 김영사, 2017, 372면.
8. 진심으로 들어주고 다른 사람에게 온전하게 집중하는 것은 언제나 사랑의 표현이다. 진심으로 듣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는 괄호로 묶는 훈육이다. 그것은 가능한한 말하는 사람의 내면 세계를 그의 입장이 돼서 경험하기 위해, 자신의 편견, 판단 기준, 욕구들을 일시적으로 포기하거나 제쳐두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합일은 실제로 우리 자신을 확장하고 확대하는 것이며 이러한 경험을 통해 늘 새로운 지식은 획득된다.- M.스캇 펙, 「아직도 가야할 길」, 최미양 역, 율리시즈, 2011, 182면.
9. 우리는 공감하는 대신 상대방을 안심시키고 조언을 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거나, 우리의 견해나 느낌을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와 달리 공감은 상대방이 하는 말에 우리의 모든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자신을 충분히 표현하고 이해받았다고 느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주는 것이다. - 마셜 로젠버그, 「비폭력 대화」, 캐서린 한 역, 한국NVC센터, 2017, 166면.
10.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도록 노력하라. 그런 다음 상대방에게 스스로의 입장에 대해 이해를 구하라. - 스티븐 코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김경섭 역, 김영사, 2017, 395면.
11. 당신이 다른 사람의 말을 공감적으로 경청할 때 그 사람에게 심리적 공기를 주게 된다. 이같이 절대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난 후에야 비로소 당신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착수할 수 있다. - 스티븐 코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김경섭 역, 김영사, 2017, 374면.
12. 얼마나 정중하게 말했는지, 명확하게 말했는지를 가지고 부탁과 강요를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방이 우리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을 때 우리가 상대방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부탁과 강요가 구분됩니다. 거기서 우리가 말한 것이 부탁인지 강요인지가 드러납니다. - 마셜 로젠버그, 「비폭력 대화」, 북스타, 2004, 329면.
13. 변화를 위한 가장 커다란 촉매는 어떤 식으로든 상대방을 판단하거나 변화시키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완전히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순간 당신은 에고를 즉각 초월하게 됩니다. 모든 마음의 게임과 중독적인 집착이 일시에 막을 내립니다. 더 이상 희생자도 가해자도 없으며, 비난하고 비난받는 일도 없게 됩니다. 더 이상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으며, 상대방의 무지에 휘말려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도 없게 됩니다. - 에크하르트 톨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양문, 2008, 219면.
14. 그러나 부모가 자신의 안녕에 무조건적으로 헌신한다는 것을 느끼는 아이는 두려움 없이 마음 놓고 세상을 탐험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자녀는 자신을 보호하는 일에 심리 에너지의 일부를 할당해야하므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그만큼 줄게 된다. 이와 같은 어릴 적의 정서적 안정이 장차 자녀들이 자기 목적의 성격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는 조건 중의 하나가 된다. 정서적 안정 없이는 자의식을 버릴 수가 없으므로 플로우를 경험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진다.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몰입」, 최인수 역, 한울림, 2004, 3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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